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8.18 합의에 대한 ‘정신적 승리’에 승리하자!

《금속노조, 현대차에 고개숙인 이유는?… ‘사내하청특별협의안 존중’ 공식사과》(경제투데이, 2015-01-14)

금속노조(위원장 전규석)가 현대차 자본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사내하도급 관련 합의(일명 8.18합의)를 ‘존중’한다고 사과함으로써 현대차에 고개를 숙였다?? 이 기사 내용에서는 현대차지부(이경훈 지부장)의 압박에 금속노조가 굴복했다고 묘사하고 있지만, 제목에서는 그것이 현대차 자본에 고개를 숙인 것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도 무심코 현대차 자본과 지부가 하나라고 보고 있는 것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기사 제목을 보며 불현듯 떠올랐다.

이 경제투데이 기사 제목에는 8.18합의 사태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이 다 담겨 있다. 8.18합의에 대한 지난 1월 6일 제45차 금속노조 중집 결정사항은 형식적으로는 현대차지부에 대한 굴복이지만, 현대차지부 집행부(이경훈 지부장)가 현대차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현대차 자본에 대한 사과와 굴복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배신과 굴종을 규약, 규정 해석과 정비 문제로만 둔갑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은 금속노동자 신문 마지막장 전면을 할애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금속노조 규약 66조 3항 “금속노조는 기업교섭단위에 교섭권을 위임할 수 없다”라는 조항에 근거하여 교섭권을 위임한 것이라는 주장은 과도합니다. … 금속노조 위원장은 교섭을 총괄한다는 입장에서 현대자동차지부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가 현대차 사측과 교섭하는 사실을 존중하였습니다. … 위의 근거로 ‘금속노조위원장이 교섭에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현대자동차지부와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와 현대차 사측과 교섭은 체결권이 없다’는 주장은 금속노조 모든 사업장에 적용할 수 없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금속노조 내에 적용할 경우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른 규약, 규정 정비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지회 규칙 제35조는 ‘지회의 단체협약은 규약과 본조 및 지부의 방침에 따르되 위원장의 위임에 의하여 체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 금속노동자 신문 257호, 2015년 1월 13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점거 사태까지 부르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사과를 담은 담화문에서 전규석 위원장은 중집회의의 반조직적, 반노동자적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전규석 위원장이 ‘존중’한다고 하는 8.18합의에 대해 2014년 11월 24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는 다음의 5개의 수정안을 냈다.

1. 단체협약 체결권자가 아닌 자가 체결한 8.18 합의는 효력이 없다.
2. 현대차에게 불법파견 면죄부를 준 8.18합의는 불법파견 특별교섭 합의서로 적합하지 않다. 금속노조는 위 합의 내용을 승인할 수 없다.
3.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쟁취하지 못했고, 특별교섭 과정 입장조율에 있어 지도력의 한계를 보였다
4. 이후 투쟁을 위해 현대차 8.18 사내하도급 관련 합의서와 10.15 기아차 특별교섭 회의록은 폐기돼야 한다.
5. 8.18합의를 폐기하고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한 새로운 사업을 구축한다 등 5개다.

이 중 4번을 제외한 4개의 수정동의안이 재적 402명 대의원 과반 이상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런데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차에서 불법파견 면죄부를 주고,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쟁취하지 못했고, 8.18합의를 폐기하고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위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대의원대회 의결사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해명이 없다. 오직 1번 항인 단체협약 체결권자가 아닌 자가 체결한 8.18 합의는 효력이 없다는 의결사항에 대해서만 규약, 규정 해석과 정비의 문제로 접근하여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회피하고 있다.

전규석 위원장은 단체협약 체결권의 문제를 가지고 다투면 금속노조가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금속노조가 투쟁의 원칙을 지키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엄호할 것인가?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거대 지부에 굴복하여 투쟁의 원칙을 폐기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배신할 것인가에 있다. 금속노조 지도부가 후자의 입장에 섰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규석 위원장은 담화문 말미에 박근혜 정권의 ‘노동유연화’ 선전포고에 맞서 금속노조가 앞장서 투쟁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십여 년 이상 한국사회를 계급 간 전쟁으로 몰아놓고 있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배신해놓고 예고된 전쟁에 맞서자는 주장은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현대차 자본이 노골적인 노사협조주의 세력을 내세워 노동자 투쟁을 파괴하고 노동자 분할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에 굴복하면서 무슨 “노동자 분할 정책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가? 제38차 정기 대의원대회에서의 결의를 부정하고 나서 무슨 낯으로 39차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투쟁을 결의하자고 하는가?
신묘한 관료주의 계책
전규석 위원장이 얼마나 관료적인 입장에 서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지 더 살펴보자. 전규석 위원장은 중집 결정이 대대 결정 사항 위반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주장한다.

중집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핵심적으로는 대의원대회 결정을 번복하거나 재논의를 하겠다는 방식으로 중집이 논의하지는 않았다.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대의원대회 결정 사항은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게 중집들의 기본 입장이었다. 그 원칙을 분명히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약과 절차 위반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금속노조는 통상 교섭권을 위임받은 자가 교섭을 하는데 일반적 관행으로 지회에서 합의하면 추후 승인 받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런 금속노조의 일반적 관행이 있었다는 게 문제가 되고 논란이 됐다.(김용욱 기자, 《불법파견 관련 대의원대회 결정 번복이나 재논의 아니다》, 참세상 [인터뷰]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 2015.01.16.)

전규석 위원장은 중집 논의는 8.18 합의를 폐기했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대의원대회 결정 사항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서 있었기 때문에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반면 8.18합의 자체도 교섭권과 체결권을 지부 단위에서 행사하고 추후 승인받는 ‘일반적 관행’에 의거해서 했기 때문에 규약 위반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해괴한 주장이다. 이로써 8.18합의도 인정되고 8.18합의를 부정하고 폐기할 것을 결의한 대의원대회도 인정되는 불가사의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 것이다. 상호대립 되는 두 사안이 전규석 위원장의 두뇌에 반영되면서 절충되고 화해할 수 있는 통일적 입장이 된 것이다. 이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본질을 회피하는 전규석 위원장의 <정신적 승리법>이다. 루쉰의 <아큐정전>에 나오는 아큐처럼, 위원장은 지부 집행부와 현대차 자본에 실제적으로는 굴복했음에도 정신적으로는 굴복이 아니고 승리라며 자기위안을 삼고 있다. 어떻게 양립할 수 없는 적대적인 두 입장이 신묘한 조화를 부려 하나로 절충될 수 있었는지 보자.

원래대로라면 중집안은 <8.18합의 폐기를 결정한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번복에 대한 건>이라고 제목을 달았어야 한다. 그러나 중집회의에서는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을 하급단위에서 번복한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안건제목을 <정기 대의원대회 평가 건>이라고 올렸다. 규약 위반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중립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제목으로 안건을 올리는 참으로 신묘한 계책을 채택했던 것이다.

현대자동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의 으름장에 굴복해서 대의원대회 결정과 상반되는 중집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의거해 사과를 담은 담화문을 발표했음에도 금속노조 위원장은 그것이 8.18합의의 절차가 하자가 없다는 것에 대한 인정이지 “내용적 의미로 승인하는 문제는 아니었다”(같은 인터뷰)고 주장한다.

금속노조 위원장의 <정신적 승리법>이 여기서도 발동되고 있다. 그리고 뻔뻔하게도 이 정신적 승리의 여세를 몰아 “투쟁을 어떻게 전면화할 건지 함께 의견을 맞대고 얘기를 모아가야 하는데, 여전히 우리 내부는 8.18합의가 폐기되면 투쟁을 할 수 있고 폐기가 안 되면 투쟁을 못 한다는 이런 논리로 접근하는 듯하다. 저는 이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같은 인터뷰)라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실제적으로 관료적 승리를 거두려고 하고 있다.
정신적 승리와 반대로 작동하는 현실 세계
정신적 승리는 실제의 현실에서는 패배와 굴복을 의미한다. 중집회의 결정은 단순하게 절차적 정당성만으로 승인되는 것이 아니라, 8.18합의에 대한 내용적 승인을 의미한다. 위원장의 머릿속의 주관적 해석과 달리 실제 현실에서는 승인을 겁박하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중집회의 결정이 현실에서 의미하는 바는 최고 의결 기관인 대의원대회에서의 결정사항을 하급기관인 중집에서 폐기한 반조직적인 행위인 것이다. 이미 중집회의 결정 이후에 “경제지를 중심으로 ‘금속노조가 현대차 특별합의를 존중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잇따랐고, 사측도 이를 적극 홍보했다.”(선명수 기자, 《비정규직 ‘백기투항’하라는 금속노조 위원장?》, 프레시안, 2015.01.19.)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금속노조 중집 결정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은 실제적으로는 어떻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지난주 45차 금속노조 중집회의에서 8.18 합의는 교섭권 위반도 아니고 울산, 아산, 전주 3지회의 교섭방침 존중을 확대 해석해 체결권마저 위임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결국 대의원 대회에서 폐기된 8.18합의는 중집회의에서 환생한 것이다. … 금속노조의 8.18합의 폐기 번복은 투쟁을 통해 불법파견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정리하려는 세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찬물을 끼얹고 탄압하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8.18합의 폐기 후속조치로 투쟁을 준비하지 못한 한계와 현대차지부를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금속노조 8.18합의 인정에 대한 지회 입장, 대의원 대회 결정 마저 뒤집는 금속노조. 대체 어디로 가는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2015년 1월 13일)

중집 결정은 대대에서 폐기를 결정한 8.18합의를 환생시킨 것이다. 환생한 8.18합의를 폐기하고 다시 힘을 모아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전개하려는 노동자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심지어는 탄압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에서 발행되는, 그리하여 가장 현대차 자본의 물질적, 이데올로기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제로 울산에서 중요한 노동자 투쟁의 시기마다 지근거리에서 현대차 자본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해 왔던 울산매일신문은 이 과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이라고 해서 회사마다 무조건 수용하다가는 거덜나지 않을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 이처럼 이경훈 지부장이 회사의 단계적 정규직전환에 동의하고, 금속노조 등 외부의 간섭에 단호하게 맞섰던 것은 경영현실을 직시하고 있어서다. 또 금속노조 지부장이(편집자: 위원장이) 이 지부장의 항의를 수용했던 것도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현대차하청지회 울산지부도 원군(援軍)없이 독불장군으로 남지 않으려면 8.18합의안을 수용해야 한다. 현대차노조지부와 금속노조가 그나마 하청지회 존재를 인정하고 있을 때 매듭을 푸는 것이 순리다.(이지근 편집국장, 《독불장군에게 미련은 없다 현대車 하청지회 울산지부 ‘독불장군’ 되지 않으려면 8.18 합의안 적극수용해야》, 울산매일, 2015년 01월 15일)

최소한의 형식적 중립성으로 포장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자본 언론의 대 노동자 협박과 경고장이다. 이처럼 자본 입장에서 노골적으로 이 사태의 경과를 잘 보여주고 있는 기사가 있었는가?

법원 판단을 수용하다가는 회사가 거덜 나니 법원 결정을 거부한다! 자본을 대리하는 이경훈 지부장은 경영현실을 직시하고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가 아니라 단계적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여 외부의 간섭에 단호하게 맞섰다! 금속노조 위원장이 이경훈의 항의를 수용했던 것은 4만 5천여 명 조합원을 보유한 현대차지부의 금속노조 탈퇴 협박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독불장군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하겠다고 하지 마라! 8.18합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친다! 계속 8.18합의 폐기를 독불장군 식으로 주장하면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가 하청지회 존재를 전면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말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정규직화 대상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 독불장군에게 미련은 없기 때문이다!

통탄스럽게도 노골적으로 현대차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울산지역 언론사가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의 이름을 빌어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와 8.18합의를 반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겁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골적인 자본 신문에 금속노조 간부라는 작자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맞장구 치고 있다.

금속노조 김선규 대외협력국장은 “울산지회는 합의안 자체를 금속노조가 인정했다고 주장하는데, 금속노조는 단지 8.18합의안이 도출된 3주체의 회의를 존중한다는 것 일뿐이다”며 “사무실을 점거하는 경우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사무실 집기류를 빼내는 행위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부분은 분명히 지탄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회는 무조건적인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금속노조는 이번 주까지 사태를 지켜보며 지회와 대화로 풀어나가려고 한다”며 “하지만 사무실 점거 등 농성이 지속된다면 추후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오히려 8.18합의안을 인정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게끔 만들뿐이다”고 덧붙였다.(서승원 기자, 《금속노조 사무실 점거 초유 사태》, 울산매일신문, 2015년 01월 23일)

금속 중앙 간부라는 작자가 자본 신문을 통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는 것이다. 규탄 받아야 할 작자가 적반하장으로 자본과 같은 편에 서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규탄하고 있다. 저런 관료 모리배 작자가 대외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대상은 자본 언론과 현대차 자본, 자본의 대리인들인 것이다. 이런 작자가 금속노조에서 선출되지 않는 상층 관료로 투쟁하는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고 있으니 금속노조의 관료주의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모두들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사태의 전말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위원장 사무실을 점거하고 금속노조 중앙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 사태를 일으킨 직접적인 장본인은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이다. 그런데 모두들 현대차지부 집행부의 위세에 눌려 직접적인 언급을 하기를 꺼려한다.

현대차 이경훈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1995년 양봉수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어용 이영복 집행부 당시 수석부위원장이었다. 이러한 추악한 전력을 가졌던 이경훈은 2010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 당시 외부세력이 신성한 일터를 유린하고 있다며 외부세력들을 색출하겠다면서 파업투쟁을 파괴하기 위한 협박과 막가파적 폭력을 저질렀다. 우리는 당시에 그 광란적 폭력에 대해 이렇게 폭로했다.

이경훈 집행부는 정규직화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뼈에 사무치는 열망을 단계적 해결이라는 요구로 축소하더니 이제는 연대 동지와 해고자를 농성장에서 끌어내고 욕설과 폭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한 폭력도 모자라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제는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고 노조 유인물에 대대적으로 거짓을 유포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다. … 이경훈집행부가 이렇게 광란적 작태를 벌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경훈집행부는 자신이 제출한 농성해제와 단계적 교섭 안에 대해 비정규직 동지들이 단호하게 거부하자 그것이 외부세력의 정치적 선전에 비정규직 동지들이 놀아난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이경훈집행부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행동하는 주체가 아니라 누군가의 배후조종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으로 보는 것이다. … 우리는 이렇게 쌍팔년도에도 통할까 말까하는 구태의연한 악선동을 2010년도에 다시 듣고 있다. 그것도 파쇼군사정권도 아닌 노동자의 대표라는 작자의 입에서 이러한 악선동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뱉어지고 있다. 이경훈은 지금 노동자의 계급적 대표가 아니라 직접 총대를 메고 현대차 자본의 요구와 이해를 충실하게 대변하는 집행위원장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을 파괴하기 위한 자본의 노무관리의 최첨병 도구가 되고 있다.(전국노동자정치협회, 《누가 감히 현대차 신성한 일터를 짓밟는가?》, 2010년 12월 3일)

이러한 이경훈이 다시 현대차 지부장이 되어 법원 판결 이전에 8.18합의를 통해 현대차 자본에게 복무했던 것이다. 비정규직 전주지회, 아산지회는 여기에 넘어 가서 조합주의적 이해에 충실하면서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와 노동자들을 배신했다. 이경훈은 8.18합의 이전에도 타결을 종용하여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교섭장을 가로막는 투쟁을 전개하기조차 했다. 이러한 반노동자적인 합의가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폐기되자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에 대한 특단의 조치 이행’ 운운 하며 셀프 제명을 요구하여 8.18합의를 수호하려 나섰던 것이다.

이러한 어용적 작태는 현대차지부뿐만 아니라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 투쟁을 할 때도 숱하게 벌어졌던 일이다. 기아차 비정규직 공장 점거 파업을 깨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 수백 여 명이 백색테러를 자행하며 구사대를 자처하며 나서기도 했다. 금속노조 지도부는 현대차지부가 징계를 당하고 금속노조를 탈퇴할 것이 두려워 이 협박에 철저하게 굴복한 것이다. 운동진영 내에서조차 이러한 사태의 전말을 적극적으로 폭로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이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인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장의 왕도는 없다. 우리 운동을 지배하는 기가 막힌 반노동자적 현실을 깨고 운동의 원칙과 목표를 다시 세워 나가야 한다.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동지들이 1공장에서 파업투쟁 할 때 우리가 호소했던 글을 통해 우리 운동의 원칙과 방향을 다시금 확인해보자!

비정규직 해방 없이 정규직 해방도 없다!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스승인 맑스는 “검은 피부의 노동자의 낙인이 찍혀지고 있는 곳에서는 흰 피부의 노동자도 해방될 수 없다”고 했다. …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흑인 노예들은 비정규직 노예제도 하에서 억압과 착취, 차별을 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백인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예제도를 빌미로 억압과 착취를 당하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예화가 계속되는 한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해방도 없다. 이것은 노동자 대단결의 정신에서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가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와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자본은 비정규직 제도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키고 이 분열에 기초해서 착취를 강화해 왔다. …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예화가 계속되는 한 비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량한 정규직의 조건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며, 정규직들의 착취와 억압도 계속되고 결국에는 정규직도 비정규직의 위치로 추락하게 된다. … 비정규직 노예제도 철폐는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독점자본의 착취와 억압 아래 살아가는 정규직 노동자의 해방을 앞당기고 전체 노동자들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전국노동자정치협회,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은 전체 노동자 자신의 투쟁이다! 착취의 사슬을 끊고,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으로 나아가자!》, 2010년 11월 27일)

이러한 노동자 해방의 원칙 하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자!

현대차 지부 집행부의 반노동자적 횡포를 만천하에 폭로하고 규탄하자!

반노동자적 압력에 굴복하여 노동자 투쟁의 원칙을 폐기한 금속노조 중앙 집행부를 규탄하자!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반조직적인 중집 결정을 다시금 폐기하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자!

노동자 대단결로 착취를 철폐하고 노동자 계급 해방으로 나아가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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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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