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촛불을! 5년 전,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을 시작했던 이곳에서 오늘 우리는 다시 촛불을 밝혔습니다
“공공부문부터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시대 열겠습니다.” 10대 재벌 불법파견 바로잡아 좋은 일자리 40만개를 만들겠다 했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올리고, 코로나 시기, 단 하나의 일자리라도 지키겠다 했습니다. 노동존중, 비정규직 제로시대, 상식과 정의가 강물처름 흐르는 사회!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것은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노동자 민중의 명령이었습니다. 다른세상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가짜 정규직, 자회사로 둔갑했습니다. 불법파견 범죄자 재벌총수 정의선은 청와대 만찬에 초대받아 맥주파티를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때보다 못한 최저임금 인상에 코로나 위기, IMF 때보다 더 심하다는 해고대란이 덮쳤습니다. 노조에도 가입하지 못한 비정규직,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잘렸습니다. 고용보험조차 가입 못한 절반 이상의 비정규직이 휴업수당,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삶의 벼랑끝으로 내몰렸습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던 때, 우리는 스물 넷 김용균의 무참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일하다 죽지는 않아야 한다고, 자식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곡기를 끊고 만든 김용균법은 누더기가 되고, 한 해 2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매일같이 끼어죽고, 떨어져 죽고 불에 타 죽고 과로사로 죽고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나선 비정규직은 22년 6개월 검찰 구형을 받고, 무기징역도 모자란 국정농단 이재용은 풀려났습니다. 상식과 정의는 사망했고, 노동존중,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쓰레기통으로 처박혔습니다. 재벌천국 노동지옥,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다른 것이 무엇입니까!
살아야겠습니다. 바꿔야겠습니다. 이대로 살라면 못살겠습니다.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며 노동자 민중이 바랬던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평등세상”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악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 민중의 삶에 희망을 밝혀야겠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삶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상을 향한 진군을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5년 전,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을 시작했던 이곳에서 우리는 오늘 다시 촛불을 밝혔습니다.
촛불의 염원을 배신한 정권, 재벌의 편에 서 노동자 민중을 배신한 정권에 맞서 다시 촛불을 들었습니다. 전두환 정권에 해고되어 36년째 해고자로 싸워온 김진숙의 말처럼, 이 땅의 민주주의는 평등세상은 싸우는 사람들이 만들어 왔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이 피 흘리며 만들어 왔습니다.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다른 세상을 염원했던 자랑찬 노동자 민중이여!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다시 촛불을 듭시다.
노동이 존중되고 상식과 정의가 넘치는 평등세상을 위해 다시 투쟁에 나섭시다!
오늘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다시 시작됐음을 선언합니다. 끝까지 싸워 반드시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평등세상을 쟁취할 것입니다. 11월 12일 2차 촛불에서 더욱 거대한 촛불로 들불로 만납시다!
2021년 10월 30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 사진: 정택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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