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세무민하는 제도권 야당을 믿지 말자! 박근혜 즉각 퇴진과 노동자민중 요구를 병행해 내걸자!
사진: 점좀빼
박근혜 파쇼 권력 타도!
노동자 민중에게 권력을!!
혼란의 시기, 원칙과 기본을 지키자
격변의 시기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정국이다. 박근혜가 3차 대국민 담화로 아직도 완강하게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즉각 퇴진을 거부하고 임기단축이라고 극구 우기며 질서 있는 퇴각을 외치고 있다. 질서 있는 퇴각은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퇴각하는 시늉을 하면서 기회를 틈타 민중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 간교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용도가 다한 박근혜를 비호해 안정적으로 퇴장시키며, 새누리당을 이름만 바꿔 보존하면서 개헌을 매개로 권력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동자 민중에 대한 폭압적 지배질서를 다시 강력하게 복원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질서 있는” 반격 신호가 울리자 친박 비박이 재결집하여 만장일치로 4월 퇴진과 6월 대선이라는 입장을 기습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야당을 길들이는 한편, 이 일정 제시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계속된다면 “그 이후의 시위와 공격은 더 이상 순수한 시민들의 평화적 항의라고 보기 어렵다.”고 악의적인 색깔론을 예고하며 불순한 협박을 일삼고 있다.
기존 야당 제도권 정치 모리배들은 어떤가? 또 다시 우왕좌왕 동요하고 머뭇거리고 혼선을 겪고 있다. 이로써 국회에서 2일 예정이었던 탄핵이 중단되고 9일로 연기됐다.
이러한 혼란한 국면에서 노동자 민중은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이런 상황일수록 주변 상황에 휩쓸러 가지 않기 위해서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기본을 튼튼하게 세워야 한다. 양보할 수 없는 노동자 민중의 당면 요구는 무엇인가? 박근혜의 즉각 퇴진이다. 박근혜 개인 하야가 아니라, 새누리당 해체와 박근혜 부역자들을 단죄하는 것이다. 국회 탄핵일정만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다. 탄핵은 지금 요동치며 빠르게 흘러가는 정치적 시계의 즉각 퇴진 요구와 다르게 너무 길고 먼 과정이며, 박근혜에게 반격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다. 더욱이 믿을 수 없고, 박근혜와 타협을 일삼았던 제도권 야당에게 노동자 민중의 주도성을 넘겨주게 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노동자 민중의 원칙과 기본은 오직 광장과 거리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요구를 내걸고 거대한 항쟁을 계속하는 것이다. 박근혜가 퇴진을 거부하면 민중의 힘으로 타도하고, 야당이 박근혜와 새누리와 타협하거나 민중의 요구를 거부하면 야당도 제쳐 버리고 중단 없는 투쟁을 하는 것이다. 박근혜 권력의 즉각 퇴진과 함께 지금 우리가 병행해야 하는 또 하나의 요구는 무엇인가?
광장의 준이중권력을 접고
무기력한 유권자로 해체될 수는 없다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박근혜 퇴진을 위해 싸운다. 그런데 박근혜 개인만 물러가면 끝나는 싸움인가? 박근혜가 물러가고 대선으로 정권교체하면 끝인가? 절대 아니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그 농단 하에서 자행됐던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조치가 원상회복되고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전면 쟁취해야 한다. 박근혜가 권력에서 내려왔는데 박근혜의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정책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 되는 것이다.
1단계 박근혜 즉각 퇴진 요구와 함께 2단계 박근혜 퇴진 이후를 준비하여 투쟁해 나가야 한다. 박근혜가 물러가고 과도내각이 서면 그 과도내각은 대선 일정 준비와 질서회복을 명분으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통제하고 탄압하려 할 것이다.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화려한 공약을 내세울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당면 요구는 전부 집권 이후로 기약없이 미뤄질 것이다. 현재 광장은 박근혜를 실질적으로 퇴진을 압박하는 물리적 힘이고 집단적 지성이며 국회 제도권의 동요와 혼란을 견제하고 압력을 가하는 준이중권력이다. 이 준이중권력을 실제적인 이중권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집권 이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폐기되는 것을 믿고 광장과 거리의 준이중권력을 해산할 수는 없다. 광장권력을 접고 무력한 유권자 개인으로 해체돼서 표 찍는 기계가 될 수는 없다.
미국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우리는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그곳의 카운터 파트와 매일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국회는 박근혜 최후의 피난처다 노동자계급이 박근혜 타도 투쟁과 민주주의 투쟁을 주도하자!!>, 11월 30일)는 한겨레신문 기사를 인용하며 미국의 의도를 폭로했다.
외교적으로 포장된 이 말의 속뜻은 무엇이고 그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우선 미국이 오만방자하게도 한국의 내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해방 이후부터 4.19항쟁 이후 권력재편, 광주학살, 6월 항쟁 이후 군사정권 연장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고비 고비마다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개입해 왔다. 이번 투쟁에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노골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매일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듯, 박근혜와 새누리당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책회의를 했다. 박근혜의 질서 있는 퇴각 지침 배후에는 미국 정부의 명을 받은 주한 미국 대사관의 은밀한 요구가 있었을 것이다.
미국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이 했다는 “한국의 안전과 동맹에 대한 우리의 방위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무슨 의미인가? 이 말을 듣고 “미국이 우리를 버리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식민지’ 노예정신에 찌들어 있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 말은 박근혜가 내려오고 누가 권력을 잡든 한미동맹과 방위약속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이 말이 만들어낼 현실은 한국에서 누가 권력자가 되든 상관없이 한반도에서 전쟁 침략책동이 계속되며 한반도는 끊임없이 전쟁 위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요구에 의해 주둔비용 인상과 미국 군사무기 구매 강요가 계속 이어지고 각종 군사, 경제협정이 강요될 것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하야 관련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거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변함없이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박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당할 경우 사드 배치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美국방부, 박대통령 거취 사드영향 질문에 “변함없이 계속 추진”, 연합뉴스, 2016/11/30)
박근혜가 내려 와도 사드는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의해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또 미국은 박근혜 하야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동맹” 관계를 지속하고 강화할 수 있는 권력을 창출해내겠다는 것이며, 새로운 권력에 이 “확고한 동맹”의 지속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확고한” 한미동맹의 실체는 한국 내정에의 “확고한 개입”과 전쟁 책동과 전쟁위협의 “확고한 계속”, 사드의 계속 추진 같은 반민중적 조치의 “확고한 유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 앞에서 청와대로 향해 가면서 우리는 바로 옆의 주한미국 대사관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노동자 민중의 요구다
이 요구에 대한 당신들의 입장이 무엇인가?
이처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권력과도 싸워야 하지만 박근혜 개인의 거취와 상관없이 이 반민중적인 체제를 굴리는 배후 체제의 시스템하고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미제국주의와 주한미군, 국정원, 검경, 전경련과 재벌, 재벌을 이 사회의 실질적 지배자로 만드는 착취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대변인의 말과 관련해서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또 무엇인가? 박근혜가 하야하고 차기 대선에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제도권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선명한 입장을 내세우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든, 새 권력자의 면모와 상관없이 미국의 요구가 우선적으로 관철된다는 것이다. “자주국방”에 대한 노무현의 시원한 연설과 상관없이 미군은 이 땅에 진주하며 노무현 정권으로 하여금 평택기지의 안정적 이전을 위해 자국민에게 군과 경찰이 야만적 진압을 하도록 했다. 또한 김선일 씨 참수 사건처럼 미국 압력에 의해 파병이 이루어지고 자국민이 죽어나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 갔다”고 말했던 것처럼, 삼성, 현대 같은 재벌의 요구에 의해 권력이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며 노동법이 개악되고 반노동자 조치가 취해지도록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저들 제도권 정치인들의 화려한 입담과 선동, 공허한 약속에 휩쓸리지 말고 현실적이고 냉철한 정치적 인식을 해야 한다. 권력을 잡고 또 다시 제도권 정치인들은 개인의 선의 여부와 상관없이, 쌈빡한 정책과 상관없이 이러한 권력 배후의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게 될 것이다. 정치는 금권정치에 의해 조종될 것이다. 법은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게 될 것이다. 언론은 권력과 자본을 위한 매문지가 될 것이다. 3권 분립은 허울뿐 사법부와 입법부는 권력에 종속될 것이다. 결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 재벌로 수렴되면서 민주공화제는 껍데기만 남고 실상은 재벌공화국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대한미국이 될 것이다.
박근혜와 더불어 구악의 근원인 이러한 시스템을 청산해야 한다. 이 투쟁은 박근혜 퇴진으로부터 무엇을 통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는 무력한 개인, 수동적인 유권자가 아니라, 오직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각성과 거대한 힘이 요구되고 있다. 이 힘의 정치적 성과와 조직적 집결체인 혁명적 전투정당의 건설과 이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 민중권력 쟁취를 향한 중단 없는 투쟁이 필요하다. 이때만이 노동자 민중은 자본가 정치인들, 제도권 정당에 대한 희망과 배반, 실망과 분노, 무력감과 패배주의, 정치적 기권과 냉소라는 무한반복을 청산하고 진정한 정치적 주체,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현실 인식 속에서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요구와 함께 다음과 같은 당면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싸워야 한다.
민중 요구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살인 책임자 처벌 및 농민생존권 보장
○제주 해군기지 전면 폐지, 밀양송전탑 폐지, 고리, 월성 원전 폐기
노동자 요구
○공무원, 전교조 등의 노동3권 전면 보장
○퇴출제-성과연봉제, 기간제 등 노동악법 도입 중단
복수노조 관련 악법 조항 철폐 및 필수유지업무, 대체인력 투입 조항 폐지와 파업권 보장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
○개악된 연금제도 전면 폐기 및 퇴직노동자 생활임금 보장되는 연금 개혁
○실업자 실업 수당 기간 대폭 연장 및 실업 수당 대폭 인상
○퇴직자 수만큼 정규직으로 청년 의무고용제 실시
○실노동시간 단축 및 야간노동 철폐
(야간 필수 작업장은 3시간 이내로 노동 제한)
○장기 투쟁 사업장 현안 문제 해결
민주주의 요구
○국정원 해체 및 국가보안법 철폐
○한상균, 이석기, 이병진 등 양심수 전원 석방 및 손해배상과 명예회복
평화 요구
○사드 배치 전면 철회
○한미군사 훈련 중단 및 평화협정 체결
재벌 단죄 요구
○최순실 농단 및 비리 재벌 구속, 재산 몰수 및 경영권 박탈, 불법탈법 경영 세습 폐지
이러한 요구는 최소한의 요구로 각 노동자 민중 진영의 요구에 따라 추가되고 풍부해질 수 있다. 이 요구는 현재 이 사회의 (생산력) 발전수준에서 충분하게 수용될 수 있는 요구다. 각 당, 정치세력,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유력 정치인들에게 이 요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물어야 한다. 이 요구를 거부하거나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면 그가 누구이든, 그 세력이 누구이든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이다. 가짜 민주주의자다. 가짜 민주세력이다.
최태민-최순실만 혹세무민(세상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세상을 어지럽힘)했던 게 아니다. 노동자 민중의 당면 요구에는 침묵하며 박근혜 퇴진 이후 권력을 잡아 보겠다고 민중을 속이는 거짓말쟁이들도 혹세무민하는 권력 선동꾼들이다.
혹세무민하는 가짜들을 빼고 이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내걸고 투쟁하는 진보세력, 민주주의 세력, 급진파 세력들이 투쟁 속에서 민중의 검증과 신뢰,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노동자 민중의 자주적 권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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