“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사드 반대 투쟁으로, 노동자 권리 쟁취 투쟁으로 나아가자!

2017년 4월 26일

성주 사드 배치는 심야(深夜)의 야심(野心)의 군사작전이었다. 도둑처럼 은밀하고 강도처럼 대담하게 펼쳐진 군사 작전이었다. 새벽에 급박하게 들어온 투쟁 소식을 보면 경찰은 초전-김천간 국도 전체를 틀어막고 주차된 차량 유리를 부수고 차량을 끌어내며 성주 진입 군사작전을 펼쳤다. 사드 배치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노인을 포함 주민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성주는 지난 밤부터 지금까지 전쟁터가 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 격심해질 것이다.

이 야심한 밤의 군사작전이 펼쳐지기 직전인 25일 밤에는 JTBC 주최 대선 주자 토론이 열렸다. 과연 대선 주자들 공약이 무엇이고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 토론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그런데 필시 그 중 한 명은 한국사회의 차기 권력자가 될 것이 분명한데, 이 대선주자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은밀하게 군사작전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대선 주자들의 사드에 대한 찬성 반대 입장을 넘어, 국민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사드 배치는 전격적으로 결정되고 기습적으로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오늘 새벽 미군과 경찰이 공동으로 펼친 심야 공동 군사작전을 이렇게 보도하고 있다.

“이날 0시부터 4시간여 만에 사드 발사대 6기, 레이더, 요격미사일 등 대부분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했다. 발전기만 남김천IC 부근에 두고 있지만 이도 곧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골프장 입구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은 주민 200여 명을 막았다. 경찰은 경력 8천여 명을 동원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물론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지방도 905호 등을 모두 통제했다.

미군은 부산과 칠곡 왜관에 분산 보관해온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 레이더, 요격미사일, 교전통제소 등을 모두 이동시켰다.”(사드 발사대·레이더 등 성주골프장 전격 진입..주민·경찰 충돌(종합), 연합뉴스, 2017.04.26.)

사드 배치가 사실상 완료되는 것이다. 성주에서는 대선 결과를 기다릴 여유도 없이 당장 지금 전쟁 돌입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지난 4월 20일 한국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에 따라 성주 골프장 부지를 미군에 공여한지 6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의 정치적 의미

사드 배치가 왜 그렇게 기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내달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이전에 사드 포대 배치를 완료해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홍기삼 기자, [단독] 한미, 오늘 ‘사드 장비’ 성주 예정지에 전격 배치, 뉴스1, 2017.04.26.)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말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사드 배치에 부정적이거나 비우호적인 후보가 권력을 잡기 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말이다. 만약 이 말이 그런 의미라면 지금 당장 진행되고 있는 사드 배치를 즉각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사드 배치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안철수와 자기들의 대선 주자가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데도 당론은 사드 반대라는 기만적 작태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당은 “변수”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변수”에 해당되는 민주당 문재인의 사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잘 알다시피 전략적 모호함을 가지고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것이 줄곧 민주당 문재인의 입장이었다. 오늘 새벽 사드 배치가 사실상 완료되고 나서도 민주당 문재인 선거진영은 “절차를 무시한 이동 배치를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사드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합의한 뒤,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文측 “절차 무시한 사드 반입 ‘유감’…차기정부에서 논의해야”, 아시아경제, 2017.04.26.)는 입장을 표명했다.

차기 정부와의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벌이는 협상의 “절차”는 이렇게 완전히 무시당했다. 겉으로만 보면 “차기 정부에서 (사드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합의” 하기 전에 유력한 대권 주자는 이 사드 배치에서 농락당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권 하에서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이미 사드 배치는 완료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여전히 전략적 모호함을 가지고 “차기 정부에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차기 정부에서 논의한다”는 이미 지난 4월 20일 성주 골프장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는 순간부터 성립할 수 없는 입장이다. 지금 사드 배치가 완료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전제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런데 이처럼 민주당의 입장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가 사실상 강행 완료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민주당은 “절차를 무시한 이동 배치”에 대한 유감만 표시할 뿐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강력 규탄하고 사드 배치 원천 무효화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런 전후 상황을 볼 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드 배치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는 지금 미국이 강행하고 있는 사드 배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의 사실상의 암묵적 묵인 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이것이 아니라면 미제국주의로서는 이러한 사전 논의 자체도 불필요한 형식이라고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불평등한 주둔군협정에 의해 사드 배치 부지 공여로 사드 배치가 착착 강행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군사동맹과 FTA를 바탕으로 전략적 유대관계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드 배치가 바로 한미동맹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추진되고 있고, 미제국주의가 준전시의 전쟁 상태를 조장하면서 사드 배치를 정당화 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안보 프레임”에 빠져 이 준전시 상태를 인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략적 유대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사드 배치의 승인에 다름 아니다. 이미 민주당 문재인측은 공식 선거전 돌입 직후에 사드 국회비준 동의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주요 10대 공약에서 제외함으로써 사드 배치 반대가 사활적 요구가 아님을 천명한 바가 있다.

결국 이를 종합해 볼 때,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말의 진짜 정치적 의미는 “대선 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여 차기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지금 정권교체에 대한 대대적인 열망은 박근혜를 퇴진시킨 뒤에 들어서는 차기 정부가 사드 배치, 한일군사정보협정, ‘위안부’ 협상 같은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일정 정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만들어졌다.

민주당과 문재인은 명목적으로는 촛불투쟁의 열망을 받아 안고 “적폐 청산”을 외쳐왔기에 정권 교체 이후에도 사드 배치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와 열망은 환멸과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문재인과 민주당이 권력을 잡는다면 “한미 동맹을 전략적 관계”로 떠받드는 그 권력에 의해 “변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했던 노동자 민중에 의해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인원 1600만 명이 참여했던 정권 퇴진 촛불투쟁은 당장 그 정도 기세까지는 아니겠지만 사드 반대 투쟁 등 “적폐청산”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제 그 투쟁은 교체된 권력과 미제국주의로 곧바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이고 미제국주의는 이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노동자 민중 투쟁이 전쟁과 평화, 노동자 기본권 쟁취의 변수가 되자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악법 철폐’ ‘노동3권 쟁취’ 같은 사활적 요구를 가지고 목숨 걸고 광화문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내건 구호다.

이 구호는 대선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이 연일 펼쳐지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환상에 빠지지 않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이다. 이 요구는 대선 사기극에 휩쓸리지 말고 노동자 민중이 주체가 되어 다시 우리를 새롭게 지배할 차기 권력에 맞서 투쟁에 나설 때만이 유일한 활로가 열린다는 것을 계급적 통찰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전쟁을 막는 투쟁이다.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다. 평화의 파괴자, 전쟁의 발화자인 미제국주의와의 투쟁이다. 사드 배치 강행 시점부터, 정권 교체 이후에 이 투쟁은 더 거세게 타오를 수밖에 없다.

대선 이전에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방침은 대선 이후에는 노동자 민중의 반제국주의 투쟁, 평화쟁취 투쟁을 진압하는 것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다. “군사동맹과 FTA를 바탕으로 전략적 유대관계를 지속한다”는 문재인이 권력을 잡는다면 차기 정부는 “전략적 유대관계”를 위해 노동자 민중의 분출하는 요구를 틀어막기 위해 진력하는 권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때 “차기 정부에서 논의한다”,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하는 것은 대선 이후에 또 다시 분출될 노동자 민중의 계급투쟁을 “한미양국”이 공동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공동으로 잠재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분쇄하기 위해 종북몰이와 함께 국가보안법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국정원은 대북 심리전이라는 명분 하에 대내적인 민중 감시, 탄압 체제를 강화할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준전시 상태의 지속, 전쟁 책동의 지속은 이를 위해 필요한 정치적 행위가 될 것이다. 이는 언제든지 우연적, 비우연적 계기와 함께 전쟁이라는 재앙으로 비화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국내의 변수는 오직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다. 노동자 민중이 제국주의 전쟁 책동의 진짜 “변수”가 되어야 한다. 대선 사기극에 휩쓸리지 말고, 정권 교체의 환상에 빠지지 말고 정세를 날카롭게 인식하는 것이다.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전쟁 반대, 평화 쟁취,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사드 배치 원천 무효화!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전쟁 반대, 평화 쟁취!

투표를 넘어 투쟁으로 노동자 권리 쟁취!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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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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