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논평
김남기(《반공주의가 외면하는 미국역사의 진실》 저자)
2025년 6월 22일(미국 현지시간 21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의 핵시설 3곳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늘 미국은 의회의 승인 없이 3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하여 핵시설 세 곳을 폭격한 셈이다. 여기에는 소위 수십 미터를 그냥 관통하는 GBU-57 벙커버스터도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X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오늘 미군에게 공습당한 지역은 이란의 포도우, 나탄즈, 에스파한을 포함한 핵 기지”였다. 또한,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3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일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국방부의 고위관료와 핵 물리학자들 다수가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단순히 핵시설 뿐만 아니라 이란 전역을 목표로 공습을 가했다.
이렇게 해서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이 시작된 날 나는 현재 직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인턴 사무실에서 이 소식을 접했다.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이 2년 전에 시작한 팔레스타인과의 전쟁뿐만 아니라 이제는 이란까지 확전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서의 인종청소로 현재 총 5만 5,000명을 학살했다. 작년에 나온 한 추정치는 팔레스타인에서 죽은 사람이 가자지구 인구의 8~9%인 18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즉, 이스라엘은 현재 전 세계에다가 자신들의 인종청소 전쟁범죄 행위를 대대적으로 생중계 해주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며칠 전 이스라엘은 이란까지 공습했고, 자신들의 제국주의 전쟁을 확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개입을 해버렸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막강한 공군력과 화력을 동원해 이란을 공습했다. 사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일어난 이후부터 미국이 이란을 공습할 것이라는 징조가 분명히 있었다. 미국 정부는 이란 내에 거주하던 미국인들에게 철수를 당부했고, 실제로 적잖은 미국인들이 이란을 떠났다. 즉, 미국이 자국민 철수를 실행한 시점부터 이 전쟁에 미국이 개입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이란 정부도 이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6월 22일자 12시 연합뉴스 기사인 “[美 이란 공격] 이란 “美 공습은 국제법 위반…핵활동 중단 않을 것”(종합)”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이 미국의 공격을 예상하여 핵시설을 미리 빼었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도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의회 의장 보좌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라고 전했다.
즉, 이란 정부 인사들도 이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거나 자신들에게 공습을 가할 것임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의 공습을 받은 현재 이란의 국영TV는 이에 즉각 대응해 보복을 선언하며, “미국 시민과 군인은 이제 합법적 표적”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즉,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현재 미국-이란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참담하게도 현재 네이버 뉴스에 올라온 기사 댓글들을 보면, “이란 없어지게 생겼네”, “이 기회에 이란 북한 중국 싸그리 지도에서 지워버리자”, “이란 석기 시대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문명을 다시 세우겠다. 선언”, “미국이 북괴도 손 봐주기 바람”, “아예 이번 기회에 이란을 지도에 지워주라. 악의 국가에는 죽음밖에 없다”등등 미국의 전쟁 개입을 무한정 옹호하는 제정신이 아닌 댓글들이 달리고 있는 중이다. 즉, 이와 같은 댓글들을 보자면, 분명히 미국과 이란간의 전쟁이 앞으로 격화되면 한국군을 파병하자는 주장들이 난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즉, 전쟁에 왜 개입하지 말아야 하고, 이 전쟁이 왜 잘못되었으며, 무차별 공습이 왜 비판받아야 하는지, 에 대한 아무런 비판의식 없는 한국인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한국은 과거에도 그랬다. 박정희 시절 국가가 만들어 놓은 베트남 파병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원되어 제국주의 국가의 용병으로 파병된 것과 그 과정에서 최소 1만 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역사에 대해 고찰하고 반성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그런 인식이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에서도 나타났다. 박태균 교수에 따르면, “2003년 8월 27일자 <세계일보>에는 ‘베트남 파병 39주년, 의미와 과제’라는 특집 기사가 실렸다.
2003년 4월 14일자 <서울신문> 사설에서는 ‘제2의 중동특수’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2003년 9월 22일자 <동아일보>에서는 ‘국가지위 상승효과’라는 특집기사를 냈다. 역설적이게도 그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현재 국민의힘)이 베트남 전쟁 특수를 강조하면서 파병을 찬성했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파병에 대한 반성의식, 전쟁에 대한 반성의식이 없다는 것을 지금도 네이버 뉴스 댓글을 찾아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상당히 걱정된다. 분명히 미국이 이란을 침공할 시, 한미동맹을 위해 파병하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 분명하고, 국민의힘과 같은 세력들이 과거 이라크 때처럼 선동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간에, 우리들이 한국 정부로 하여금 파병을 하지 않게 강력히 압력을 가해야 한다. 현재 집권한 민주당은 자신들의 이익과 여론 눈치에 따라 언제든지 그릇된 선택을 할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기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 시기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했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자칭 진보정권을 칭하면서 이라크에 수천 명의 군대를 파병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이란과의 분쟁 속에서 트럼프 정부가 파병을 요청한다면 이에 응할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 이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지난 윤석열 정권기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K-9 자주포와 같은 무기를 지원했고, 초기 북한군 관련 뉴스(적잖은 가짜뉴스들도 포함됨)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려 했었다. 한국의 대외정책은 전적으로 미국의 정책에 토를 달지 않고 따른 사례가 너무나도 많기에 이재명 정부가 그릇된 이란 파병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만약 이 전쟁에 한국이 미국을 따라 참전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역사 앞에 큰 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과거 베트남 전쟁 때처럼 말이다. 물론 이것은 미국이 과거 20년 전 이라크를 침략했을 때와 같은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이란을 전면 침공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미국은 20년 전의 미국이 아니다. 지난번 예멘의 후티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영미 항공모함이 진입했지만, 결국 후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전쟁 확전을 선호하는 집단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협상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미국의 공습은 이란이 미국 본토에 미사일을 날리는 보복을 가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전쟁 도발 행위였다. 따라서 이란이 미국 본토는 아니어도 미군에 대한 보복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즉, 지금의 이란-이스라엘 전쟁 그리고 이란-미국 전쟁이 절대 예상보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이란에 이런 공습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현재 이란이 핵무기를 소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과거 핵개발을 하려는 국가를 공습한 적이 있다. 1986년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리비아의 카다피를 암살하기 위해 벵가지에 공습을 가하여 230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적이 있었다. 2003년 리비아의 카다피 정부는 핵 개발 포기를 선언했고, 그로부터 8년 뒤 미국이 주도한 색깔혁명으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또한,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에게도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1991년 걸프전쟁을 통해 무차별 공습을 가했으며, 2003년에는 이라크를 전면 침공했다. 그 결과 후세인은 미국에 의해 사형당했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레짐 체인지를 수행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핵무장을 달성한 북한에게 핵무장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이 더더욱 생기게 됐다. 즉,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미국에게 레짐 체인지 당하지 않은 이유를 핵무장에서 찾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이 핵무장을 했기 때문에 한반도에 장기간의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주장은 단순히 북한만의 주장은 아니다. 미국의 국제정치 학자인 존 미어샤이머나 핵 물리학 교수인 지크프리트 해커 등도 이와 같은 주장을 했다. 참고로 존 미어샤이머는 진보성향의 학자가 절대 아니다. 분명한 건 이번 사태를 통해, 북한의 핵무장이 더더욱 합리화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핵으로 무장하지 않은 리비아와 이라크 그리고 이란이 미국에게 공습당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침공한다면, 과거 이라크 전쟁처럼 수도부터 융단폭격을 날린 다음 지상 부대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이라크에서 미군에 의해 수십만 명이 죽었듯이, 이란에서도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참극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미국의 제국주의 군대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사태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버튼 하나의 잘못, 사소한 실수로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은 규탄받아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책동을 규탄하고 반전운동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이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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