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환빠가 아니고 단군

아래 입장을 지지합니다.
환단고기를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민족과 (진보적)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고조선과 단군을 역사적 시대와 인물이 아닌 신화로 간주하는 것이라 봅니다.
고로 이 논쟁의 현재점은 부르주아적 세계주의와 민족허무주의, 뉴라이트의 인종주의 비판을 통한 식민지배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더 나아가 적대관계로 전환한 민족과 분단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외세, 미제국주의를 척결하는 투쟁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문제는 환빠가 아니고 단군>

최진섭

이재명 대통령은 뉴라이트계열이라고 하는 박지향 이사장에게 ‘환빠논쟁’을 거론하며 ”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 이날 질문의 핵심어는 고대사이고 질문을 파고들면 ‘고조선과 단군’에 관한 문제다.
이 문제와 관련 어제 역사 분야 48개 학회가 “환단고기는 ‘사이비 역사’…이재명 정부 명확한 입장 밝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당연히 대다수 국민들은 이들 전문가의 발표를 신뢰할 것이다. (요즘은 의사, 검사, 판사의 집단 발표는 잘 믿지 않는 듯) 나 역시 얼마 전까지는 그러했다. 그런데 질문을 하고, 회의하는 존재인 인간으로 태어난 나는 주류, 전문가, 다수(특히 절대다수)의 의견에 늘 의문을 품는다 .

한국 국사 교과서의 큰 틀은 조선총독부 시절의 조선사편수회(친일파 이병도가 참여한)에서 만든 역사서와 큰 차이가 없다. 70년대 국사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면서 민족(특히 조선)에 대해 환멸, 패배, 비하감을 느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교과서는 친일 식민사학자들이 뼈대를 잡았는데, 이는 일제가 심어 놓은 정체성, 당파성, 타율성론과 반도사관, 일선동조론에 기반한 역사서였다. 해방 이후 한국의 군부, 경찰, 정치인, 교수, 예술가가 그러하듯 역사학계도 이병도를 비롯한 친일파가 장악했다. 서울대 국사학과는 친일사학자 이병도 등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고, 국사교과서는 이들의 작품이다.

대다수의 진보적 지식인이 월북했듯이 불행하게도 역사학계 역시 마찬가지로 민족주의, 맑스주의계 학자는 북으로 갔다. 북조선에서는 이미 1949년 홍기문(임꺽정 저자 홍명희 아들)이 <조선의 고고학에 대한 일제 어용학설의 검토>를 발표하고, 낙랑=평양성(한사군=한반도설), 가야=임나설을 비판했다. 그 결과 지금 현재 북에서는 단군이 역사적 인물로 인정되고, 고조선이 교과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반면 남한에서 단군은 신화적 존재로 취급받고 있다. 고조선에 관한 연구 자체가 거의 없었다. 북한의 리지린은 1960년 북경대에서 <고조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데 반해, 남한에서는 윤내현이 미국 유학 중에 북의 자료를 보고 고조선연구에 관심을 두고 관련 책을 냈다. 그러자 학계에서 그는 이단, 간첩 취급받았다. 윤내현 교수(단국대)는 국내 사학과 교수 중 유일한 ‘환빠’였다. 남한의 고조선 연구 박사 1호(1990년대)라는 송호정 교수(서울대 국사학과 출신)는 2018년 EBS에 나와 “단군은 신화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남한 강단 역사학자가 위서로 판정했다는 <규원사화>, <환단고기> 등에 대해 북의 역사학자(림광철, 2021)는 “엄밀한 사료적 검토를 진행하여 거짓을 벗겨내고 진짜 알멩이를 골라 취사”하며 참조할 가치가 있는 사료로 평했다. 남한 학자들은 환단고기를 거론하면 유사역사학, 사이비역사학이라며 혐오성 비판을 하는데, 사실 이와 같은 말은 일본총독부가 대종교 등의 민족종교를 비판, 탄압할 때 사용한 말이다. <환단고기>가 위서냐, 진서냐라는 논쟁 속에 감춰진 문제의 본질은 고조선, 단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대주의, 중화주의에 찌든 조선의 왕들은 고조선 관련 사서를 금서로 정하고 이를 숨기는 자는 참형에 처한다고 공지했다. 일본 총독부도 기를 쓰고 단군 관련 자료를 수거했다. 이를 잘 아는 한국의 사학자들이 실증, 사료를 강조하는데, 그들의 귀착점은 희안하게도 우리 민족의 역사는 짧게, 영토는 좁게이다. 그러면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에 어떻게 맞서겠다는 것인지?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한 질문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고대사 연구는 안 해요?

*얼마전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고대사, 고조선, 단군 문제에서 좌우(극좌극우도)는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내 기억에 단군과 관련하여 가장 악의적인 보도는 진보적 매체라고 하는 <한겨레 21>(2017)의 단군표지와 특집기사(도종환 장관의 역사관 문제를 다른)였다. 아마도 단군을 모욕한 이 표지를 일본총독이 보았다면 큰 상을 하사했을 것이다. 당시 편집장이 길 아무개 기자? 이런 진보는 뭐에 쓰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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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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