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퇴출제 폐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몰아치자! -공공운수노조 파업투쟁 중간보고와 의견

사진출처: 공공운수노조 홈페이지

박영준(철도노동자)

* 이 글은 원래 10월 19일에 쓴 글이나, 10월 21일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서 기고자가 일부 수정한 글을 보내왔다. 발행된 신문에는 10월 19일 기준의 글이 실려있다.(편집자)

1. 정부의 도발과 공공운수 노동자들의 대응

1) 정부, 공공부문부터 초토화시켜라!

1월 28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를 통해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발표했다. 3월 18일 공공기관 노동자 저성과자 퇴출제 지침이 발표됐다. 4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120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강력 추진하라”,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발언 이후 4월 28일, 노조의 저항능력이 없는 30개 공기업에서 노조가 동의하거나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이를 토대로 노조의 저항이 예상되는 철도공사,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 공단 등수많은 공공기관에서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이는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를 넘어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을 완전히 무시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자본의 경제위기, 정부의 공황구제능력의 위기가 있다. 노동자들의 저항의 진지를 깨뜨려 자신들의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2) 공공부문 노조, 시기집중파업 투쟁전선 구축

민주노총은 ‘양대지침이 발표되면 즉시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불발되었다. 공공부문 노조들은 정부의 공세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비롯하여 후퇴를 거듭해 왔다. 성과-퇴출제 공세를 받으면서 더 이상 물러설 여지 자체가 없어졌다. 한발만 더 물러서면 곧 노조자체가 존립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대규모 항의집회, 양대노총 공공부문 연대집회, 한국노총 소속 금융노조들의 하루 파업 등이 진행되었다. 이어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노조들은 쟁의권 확보과정을 거쳐 드디어 9월 27일, 일제히 파업투쟁에 돌입했다. 철도, 건강보험, 국민연금, 가스,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부산지하철 등이 시기집중 파업을 결행했다. 하루 뒤 서울대병원, 경북대 병원(파업 하루 만에 타결)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돌입 3일 만에 서울시는 산하 공기업과 교섭을 재개하여 “성과연봉제는 노사자율교섭을 통해 결정하고, 퇴출제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했다. 이로써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노조가 파업을 접었다. 파업 4일차에는 부산지하철이 파업을 접고 복귀했다. 부산지하철 노조는 일단 복귀 후, 교섭을 통해 서울시 산하 공기업 수준으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재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 방침대로 10월 21일 2차 파업에 돌입했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노조가 파업 2주차인 10월 10일까지 전면파업 벌였으나, 이후 파상파업 방침으로 변경했다. 서울대병원은 10월 14일 노사합의를 이끌어 내고 파업을 종료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중단한 가운데, 10월 21일 현재 철도노조는 파업투쟁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있다. 한편, 대다수 공공부문 노조들이 노사합의하거나 전면파업에서 파상파업으로 전환한 상태이다. 철도노조의 경우, 주력대오인 운전(기관사), 차량(정비), 열차(승무원) 지부 소속 파업대오가 거의 이탈 없이 튼튼하다.(10월 17일 현재, 파업참여율 전체64%, 운전99.1%, 열차94.2%, 차량78.4%) 역, 시설, 전기 등 분산사업장은 처음부터 파업대오에 대거 참석하지 못했으나 파업에 참여한 대오는 잘 유지되고 있다. 2013년 철도노조가 23일간 파업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10월 21일이 파업 25일차로 2013년 파업 23일차를 넘겼다. 10월 19일에는 이날 서울 도심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집중투쟁을 벌이고 대다수 공공부문 노조들이 일손을 놓고 결합했다.

3) 화물연대, 10월 10일 파업돌입과 10월 19일 파업철회

화물연대 노조는 10월5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월10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한 바대로 파업에 돌입했다. 화물노동자들은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발전방안’은 화물-택배트럭의 규제를 풀어 대기업 택배회사나 물류회사의 이윤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그간 저운임과 중간착취, 최저 입찰로 장시간 위험한 노동을 강요당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발전방안’은 화물노동자의 처지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분노한 화물연대는 10월 10일, 3개의 주요물류기지(의왕, 부산북항, 부산신항)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투쟁을 전개하다가 부산신항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집회와 행진 등을 진행하면서 기지를 드나드는 화물노동자들에게 파업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병력과 충돌이 지속되었고 파업 10일 동안 86명이 연행되었다. 경찰의 지도부 검거작전을 펼쳐 본부장이 연행되기도 했다. 파업 4일차부터 지부별 산개와 집중투쟁을 반복하다가 파업 8일차에는 전국의 화물노동자들이 부산신항에 집결하여 3일간 부산신항을 달궜다.

10월 19일 화물연대는 파업10일 차에 파업중단을 선언하고 “화물시장 구조개악 저지, 화물노동자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 자료를 냈다. 화물연대노조는 파업기간동안 정부탄압과 생계압박으로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채 정부가 내민 “최종안”을 복귀의 명분으로 삼았다. 화물연대가 복귀하자 사실상 철도노조만 파업전선을 지키는 형국이 되었다.

2. 한 치의 물러설 여지가 없는 절박한 ‘총파업’

1) 더 이상 물러설 수 곳이 없는 대회전이다

공공부문 파업투쟁은 파업참여 노조 수를 기준으로 보면, 해방정국에서의 전평파업을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전개되고 있다. 공공부문 노조의 연대파업 경험을 잠깐 돌이켜 보자.

1994년 6월, 서울지하철ㆍ부산지하철ㆍ철도의 전국기관차지부협의회(전기협, 철도노조는 어용 집행부였음)의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전지협) 동맹파업이 있었다. 2002년 2월, 철도ㆍ발전ㆍ가스노조가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맞서 공동파업을 벌였다. 당시에는 철도노조가 3박 4일간, 발전노조가 38일간 파업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2004년 7월, 주5일제 시행과 관련하여 궤도를 중심으로 한 10개 노조가 94년 전지협 파업을 계승하며 동맹파업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부문 노조 파업투쟁은, ‘성과-퇴출제 저지’를 공동의 목표로 하는 공공부문 총파업으로서 역사적인 공동파업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이 투쟁은 박근혜정부나 공공운수노조나 물러설 수 없는 대회전이다. 이 투쟁에서 패배하면 그 후과는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 치의 물러설 공간도 없다. 만약에 이 투쟁에서 물러선다면, 정부는 이참에 노조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몰아붙일 것이 자명하다. 단체협약은 휴지조각이 되고 단결의 구심으로서 노동조합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반면에 이미 이사회를 통과시킨 성과연봉제를 무효화시킨다면, 정부의 대기업 정규직 노조 깨기, 민주노총을 실질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나리오는 일단 실패하게 될 것이다. 정부의 입장에서 이참에 공공부문에 성과-퇴출제를 안착시키지 못하면 민간부문 노조, 특히 대기업노조에 일방적으로 적용하기는 난망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다. 이는 정부와 자본의 노조무력화를 통한 살인적인 구조조정 프로젝트가 일단 난관에 봉착하게 됨을 의미한다. 노동자들에게는 투쟁할 수 있는 진지의 사수를 의미한다.

2) 정부의 ‘불법파업’ 공세를 뛰어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공공부문, 특히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맨 먼저 ‘불법파업’ 딱지부터 붙였다. 정부는 파업이 선언되자마자 즉각 ‘관계장관대책회의’라는 것을 열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불법파업”’임을 ‘공표’했었다. 그 다음 노조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부터 발부받아 수배하는 한편, 파업 참여조합원에 대해서는 대량 직위해제와 징계를 남발했었다. 동시에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불법파업 엄단’ 운운하며 파업파괴를 독려하고 다녔다.(이명박)

이번 파업 역시 정부는 “목적상 불법”이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몰아붙이지는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 첫날 ‘철도파업관련 대책 관계기관 회의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철도파업을 명백한 불법으로 단정 짓기 어려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청와대와 총리실이 강경대응을 주문한 것이 드러났다. 노동부도 “파업의 목적상 정당성이 없어 불법파업”이라면서도 “보충교섭,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 등 법리상 문제가 일부 있어 노동부가 전면에서 강력 대응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10.5 보도)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는 철도파업의 합법성과 불법성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합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당론이다. 정부는 “목적상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철도노조 파업이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공방이 ‘공중’에서 진행 중에 있어서, 즉 명백한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정부의 “불법파업 엄단”을 앞세운 탄압을 쉽게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 사이 파업은 25일차를 맞고 있다.

3) 박근혜 정권은 이참에 노조를 쓸어버리고 싶어 한다

박근혜정권은 공공부문노조 파업을 “철밥통” 논리로 이간질을 시도해왔다. 거기에다 “청년실업 해소”라는 사탕발림을 덧붙여 파업대오를 여론으로부터 고립시키려 애써왔다. 그러나 민중들에게 그들의 의도는 먹히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결과, 응답자 70퍼센트가 연봉제 도입과 관련하여 “노동자와 충분한 협의가 선행되거나 도입자체를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이 그 사례다. 이러한 결과는 투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중전을 잘 전개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박근혜정권이 이미 민중들에게 믿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해 왔고 정권의 반민중성은 물론 도덕성조차 바닥에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지지율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정부ㆍ자본ㆍ수구언론은 사실상 입을 닫고 파업투쟁에 대한 보도는 물론 쟁점에 대한 TV토론조차 배치하지 않고 있다. 언론의 파업투쟁 보도에 대한 봉쇄작전에 들어간 형국이다. 그러면서 일부 수구언론은 악의적인 공기업 정규직 노조 흠집내기 기획보고를 내보내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투쟁이 노동자 민중투쟁의 도화선이 될까 겁을 집어먹은 때문이다.

박근혜정권이 막가파식으로 몰아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업대오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는 점, ‘공중전(여론전)’에서 밀리면서 파업대오에 대한 대국민 고립여론 형성에 실패한 점, 즉 공안탄압의 명분을 틀어쥐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강경대응을 했을 때 어떤 폭발이 기다리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분산적이지만 투쟁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유성ㆍ갑을 오토텍 등 노조파괴에 맞선 투쟁들, 조선 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 백남기 농민 열사투쟁, 싸드배치 반대투쟁,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 반전 평화 투쟁, 국정교과서 선정 반대투쟁 등) 또한 정권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국가권력이 파업투쟁에 대한 태도(방침)에 대한 관전 포인트이다. 그러나 언제 박근혜정부가 강경대응을 개시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3. 공공부문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하여

1) 주력 파업대오의 강고한 유지를 통해 끈질긴 투쟁이 관건이다.

승리의 관건은 우선, 파업투쟁 대오들이 끈질기게 버티는 것이다. 철도의 경우 필공파업이라 할지라도 물류에는 타격을 곧바로 준다. 그러나 철도화물 수송 율이 전체 물동량의 10% 정도라는 점에서 물류에 대한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 더구나 대체기관사에 의해 화물열차(45.3%)는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파업효과가 높아졌으나 그것은 10일간 뿐이었다. 여객수송의 경우는 새마을(57.7%), 무궁화열차(62.3%)는 대폭 줄고 수도권 전철(88.5%)도 운행이 줄고 있는 추세다. 서울지하철 노조가 증편 운행을 거부하고 대체인력의 업무미숙과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사고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TX열차는 집중적으로 특전사 군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어서 종전대로 운행되고 있다.(위 운행율은 파업24일차 기준임)

지난 2013년 철도파업 당시를 돌아보면, 파업 3주차를 넘길 때 대체인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열차 정비가 상당부분 생략되면서 대형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이때쯤에는 열차운행 빈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을 감안하면, 파업 3주차 이후 시점부터 KTX여객 수송에 대한 타격도 가시화될 것이다. 열차수송에 주는 영향이 상승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노정간의 긴장도 최고치로 높아진다. 이때는 정부와 자본이 받는 타격이 높아지는 만큼 파업대오가 받는 심리적 압박감도 함께 심해진다. 또한 파업기간 중 무임금이기때문에 생계압박도 가중된다. 그래서 진검승부의 2라운드는 파업 3주차를 넘기면서부터다.

노조는 정부와 공사의 압박을 이겨내고 대오를 유지할 수 있으면 파업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파업 이탈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대거 이탈하는 사태가 도래하기 직전에 조직적으로 회군하게 된다. 정부와 자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열차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또는 운행을 줄이면서 노조를 끝까지 몰아붙일 것인지, 이미 야당이 제안한 ‘합의기구’를 출구로 삼아 타협할 것인지 그 기로에 설 것이다. 결국 승리의 관건은 물류와 여객 수송에 대한 타격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파업투쟁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다. 또한 보조전술로서 파업투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가두에서의 전술운용이다.

2) 철도공사의 공세와 철도노조의 이후 전술에 대한 판단문제 대두

철도공사는 10월 20일을 최종 복귀시한으로 설정하고 매우 강도 높은 복귀공작을 진행했다. 사장의 협박편지를 가정에 발송한다든지, 소속장의 편지, 관리자의 복귀문자, 인맥을 동원한 꼬드김, 월급명세서 가정에 등기발송, 사측 관리자들의 조합원 가정방문, 초단기 기간제 대체인력을 1, 2차에 걸쳐 1,300명 규모로 채용하고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협박 등등이다. 한편으로 점차 직위해제를 확대하면서 중징계에 착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 수서KTX 민영화저지 투쟁에서의 파업투쟁 23일을 의연하게 넘어서고 있다. 현재 철도노조의 주력대오의 이탈은 미미한 상태이므로 한동안은 파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대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에 대한 전망이다. 필공파업의 한계와 더불어 대체인력이 대량 투입됨에 따라 파업파괴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파업 장기화로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물질적ㆍ심리적 압박이 가장 큰 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력을 잘 유지하여 파업투쟁을 지속하는 한편, 일정시기에 3라운드 투쟁전술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11월 민중총궐기 투쟁까지 파업투쟁을 계속할 것인가? 10월 말까지 진행하고 복귀와 재파업 또는 파상파업을 전개할 것인가? 이 모든 파업투쟁 전술방침의 변수는 파업대오의 상태진단에 달려 있다.

3) 주력대오에 대한 엄호, 가두투쟁, 민중투쟁의 결합을 도모하라!

파업투쟁이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파업투쟁의 주력을 엄호하고 연대투쟁의 폭을 유지ㆍ확장하는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는 함께 출발했다가 파업 2주차를 넘기면서 복귀한 노조들이 전국전인 집중투쟁 시기에 파업을 전개하여 결합하고 있다.(10.4, 10.13, 10.19 등)

민주노총은 파업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철도노조 파업투쟁을 유기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전술운용을 해야 한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부문 파업투쟁을 실질적으로 연대하고 지원을 최대치로 조직해야 한다. 지역이나 전국 차원에서 노동자ㆍ민중대회를 개최하고 집회와 가두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었을 때,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이라며 미리 방화벽을 친 바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그 벽을 넘어 노동개악(성과연봉제, 신임금체계)에 맞선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할 의지를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내셔널센터로서 노동자투쟁과 민중투쟁을 결합시켜 박근혜 정권 타도 투쟁 전선으로 결집시켜야 한다. 미리 잡혀있는 11월 민중총궐기만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당장 진행되고 있는 파업투쟁과 연동하여 노동자-민중투쟁이 축적해야 11월 민중총궐기 투쟁도 더욱 파괴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곳곳에서 처절하게 전개되고 있는 노동자투쟁들, 백남기 열사투쟁, 싸드배치 반대투쟁, 국정교과서 저지투쟁, 세월호 진상조사투쟁, 반전평화 투쟁 등 모든 민중투쟁이 만날 수 있는 쟁점이 박근혜정권 타도이고 또 가두이다. 이 또한 필자의 희망사항에 불과할 것 같은 예감이 진하게 든다. 왜냐하면 민주노총 지도부들의 정세인식이 어디에 집중해 있는지 모호하고, 대규모 단위노조 지도부들의 지독한 보신과 경제주의가 구조화되어 있는 현실이니 말이다.

4) 성과-퇴출제 폐지 투쟁, 정부와 국회에 의해 교란되지 않도록 하라!

10월 6일, 양대노총의 공공부문 지도부들이 더민주당에 공식 중재요청서를 제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노사 교섭을 통한 합의사항임을 인정하고, 2017년 시행하려는 성과연봉제 정책을 유보한다,”, “3월 말까지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선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지금은 박근혜정부(새누리당)는 파업대오가 무너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파업투쟁이 정부의 의도를 넘어 지속할 경우, 정부와 집권당은 노조가 야당에게 제출한 이 중재안을 출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 중재안으로 제시한 내용 자체의 심각한 약점으로 인해 얼마든지 기만당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임금체계 개선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적시하여 이들에게 임금체계에 대한 ‘결정권’을 주는 것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민주당의 당론은 성과 연봉제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노사 간 교섭절차를 거치라는 것일 뿐이다. 국민의당은 더욱 더 이 문제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양상이다. 이미 2013년 철도노조가 23일간의 파업을 전개했지만, 마지막에 수서발KTX 문제에 대한 처분을 ‘국회 소위’에 맡겼다가 보기 좋게 사기당하지 않았나?

파업투쟁이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경우, 정부는 공식노조가 제출한 ‘중재요구안’을 근거로 온갖 교란책을 구사할 것이다. 특히 조심할 것은 파업대오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될 때, 정부의 조그마한 양보를 ‘복귀 명분용’으로 덥석 받아 안으면 안 된다. 이는 다시 싸울 수 있는 여지조차 헌납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어느 시점에 후퇴하더라도 즉각 전면 또는 파상파업을 전개할 수 있는 대오 유지와 전술방침을 수립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성과-퇴출제 폐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능한 모든 힘을 다해 몰아쳐야 한다. 이미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마당에 방어투쟁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전 민중적 투쟁으로, 박근혜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투쟁으로 확전시켜나가야 한다. 최대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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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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