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 유물변증법이 제한적이라는 명제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인가?

맑스주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주체사상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단상 수준의 제기

 

경제가 우선이냐 정치가 우선이냐 논란이 확대되어 맑스주의 유물변증법(특히 사적유물론)이 제한적인 사상이냐 주체사상이 이 제한성을 극복한 철학사상이냐는 논란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건이 되면 이를 《민족과 계급》 후속탄으로 다룰 수도 있습니다만, 이에 앞서 여기서 몇 가지 단상 수준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논란 자체가 맑스주의 철학이나 사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제기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변증법적 유물론을 전제하면서 독창성을 주장하는 주체사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맑스주의 사적유물론이 사회역사발전을 물질관계 중심으로 살펴보는 제한성을 가졌다고 북에서나 남의 자주파 일각에서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심각한 정치적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사적유물론도 유물론의 일환입니다. 주지하듯 유물론은 물질이 1차적이고 정신이 그 파생물로서 2차적이라 봅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이 관념론이고 그 정점에 신이 세계와 인간을 창조했다는 종교가 있습니다.
관념론자가 아니라면,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이성을 추구한다면 유물론의 명제를 부정할 수 있습니까?
사적유물론의 경제와 사상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적유물론을 협소하고 기계적으로 이해하지 않기 위해서 경제와 정치관계가 아니라 물질적 생산, 역사적 발전의 토대 위에서 상부구조가 생겨났다고 제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사적유물론은 단순하게 경제 우선주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부구조에는 법률도 있고 예술도 있고 국가도 있고 이데올로기도 있습니다.
과연 계급사회 이래로(사회주의 국가까지 포함해) 국가와 법률, 이데올로기가 생산관계로부터, 생산관계를 둘러싼 특정 계급의 이해관계와 분리해서 생겨난 경우가 있습니까?
물론 원시공산주의 시대의 제한적 이념, 사고 역시도 그 시대의 산물이고, 특히 그 시대의 물질적 생산을 둘러싼 집단적 생산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이 때에는 특정 계급은 존재하지 않지만요.
유물론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물질로부터, 물질의 가장 발전한 형태인 인간으로부터, 인간의 육체로부터 정신이 생겨나고, 정신, 인식의 가장 발전한 고도의 형태가 이데올로기고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정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생산관계,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고 이와 분리된 사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물질의 가장 고도로 발전한 형태인 인간의 운명 개척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주체사상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인간의 운명은 고립된, 개별적 인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집단적으로 형성된 인간의 운명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질과 정신은 통일되어 있고 물질로부터 정신이 파생되었고 물질이 1차적이고 정신이 2차적이라는 유물론을 승인한다면 북의 주체사상도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났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북의 주체사상은 맑스레닌주의를 바탕으로 해서 일제와 무장항쟁을 하면서 러시아(혁명)와는 다른 특수한 역사적 조건 내에서 만들어 졌습니다.
특히 이 철학은 후르시초프 이래 수정주의와 주되게 싸우고, 수정주의에 반대했지만 부정적 측면이 나타난 교조주의와 투쟁하고, 제국주의의 고립말살 책동 속에서 사회주의 건설을 하면서 인간의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을 강조하고 이것이 정치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군사에서의 자위라는 구체적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물론과 변증법을 두고 제한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변증법과 유물론, 변증법적 유물론은 확고한 체계이자 방법론입니다. 과학 발전, 역사 변화 발전에 따라 더 변화발전하는 철학적 방법론입니다. 철학적 방법론이 제한적일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 적용 과정에서는 수많은 오류와 한계, 제한성이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자연, 세계, 인간을 올바르게 인식, 이를 실천적으로 적용하여 이를 개조하기 위한 무한히 발전하는 철학적 방법론이자 총체적 사상의 뿌리입니다. 이는 수미일관하면서도 사회와 자연과학 발전, 인간의식의 발전 속에서 열려 있는 철학입니다.
물론 헤겔의 변증법은 방법론적으로는 진리지만 체계로는 그의 보수적 사상, 관념론으로 인해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만, 맑스와 엥겔스는 이 관념론적 체계를 거부하고 변증법적 방법을 발전시켜 불패의 유물변증법을 창시했습니다.
이러한 변증법유물론에 대해 제한적이라 할 수 없고 이 변증법적 유물론을 역사발전과 사회에 적용한 사적유물론이 제한적일 수는 없습니다.
맑스주의 사적유물론이 물질관계 중심으로 역사발전을 인식했기 때문에 제한적인 사상이라는 주장이 기계적 유물론에 대한 비판이라면 맞지만 맑스주의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면 틀렸습니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려면 맑스의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 루이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프랑스내전 등 동시대 역사분석을, 엥겔스 독일혁명사 등을 보기 바랍니다.
맑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 디미트로프, 마오쩌둥, 스탈린 등 맑스주의 혁명적 전통은 기계적 유물론을 비판해 왔습니다.

생산력과 생산관계 모순이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근원적인 힘이라는 사적유물론의 명제는 타당합니다. 이를 부정하면 객관법칙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역사를 변화시키고 이끌어가는 것은 인간, 특히 진보적 인간들입니다.

“혁명이 역사발전의 기관차”, “정치는 경제의 가장 집중적 표현”임을 강조하고, 착취와 억압을 폐지하기 위한 계급투쟁, 사상과 전위, 목적의식적 실천 등을 강조해온 것이 바로 맑스레닌주의이기도 합니다.
북에서 말하는 맑스주의의 제한성과 공산주의 건설에서 공산주의 정치사상에 대한 우선적 강조는 두 가지 점에서 실천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 맑스주의 철학 방법론과 체계의 제한성이 아닙니다. 이는 있을 수 없습니다.
북의 지도자들이 맑스주의가 구체적인 사회주의 건설에 일반론적 방향은 제시할 수 있어도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할 수는 없는 역사적 제한성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맑스주의가 혁명적 사상이지만 북에서는 구체적 역사적 조건에 발딛고 있는 자신들이 발전시킨 사상과 경험 속에서 구체적으로 사회주의를 개척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이 환경의 산물이지만 주변환경을 의식적, 집단적으로 개조해가는 개조자로서의 사명을 끊임 없이 제기해야 합니다. 이것이 철학의 근본문제의 전환을 주장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는 공산주의 생산과 사회발전에서 정치사상의 강조로 나타나게 됩니다. 정치사상의 우위 속에서 기술혁명과 문화혁명을 주된 혁명과업으로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이는 후르시초프 이래 공산주의 물질관계, 생산에서 공산주의 사상을 점차로 약화시키고, 심지어 이윤체계를 강화해가며 사회주의를 약화시키던 수정주의자들에 맞서 더욱더 강조하게 된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역사발전 속에서 인간의 운명개척, 공산주의 건설 속에서 민족 전체의 집단적 운명개척을 강조하던 북 철학의 특수성과 발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것이 맑스레닌주의의 변증법적 유물론, 인류의 진보사상 전체를 승인, 수용하면서 자신들의 구체 역사적 조건, 토양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 발전시킨 북의 사상과 사회를 맑스주의와의 관계 속에서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라 봅니다.
물론 북의 사상과 사회주의 건설의 경험은 북의 구체적 역사적 조건과 토양 속에 나왔지만, 북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론적 교훈도 될 부분도 많습니다.
정치사상의 강조, 당과 지도자, 인민의 단결과 통일성, 생산에서 인민참여와 정치 지도, 사회주의 국가 간의 자주와 선린관계 등이 그것들입니다.

맑스주의와 북의 사상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자본주의 사회를 변화, 개조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입니까?

확고한 변증법적 유물론자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계급사회에서 전투적 유물론자가 되어야 합니다. 계급협조를 철저하게 배격하고 계급모순을 투철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역사의식에 충실해야 합니다. 한 사회의 모순은 역사적 형성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모순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분단극복과 통일의 문제, 변혁의 문제를 우리의 역사적 조건 속에 이해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분열된 운동을 통일시켜 나가야 합니다. 운동을 통일시키고 인민을 통일시키고 분단된 남과 북을 통일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사상을 확고하게 견지, 발전시키면서 그것을 교조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창조적으로 인식, 적용해가야 합니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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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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