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성명] 급변하는 정세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 박진호/사회자:
탄핵 얘기는 하셨지만 하야, 사퇴, 거국 내각 구성. 이게 지금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도 많은 국민들이 바라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다시 한 번 여쭤보겠는데 이런 절차를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 임기가 1년 정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정치권이나 정부가 감내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세요?
▶ 이재명 성남시장:
이것도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지금 완전히 권위를 상실하고 영향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현재의 대통령에게 맡기면 나라가 저는 정말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탄핵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니까요. 실제로 준비해야 하고. 본인이 거부하면.”( SBS,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이재명 “하야하고 거국중립내각 구성하라”, 2016.10.26.)
부르주아 정치권 내에서, 그것도 야당의 대선 주자의 입에서 제일 먼저 ‘하야와 거국중립내각’ 주장이 나왔다. 80년대 군부독재 타도와 제헌의회 주장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실제 정치 상황이 이러한 주장이 꿈같은 얘기로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을 둘러싸고 탄핵, 하야, 퇴진 더 나아가 타도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요구들이 모두 박근혜가 권력에서 내려오라는 요구이지만, 실제 그 진행 양상에 따라 정치적 상황은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대세를 읽고 이재명이 발 빠르게 치고 나오고 있지만 부르주아 정치권은 탄핵조차도 머뭇거릴 것이다. 시사전망대 사회자(박진호)도 이재명의 하야와 거국중립 내각 주장에 대해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세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나 이재명은 결국 탄핵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니까요. 실제로 준비해야 하고.”라고 답변하고 있다.
실제 박근혜의 어제 사과 뒤에 최순실의 더 엄청난 부동산 비리 등이 폭로되고 민심은 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하야, 탄핵이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검색어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흐름은 더욱 더 거세지고 있다. 부르주아 정치권도 이 요구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권력을 보전하려고 더욱 더 몸부림칠 것이며, 부르주아 정치권은 이 속에서 이해타산을 따지면서도 노동자 민중의 거대한 진출을 제어하여 안정적으로 이 사태를 관리, 통제하려 할 것이다. 저들은 서로 싸우면서도 자본의 지배라는 근본 이해관계 앞에서는 공존 공영하는 자매요 형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급격한 권력재편 양상을 염두에 두면서 투쟁에 나서야 한다. 이 정권의 음험한 개헌 시도를 전면 분쇄해야 한다. 개헌에 몸담으려고 하는 정치인, 정치세력을 대대적으로 규탄, 폭로해야 한다. 부르주아 정치권들이 관리하고 통제하는 수준인 탄핵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수준의 정권 퇴진은 이재명의 주장처럼, “하야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으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박근혜가 물러나고 부르주아 정치권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여 안정적으로, 독점적으로 권력을 승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승계된 권력은 또 다시 질서와 안정을 외치며 노동자 민중의 들끓는 요구와 터져 나오는 분노를 잠재우려 할 것이다. 박근혜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권위와 ‘정통성’을 가지고 노동자 민중의 요구와 투쟁을 제어하려 할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박근혜가 권력에서 끌려내려 와야 한다. 부르주아 정치권이 박근혜에 이어 권력을 독점하고 노동자 민중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박근혜 퇴진 투쟁을 주도하는 노동자 민중이 주체가 되어 권력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거국중립 내각이 과연 미국까지 건드릴 수 있는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을 끝까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세월호 진상을 끝까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킬 수 있을 것인가? 국정원을 해체시킬 것인가? 사드를 반대하고 미군철수와 한미일 동맹 철폐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재벌의 지배를 조금이라도 건드릴 수 있을 것인가? 비정규직을 철폐할 것인가? 구조조정을 중단시킬 것인가? 노동자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것인가?
우리 노동자 민중은 4.19 이후에 권력을 끌어내린 적 없고, 80년대의 격변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밀려왔기 때문에 권력 타도와 노동자 민중의 권력 장악이라는 문제를 단 한 번도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 양상과 수위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부패하고 타락한 패륜 살인 정권을 끌어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지금 시기 대선 운운은 급격한 정세변화와 노동자 민중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눈감는 패배주의적이고 대기주의적인 선거 환상론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철폐를 외치면서도 정작 정권 퇴진 투쟁을 부정하는 근본주의적인 입장도 공허하기 이를 데 없다. 자본의 지배가 권력을 통해 집행력을 발휘하는데, 자본의 그 폭력적 집행위원회를 박살내는 것이 과연 자본의 지배를 분쇄하는 것과 분리될 수 있는가?
전국적 항쟁 기구로 정권 타도를 집행하자!
박근혜 정권 퇴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들끓는 분노를 하나로 모아서 일관되게 투쟁할 수 있는 전국적인 항쟁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한시적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를 항쟁기구로 확대 재편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긴급 대의원대회 등을 열어 현 시기 정세를 기민하게 공유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산하 전 조직을 박근혜 퇴진 투쟁본부 같은 전투기구로 재편해야 한다. 제 현장조직들이 박근혜 퇴진 투쟁을 위한 공투본을 만들어 싸워야 한다. 고립된 철도 파업, 유성, 갑을 등 장기투쟁사업장을 엄호해야 한다.
권력과 자본의 총공세에 정권퇴진을 기치로 내건 결사 항전을 해야 한다. 가두로 치고 나가면서 정세의 고양과 준비 정도에 맞춰 총파업에 돌입해야 한다. 서울의 시위는 집회 이후에 정권 퇴진을 외치며 역동적으로 가두로 진출하고 청와대로 향해 나아가야 한다. 거제, 울산에서 조선소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전면적인 정권 퇴진 요구와 함께 자본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미조직 하청 노동자들이 이 가두투쟁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과 학생들이 대거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노조, 단체, 청년조직, 학생기구, 민중조직 등이 들불처럼 일어나 정권 퇴진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
37년 전인 1979년 10월 26일, 군사 파시스트 학살자 박정희는 영구적 권력연장을 기도하다가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유신과 반정부 인사, 노동자 민중에 대한 극악한 탄압, 부정부패, 공황으로 인한 생존권 파탄에 맞서는 노동자 민중의 대대적인 저항이 박정희 정권을 끝장내게 했다.
국정원이 중심이 된 총체적 부정선거와 개표 부정 의혹, 세월호 학살과 진상 은폐, 통합진보당 해체와 민주주의 파괴, 노동자 농민 생존권 압살, 노조파괴, 노동법 개악 기도, 백남기 농민 살해 및 패륜적이고 극악한 부검 기도와 유가족 매도, 일본군 ‘위안부’(성노예)의 합의, 역사왜곡, 전쟁책동과 평화의 파괴, 언론장악과 통제, 끝없는 부패와 타락과 추문…
박근혜의 죄상은 끝이 없다. 2016년 10월 26일 박정희 파시스트의 딸 파시스트 박근혜가 이제 정치적 종말을 앞두고 있다. 박근혜 권력을 끌어내리자! 노동자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 되어, 이제 다시 해방의 새 역사를 쓰자.
10월 26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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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