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가폭력 시효를 없앤다면서 현재의 국가폭력 온상인 국가보안법을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기자회견문]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4.3관련해  “(제주 4.3 사건은) 대규모 국가폭력의 첫 출발점 같은 사건이고 그래서 (제주도는) 가장 오랫동안 고통받았던 곳”이라며 “제주 4.3, 광주 5.18, 재작년 12.3 사태와 같은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고민한 결과,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시효를 없애는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한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 평생 쫓아다니면서 추적·조사·수사하고 처벌한다. 그래서 좀 두려워하게 해야 한다. 공직자들이 역사와 국민, 국가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해야겠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민·형사상 시효제도 폐지 약속에 대해 적극 지지하고 환영합니다.
국가폭력이 사적 폭력 보다 극단적으로 위험한 것은 그것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그 피해가 막심하며 희생자들의 수도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가폭력은 한 번의 폭력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됩니다. 국가폭력은 대개 민중의 진보적인 요구와 열망을 짓밟기 위해 행해지기 때문에 불의하며 반동적입니다.
추모와 정신계승을 운운하며 제주 4.3 78주년을 맞이하는 지금도 ‘사건’이라 불리며 역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와 민중에 대한 또다른 폭력입니다.
화산도 저자 김석범선생은 제주4.3이  “기억이 말살당한 곳에는 역사가 없다.”고 했습니다. 제주 4.3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국가에 의해 “말살” 당했습니다. 제주4.3 살육의 가해자인 국가가 그 기억조차도 말살하는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석범 선생은 제주 “내외 침공자에 대한 정의의 방어 항쟁”이라고 그 성격을 규정했습니다. 내의 침공자들은 이승만 주구들이었습니다. 이승만은 누구를 따르는 주구였습니까? 바로 미군정이었습니다. 미군정은 제주4.3에 대한 외부의 침공자입니다. 이렇게 외세를 등에 업은 국내의 권력이 민중을 집단 학살한 것입니다.
갑오농민 전쟁에서 내외 침공자들에 의해 항쟁 농민들이 집단 학살당한 것처럼, 제주에서도 내외 침공자들이 민중을 학살하고 1980년 광주에서도 내외 침공자들이 민중을 집단학살 하면서 내외 침공자들에 의한 국가폭력은 계속되었습니다.
제주4.3이 정의의 방어전쟁인 것은 일제로부터 해방 이후에 민중의 자치위원회를 해체시키고 이승만 주구를 내세워 단독정부ㆍ단독선거를 통해 분단을 획책하고 생존권을 위협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맞서는 항거였기 때문입니다.
제주4.3의 국가폭력은 여순항쟁을 낳았습니다.
제주를 진압하라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여수주둔 14연대의 항쟁으로 촉발된 민중의 대대적 항쟁이 바로 여순항쟁이었습니다.
여순항쟁은 동족상쟁 절대반대, 미군철수, 자주통일의 요구를 내걸고  싸웠습니다. 동족상쟁 절대반대를 내걸고 싸웠던 여순정신이 온전하게 계승되었다면 계엄군의 광주학살도 없었을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은 국가폭력의 한 가운데서 제정됐습니다

2026년은 국가보안법 제정 78주년이기도 합니다.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 벌인 최초의 집단학살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여순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아직도 꺼지지 않는 제주4.3항쟁과 전국적인 민중의 저항을 짓밟기 위해 여순항쟁 진압 이후인 1948년 12월 1일 법률 제10호로 제정 및 공포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내외 침공자들의 권력를 안정적으로 하며 민중의 저항을 짓밟기 위한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은 백색테러 국가폭력법입니다. 기억을 강제 말살시킨 주범도 국가보안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을 내세운 국가폭력은 외부의 적, 즉 북을 적으로 규정하여 내부 민중을 통제ㆍ압살하는 반공법, 이었습니다. 반공법은 반민족법이자 분단법이자 전쟁법, 반민주법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1958년 조봉암 진보당 당수 사법살해, 조용수 민족일보사건,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1969년 동백림 사건, 1973년 간첩누명을 쓰고 조사중 의문사한 최종길 서울대 교수 사건,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77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1980년 진도간첩단 사건,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2013년 알오내란조작사건, 2014년 진보당해체, 2024년 윤석열 내란사건까지 국가폭력의 가능케한 주범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고문과 증거조작을 통한 국가보안법 조작사건이 100건이 넘습니다. 국가폭력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국가폭력을 근절하고 시효를 없애는 법률을 제정한다면서 정작 시퍼렇게 살아 지금도 국가폭력을 자행하는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지 않는다면 국가폭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1980년 진도간첩단 사건으로 고문조작을 당하고 18년 형을 산 석달윤 선생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9년 6월 형을 선고 받고 수감돼 있는 석권호 국가보안법 사건은 국가가 한 가정의 삶을 얼마나 잔인하게 짓밟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4.3 사건과 같은 국가폭력범죄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여러 가지 필요한 장치들이 있다”면서도 정작 그 장치들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위력적 장치가 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대화된 남북관계 개선을 말하며 “바늘 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면서도 북을 적으로 간주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음으로써 숨구멍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과거 국가폭력 시효를 없앤다면서 현재의 국가폭력을 용인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제주4.3 78주년을 며칠 앞둔 2026년 3월 31일 우리는 국가폭력 근절의 가장 효과적이고 위력적인 방책이 당장 국가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구속자들, 피의자들을 전원 석방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즉각 원상 회복하라!

석권호ㆍ이정훈ㆍ김영수ㆍ하연호ㆍ윤태영ㆍ박응룡ㆍ박승실 등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을 전원 즉각 석방하라!

국가보안법 수사ㆍ기소를 당장 중단하라!

인권유린ㆍ민주유린 국가보안법 철폐하라!

국가폭력 간첩조작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2026년 3월 31일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권호 석방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이 기사를 총 3번 보았습니다.

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