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최소한의 염치와 두려움을 모르고 있다

_ 이범주

“법인세 22%로 인하, 종부세는 14억까지 면제”
경제형벌, 상속규제도 완화, “기업 흥 돋구어 투자, 일자리 늘린다”
“한주 40시간, 그 다음 주 60시간 근무 가능케 개편”
“북 시신소각 만행”–“소각추정” 軍, 청와대 지침받고 말 바꿨다.

법인세 내린다. 상속세도 내려서 기업의 혈연에 근거한 상속도 원활케 해주려 한다. 유명무실해진 중대기업 처벌법에 근거한 처벌기준도 완화하고 주택가격 14억까지는 종부세 면제해 준다. 반면 노동자는 한 주에 60시간까지 일을 시켜 먹을 수 있게 된다. 문 정권이 北에 대해 물렁물렁하게 대했다며 북에 대한 적개심을 각성, 강화하려 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거액 빚내서 집 산 서민들의 가계는 기준금리 상승과 천정부지의 물가상승으로 파탄지경. 일찍이 없었던 대규모 경제위기가 예견된다는데 정부는 서민들의 삶을 살뜰하게 보살필 생각은커녕, 어찌하면 부자들의 배를 더 불리고 일하는 사람들을 더 알뜰하게 부려먹을까 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윤은 말했다. “정부가 곧 기업이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

기업이 갖고 가는 돈이 많을수록 노동자들 임금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기업과 노동자들의 이익은, 창출된 잉여가치를 분배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동일하지 않고 심지어 본질적으로 적대적이다. 이런 조건에서 윤정부가 기업의 편에 선 것이다. 반노동 태도를 노골적으로 과감하게 드러냈다.

비록 대한민국이 당초 한 줌 부역세력을 내세워 미국이 만든 나라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75년이라는 적잖은 세월이 흘렀으니 지배세력도 대오각성, 갱신, 갱생하여 인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미국에 대해서는 최소한도 할 말은 하는 정도의 개선은 됐어야 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네. 미국이라면 자동으로 굴종하고 자본가들에게는 온갖 편의를 다 봐주는 반면 노동하는 대다수 인민들에 대해서는 이렇듯 야박하게 군림하니 덩치만 커진 것이지 본질적인 속성은 달라진 게 없다.

문제는 지금의 조건, 즉 ‘분단과 미국에 의한 이남의 지배’가 영속되지는 않으리라는 데 있다. 언제까지 (주되게는) 조선과 미국 사이의 (휴전의 외양을 띤) 전쟁상태와 분단이라는 비정상 상태가 지속될 수는 없을 터. 전쟁은 언젠가는 끝나게 마련이고 분단도 영속될 수는 없다.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인 휴전은 그런대로 팽팽하게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지속된다. 어느 한 편의 힘이 빠지면 휴전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되거나 한쪽이 먹힌다. 미국의 힘이 빠지는가, 조선의 힘이 빠지는가.

휴전을 전제로 굴러가는 국면은 겉으로는 평화로와 보이나 실은 들끓는 마그마 위에 얹혀진 지각처럼 매우 불안한 것이다. 체제경쟁도 피할 수 없다.

험한 꼴 보지 않으려면 자체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당성은 이 체제가 인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느냐 아니면 증오의 대상으로 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이 나라는 배 고프고 아파서 서러워 우는 아이(노동하는 인민들)를 왜 우냐며 사정없이 더 때리고 있다. 이러면서 인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인민들이 언제까지 속아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업(業)을 쌓고 있다. 저들은 최소한의 염치와 두려움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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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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