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중 지부장 단식 18일 차, 해고자의 워낭소리(2018.03.18.)1

고공 단식 농성을 했던 공장 앞 송전탑 자리엔 묘목이 대신하고 있다. 12년도에 어느 정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한문 농성장엔 화단이…….

또 하나의 고공 농성장인 공장 내 굴뚝, 아마도 방지(?) 장치가 있지 않을까싶다. 피부에 먼저 와 닿는 것들은 늘 이런 식인 것 같다.

쌍용자동차의 10년 투쟁이 세상에 남기 흔적은 과연 무얼까. 내 깜냥으로 투쟁의 수준과 성패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 땅에서 노동자의 투쟁이 여전히 가려지는 건, 그저 불편한 구석으로 남는 건, 아닌가란 강한 의구심이다.

솔직히 단식, 오체투지, 고공농성이 싫다. 여전히 보기가 망설여지는 사진폴더들이 있는 이유다. 그리고 다른 방법이 길이 없어 보인다는 건 더 싫고 쓰린 일이다.

거리에 선 자들이 아니 우리는 손과 발이 잘려나가고 화학약품에 눈이 멀고 입마개까지 쓰고 있는 건 아닌가란 이 과장법이 난 부끄럽지 않다.

자신들이 만들었던 2톤의 무게의 철덩어리를 끌고 공장으로 향한 해고자들의 발걸음을 고민한다.

글, 사진: 점좀빼(사진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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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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