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연대 국가보안법 사건 무죄판결을 무작정 환영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사진출처: 해방연대 페이지

해방연대(노동해방실천연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난 것은 그 자체로는 환영할만한 일이고 전진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는 다음 판결문처럼 두 가지 점에서 우려스럽다.

“1·2심은 해방연대가 폭력적 수단에 의한 국가 변란을 선동할 목적으로 구성됐거나 폭력혁명, 무장봉기를 주장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선거로 노동자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볼 때 의회제도와 선거제도를 전면 부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방연대가 자신들의 주요 활동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옛 소련이나 북한에 대해 ‘범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야만’이라는 등 비판적 입장을 취한 점 등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연합뉴스, 2020.0513.)

즉,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주장하지 않고 의회주의를 부정하지 않으며, 쏘련이나 북에 대해 “범죄적이고 전체주의적 야만”이라고 반쏘반북주의적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설령 사회주의를 선전.선동하더라도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 무죄판결의 요지다. 그렇다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만이 인류가 진정한 해방으로 나아가는 정치적 길이며 부르주아 의회는 지배계급의 통치 도구이기 때문에 의회주의로는 새로운 해방사회를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여전히 국가보안법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쏘련이나 북에 대해서 진실을 알아야 하며 이 사회가 진보적인 사회라는 주장을 한다면 그것 역시 국가보안법의 탄압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의회주의가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기존 국회가 부르주아 권력의 부패하고 반민중적 소굴이 아니라 인민들의 생산적 입법기관, 통치의 도구라는 것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의회를 통해서도 해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고무찬양 조항을 비롯해 반북반공법인 국가보안법이 없어지고 자주적 교류와 협력이 원활해지며 역사적 진실을 마주할 수 있고 정치활동의 자유가 보장됨으로써 우리가 자유롭게 인식할 조건이 됐을 때 그때의 인식이라면 그것이 반북이든 친북이든 진정한 자유로운 인식, 사고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반북은 자주적 사상이 아니라 바로 국가보안법의 사상이고 지배계급의 사상이다.

여전히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7년째 구속돼 있는 상황이나, 해방연대 무죄판결이 이뤄지는 당일 과거 내란음모 조작사건으로 기소된 민중당 안소희 파주시의원 등 3명에 대해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로 유죄판결을 내린 것을 볼 때도 이 판결의 제한성, 이중성, 위선성을 알 수 있다.
결국 대법의 해방연대 국가보안법 무죄판결은 전진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자유와 진실의 적이며 지배계급의 억압과 통치의 도구라는 것을 보여주며 대법 역시 그 체제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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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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