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게 러시아의 제국주의성을 증명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이라고 미국의 자칭 맑스레닌주의 조직이 있다. 폴리트슈트름 국제조직(Politsturm International)도 있다. 이 조직이 최근에 “러시아는 제국주의인가?”(Is Russia Imperialist?, 2022년 6월 17일) 라는 글을 발표했다.
https://us.politsturm.com/is-russia-imperialist/
국내에서도 맑스레닌주의를 자처하는 세력 중에서 이 글에 주목하고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나서고 있다. 제목의 늬앙스와 다르게 이 글은 러시아가 왜 제국주의 국가인지를 집요하게 증명하려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글은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대한 왜곡이자 현실 분석에 있어서 태만하고 역사적 관점이 없으며 경제주의적 관점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종파주의적이다.
가령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입증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러시아연방의 군사행동이나 마두로 정부에 대한 지원은 값싼 석유를 위한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파시즘에 대한 투쟁’은 제품 시장, 값싼 노동력,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하층토 개발 가능성을 둘러싼 투쟁이다.”
2011년부터 나토와 서방 제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시리아 전쟁은 시리아 영토를 파괴하고 수십만의 사망자와 1100만의 난민을 만드는 국제적 참극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리비아에 이어 시리아에 내란을 조장하고 레짐체인지(정권교체)를 하려는 나토와 미제의 행태가 제국주의인가?
그것에 맞서 동맹국 시리아의 요청에 의해 시리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게 러시아의 제국주의 근거인가?
과연 러시아가 시리아를 지원한 대가로 영토를 할양 받았는가? 이권과 특혜를 취했는가? 아니면 시리아의 내정에 개입했는가? 설사 미제와 나토 제국주의를 시리아 침략 기도에 맞서 시리아를 지원한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혜택을 얻은 게 있다면, 그것은 러시아의 희생의 대가로 정당한 것이지 부당한 행위고 이것을 제국주의 행태로 간주할 수 있는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를 제재하고 레짐체인지 하려는 미제와 서방제국주의야말로 악랄하게 제국주의 행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실제 후안 과이도를 내세워 쿠데타를 배후조종하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를 지지하고 미제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제국주의 행태인가? 또한 베네수엘라 석유를 값싸게 구입한 것이 제국주의의 실례라고 할 수 있는가? 러시아야 석유가 풍부한데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마도로 정부를 지원한다는 분석도 구체적인 정치적 분석이 빠진 일면적인 분석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2차 대전 이전부터 반파쇼 대조국전쟁 전부터 잉태된 파시즘이나 현재 서방의 지원을 받고 레짐체인지와 돈바스 학살에 가담한 네오파시즘, 나토의 동진정책, 민스크협정파기, 젤렌스키의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어 사용 금지와 러시아 제재 도발 같은 구체적이고 역사적 분석 없이 그저 태만하게, 경제주의적으로 원료 노동력 시장을 위한 전쟁으로 분석할 수 있는가?
마찬가지로 위 글은 러시아의 조선과의 경제교류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제국주의라는 근거로 삼고 있다.
“러시아 철도는 북한의 철도 인프라 현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도 과연 미제와 나토의 조선에 대한 고립말살책, 제재가 제국주의 행태지 그걸 반대해서 철도 인프라투자를 하는 게 제국주의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게 제국주의라면 러시아가 이런 투자로 막대한 이권을 차지한다든가 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한다든가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자주성을 생명으로 하는 조선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면 추호라도 용인하겠는가? 러시아가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조선과 경제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칭찬을 받을 일이고 진보적인 일 아닌가?
미국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은 다음 근거를 들어 중국에 대해서도 국가독점자본주의(제국주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독점 부르주아지가 앞으로 세계의 중심 세력을 대신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맹렬한 발전과 자본의 급속한 축적으로 인해 중국 부르주아지는 점점 더 많은 새로운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중국 자본의 증가하는 식욕은 소수의 종속 국가로 만족할 수 없다. 중국 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
해외 자본 투자 자체가 제국주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미국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은 러시아의 해외 자본 투자가 31위라는 근거로 제국주의임을 밝히기 위해 다음과 같은 도표를 들고 나오고 있다.
위 도표대로라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2위의 제국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더욱이 미국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은 러시아가 주요 해외 채권국이라는 근거로 다음 도표를 사용하는데 이 표대로라면, 러시아도 물론이지만, 중국은 일본, 독일, 영국 보다 앞선 해외 채권국이다. 과연 이를 근거로 러시아와 중국이 제국주의라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가?
미제의 자본투자는 (신)식민지 나라에서 그 반대급부로 초과이윤을 비롯한 막대한 경제적 이권과 특권, 정권교체, 쿠데타 지원, 정치적 지배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중국의 일대일로가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본투자 대가로 내정간섭을 한다든가 레짐체인지를 기도한다든가 (신)식민지로 삼는다던가 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저 글은 러시아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독립을 주장한 것은 왜 사례로 들지 않는가?
미국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은 또한 다음과 같이 카자흐스탄 사태에 개입한 사례를 근거로 러시아를 제국주의 근거로 삼는다.
“2022년 1월 카자흐스탄에서 일어난 시위 동안 러시아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국가들은 제한된 파병대를 그곳에 파견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 사태에 대해서는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아래와 같이 “실패한 ‘색깔혁명’”이라고 분석하며 “러시아와 집단안보조약기구 참여 국가들이 신속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의 중부아시아에서의 사악한 색깔혁명을 무위로 돌아가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https://thecommunists.org/2022/03/12/news/kazakhstan-failed-colour-revolution/
미국의 비열한 음모가 지금은 진압되었지만, 오래 참았던 카자흐인들의 진정한 불만은 사회주의 경제가 한때 자랑스러웠던 땅으로 회복될 때까지 의미 있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만 제국주의자들의 중앙아시아 ‘거대한 게임(great game)’에 따르는 끝없는 간섭에서 조국을 해방하고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위 원글 사진에 첨부된 주) |
“Nord Stream-2를 위한 미국에 대한 러시아연방의 투쟁은 탄화수소 자원 시장을 위한 투쟁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러시아의 독일과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봉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독일도 이 사업 중단을 발표한 바가 있다. 그러나 이 전쟁 이전에도 미국은 호시탐탐 노르트스트림2 개통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노르트스트림 2가 개통하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심각해지고, 이는 곧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뒤를 이어 들어선 조 바이든 정부도 노르트스트림2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동맹과 단합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7월 독일의 입장을 수용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이렇게 입장을 바꾼 건 이미 공사가 거의 다 완공 상태였기 때문에 되돌리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미국 정부는 노르트스트림 2가 우크라이나 등 주변국을 압박하는 데 악용될 경우 제재하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박영서 기자, [뉴스 따라잡기]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voakorea, 2022.2.11.)
러시아가 독일과 천연가스관을 직접 개설하여 천연가스를 공급하려는 시도는 제국주의 행태와 전혀 상관이 없는 러시아와 독일의 자결권에 해당하는 일이다. 이 사업이 다른 나라의 자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도 아니다. 또한 미국의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 방해에 맞서 이 사업을 지속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국제적으로도 정당한 것이다. 이를 근거로 러시아를 제국주의로 규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사업에서 노르트스트림2 개통을 막으려고 하는 미국의 간섭정책이야말로 제국주의 행태다.
미국 폴리트슈투름(Politsturm)은 “제국주의의 극단적인 형태는 전쟁으로 금융과두제가 영토를 합병하여 민족자주와 자급자족의 원칙을 저해한다”라고 하고 있다. 이 행태는 바로 국산복합체를 내세워 전 세계에서 전쟁을 자행하며 다른 나라의 자결권을 없애는 가장 흉폭한 미제국주의의 사례가 아닌가? 민족자주와 자급자족의 원칙을 스스로 저버리고 미제와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주구가 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권 아닌가?
러시아와 중국을 제국주의로 규정하는 분석은 논리적 모순도 그렇거니와 실천적으로도 미제와 나토, 이스라엘 등 서방 제국주의와의 분쟁에서 기회주의적 양비론으로 일관하면서 그를 통해 궁극적으로 제국주의의 이해에 봉사하게 된다.
도대체 집요하게 러시아가 제국주의라는 성격 규정으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1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의 제국주의론 분석을 구체적 현실 분석 없이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도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쟁이니 양자의 패배를 주장할 것인가? 지금 당장 러시아의 철군을 주장할 것인가? 그럼 이 철군으로부터 당장 이익을 볼 세력들은 누구인가? 돈바스의 자결권은 누가 보장해줄 것인가? 미제와 젤렌스키 정권, 신나찌들이 그럴 것인가? 지금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 종식을 막고 우크라이나를 영구적인 전쟁터로 만들려 기도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미제를 위시로 한 서방 제국주의 국가와 자국민의 끝없는 희생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방의 개가 된 젤렌스키 아닌가?
북핵 양비론이 미제의 핵독점 전략에 봉사하듯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비론은 결국 미제와 서방제국주의 이해에 봉사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내적으로 조선혐오, 중국혐오, 러시아혐오증은 미제와 서방제국주의의 프로파간다의 일환으로 조장되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이데올로기적 혐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전 세계적 패권공세의 일환이기도 하다. 제국주의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국주의성을 근거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자신들이 저질러 왔던 (신)식민지적 약탈과 학살과 전쟁과 파괴, 내정간섭과 자결권 파괴를 물타기 하고 은폐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국주의 자신들의 행보를 중국과 러시아에 전가하고 정당화 하려 하고 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 대만을 비롯한 동북아와 남중국해, 한반도(조선반도)에서 미제와 중국, 일본제국주의와 러시아의 분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만과 한국의 정권은 젤렌스키 같은 미제의 충실한 주구로서 이 전쟁을 촉발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양비론이 아니라, 미제를 위시로 한 서방제국주의, 미일한 전쟁동맹에 맞서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반대하며 싸우는 것이 우리의 실천적 과제가 아니겠는가?
미제 중심의 일극체제의 약화를 위해 투쟁하는 게 우리의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정권이 일방적으로 조장된 러시아 적대감과 우크라이나에 군사물자를 보내고 중국혐오와 미제의 기도에 부응하여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인도・태평양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안보대화’ 같은 동아시아판 나토에 참가하려는 것을 파탄시켜야 하지 않는가?
우크라이나 제국주의자들과 그에 영합하는 언론들의 일방적인 프로파간다에 맞서 균형적 인식, 진실을 위해 이데올로기적으로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러시아가 제국주의라는 인식은 인식상 오류이고, 실천적으로는 유해하다. 이러한 기회주의 사상이 유포되는 것을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 노/정/협
《민족과 계급》
알라딘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94647467
이 책은 이런 역사적 과정에서 맑스-레닌주의자가 변혁과 통일운동에 복무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화두와 같은 책이다. 형식에서는 특정 인물과 단체에서 세상에 내놓은 논평과 입장에 대한 비판을 취하고 있으나, 내용에서는 기간 한국사회 진보진영 내에서 갈등과 분열을 낳았던 계급문제와 민족문제,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관점과 입장, 그 가운데 북에 대한 관점과 입장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변혁과 통일운동에 있어서 일면적 정세 인식을 극복하고 좌·우경적 편향을 극복할 것을 주문한다.
제국주의가 전 세계 도처에서 벌여놓은 야만적 행위에 대해 맑스-레닌주의의 원칙에 입각하고, 사건의 본질과 역사성을 염두에 두어 파악하지 않는다면, 결국 제국주의가 조성한 악선전에 동조 또는 놀아나게 될 뿐이라는 것을 경고한다. 또한, 현실사회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정세관점이 도달하는 종착역은 [제국주의자들의 이해에 복무], [제국주의의 벗] 이라는 점을 강조한다.(추천사 중에서)
예스24
http://m.yes24.com/Goods/Detail/109366178
이 책은 종횡무진 혁명을 향해 전진하는 기관차입니다. ‘진리’의 깃발을 펄럭이며 사방팔방 펼쳐진 논쟁의 난바다를 거침없이 항해하는 논객을 마주하는 기쁨이 큽니다. 그의 글은 마치 꽁꽁 언 북극해를 자유자재로 가로지르는 쇄빙선(碎氷船)처럼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함께 탑승한 맑스, 엥겔스, 레닌 등 위대한 사회주의 창시자들이 가리키는 혁명의 나침반이,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합법칙적 경로와 필연이 글 속에 혁명적 낙관주의를 생산합니다.
저자의 노동자계급으로서의 탐구와 새로운 시각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제공합니다. 유물론과 과학적 사회주의를 향한 저자의 ‘개방적 성취’가 우리에게 엄중한 시각 교정을 요청하고 있으며, 그의 정치경제학이 새로운 세상의 자장 안에서 자유롭게 춤을 춥니다.(추천사 중에서)
이 기사를 총 491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