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민중총궐기에 부쳐 _ 한국사회 모순을 통찰하고 정치적 분열과 지체원인을 인식하여 해방으로 나아가자!
* 이 글은 [전선 138호 1-2]에도 같이 실렸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와 거짓말로 점철된 문재인 집권 5년
2016년 촛불투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이재용 같은 삼성 재벌총수를 구속시켰다. 그러나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집권한 문재인 정권 5년 여 동안 박근혜 때 비해서 노동자 민중의 삶이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통계판을 두고 일자리문제를 매일 점검하겠노라고 했지만, 2015년 첫 집계 당시 363만4000명이었던 ‘사실상 실업자’ 수는 2021년 상반기 말 491만6000명으로 불안정 노동자들이 최대로 늘어나고 있다. 2021년 청년 체감실업률인 공식 통계로도 26%를 상회한다고 하니, 청년들 태반이 백수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소득주도 성장을 약속했는데, 소득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반적으로 삭감되어 2019년 명목 임금인상률은 3.4%, 2020년 1.1%, 2021년은 4.3%로 실질임금은 삭감되거나 정체 상태다.
문재인 정권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언했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을 줬다 뺐었으며, 2020년은 2.9% 2021년은 1.5%인상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도 적용 최저임금 역시 시간급 9,160원(인상률 5.05%)로 191만4천원으로 200만원이 안 된다.
문재인 정권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했지만, 기간제의 무기계약직·공무직 전환과 간접고용의 자회사 중심 전환으로 저임금 차별구조의 짝퉁 정규직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엔 비정규직 노동자가 64만 명으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이제 공식 848만여 명, 비공식 1,100만 명에 달한다. 정년 이후 다시 일자리를 찾은 노년 노동자들 태반은 저임금 시간제 비정규직이다.
문재인 정권은 죽음의 일터를 안전한 일터로 바꾸겠다고 약속했지만, “발전 5사의 정비업무를 민간 확대, 철도 사유화 및 외주화 시도, 대형병원 외주화 시도, 자동차산업 외주화 확대 등 전 산업 차원의 외주화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청년 노동자 김용균의 산재사망 이후 피해자 가족들과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세지자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되고,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 적용으로 미뤄졌다. 게다가 시행령으로 누더기법이 되어 버리면서 살인기업들은 일터에서 살인면죄부를 부여받았고 노동자들의 참담한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광주 화정동에서는 건설 중인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해 6명의 노동자가 희생됐다. 여전히 한 해 600여 명의 건설노동자들은 끼여 죽고 떨어져 죽고 깔려 죽는다. 심지어 실습생을 포함한 청소년, 청년 노동자들의 끔찍한 일련의 죽음도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라는 공약을 내걸고 푸드플랜, 농토피아, 농촌그린뉴딜 등 화려한 농촌발전 전략을 제시했지만(혹은 그 제시의 결과로), 수입농산물 개방 확대로 국내 식량 자급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또한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늘어나는 투기화로 농가인구가 감소해 2016년 249만6,000명에서 2019년 224만5,000명으로 3년간 약 10% 감소했다. 반면 태양광으로 대규모 간척지를 비롯해 농지가 사라지고 산지 태양광과 모두베기 벌목으로 산림은 황폐해졌다.
문재인 정권은 소상공인들 보호를 약속했지만, 2017년 폐업을 하려는 자영업자가 2,918건에서 2020년에는 2만5,410건으로 8.7배 급증했다. 2021년에는 매월 1만9700명, 총 23만 명이 폐업했다. 길거리를 가다 보면 여기저기 빈상가가 널려 있다.
문재인 정권은 주택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25차례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으나 2021년에는 전세가를 포함하여 아파트가가 2배로 폭등하였다.
문재인 정권은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을 했으나 임기 내내 진상규명을 회피하고 있고 8주기를 앞둔 희생자 가족들은 여전히 세월호 침몰의 진짜원인은 무엇이냐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사드배치를 반대한다고 했지만 수십 차례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탄압하며 사드발사대를 추가 도입하고 사드완성으로 나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을 약속하고 실제 4.27판문점 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을 합의했지만 미국 눈치를 보며 제 손으로 합의서를 찢어버렸다.
문재인 정권은 사면권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대범죄자 이재용을 사면하고 경영권 승계자로 공인해줬으며, 마침내 박근혜까지 석방시켜줬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2년 구형을 받으며 구속 위기에 내몰려 있다.
문재인 정권은 사법적폐를 청산한다고 했으나 기소된 사법 농단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죄가 확정됐거나 하급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법적 면죄부를 받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약속했던 진보적 정책 중 실현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단군 이래 최대의 성군”이라는 문재인의 집권 5년은 단군 이래 최대 사기와 거짓말로 점철된 시기였다.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 다를 게 있는가?
이러한 모든 반노동 반민중 정책들이 다 코로나 때문인가? 코로나 때문에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사드를 배치하는가? 코로나 때문에 외주화가 늘어나고 비정규직이 확대되는가? 코로나 때문에 노동자들이 중대재해로 죽어나가는가? 코로나 때문에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로 낮아지는가? 코로나로 인해 실업과 파산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되다가 코로나 이후에 더 가속화된 것들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방역을 핑계로 기본권을 억누르면서 반민중적 정책을 계속해왔다.
도대체 박근혜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뒤 적폐청산을 외치며 들어선 문재인 정권이 다른 게 무엇이 있는가?
극우적 사고의 망언 제조자 윤석열은 연일 반노동적 반민중적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그 망언들을 연일 비난하면서도 그 망언들을 현실에서 구현하고 있다.
최근 북에 대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한 윤석열에 대해 민주당은 호전론자, 전쟁광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전론자, 전쟁광 윤석열에 비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평화의 사도라도 되는 줄 아는가? 참수 부대 운용과 킬체인, 전략포격타격은 과연 평화의 사도가 할 짓인가? 문재인 정권은 2017년 40조 원이었던 국방예산을 5년 동안 36.9%나 증액시켜 2022년도 국방예산으로 55조2277억 원으로 역대급으로 증강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문재인 정권은 2022~26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5년 후에는 70조 원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여 5년간 무려 315조 원에 달하는 예산이 국방비로 사용된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 9월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직후인 10월 1일 국군의 날에는 F-35A 스텔스기, SLBM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등을 동원한 합동상륙훈련을 진행하고 이어 11월 1일부터 5일간 한미 양국의 전투기 200여 대를 동원한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진행했다.
윤석열이 대놓고 호전론적, 전쟁광적인 망동을 계속하고 있다면, 문재인 정권은 앞에서는 평화를 말하면서 뒤로는 호전적인 전쟁광적 망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재명은 중도층을 잡는다는 미명 하에 ‘대동세상 억강부약’ 구호를 슬그머니 내렸다. 이재명은 노동정책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아예 싹수가 노랗다. 노동존중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 진보정책을 내세웠다가 팽개친 문재인에 비해 출발부터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은 이미 배치된 사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정권연장 이후에 문재인 정권 시즌2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는 4차 산업혁명처럼 무인화, 합리화를 가속화 하여 실업문제를 가속화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재명이 문재인 시즌2를 예고하고 있다면 윤석열은 박근혜 시즌2를 예고하고 있다. 정권연장이든 정권교체든 달라질 것이 전혀 없다.
이 땅에 뿌리 내린 친미 반공 양당지배 체제를 분쇄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쯤에서 반복되는 정치적 경험을 되살려 보고, 사고력을 총발동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의문을 품어봐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자성, 반민중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들은 근본적인 차이가 없이 반노동, 반민중 정책으로 일관하는가? 단순하게 의지가 없어서 그런가? 물론 문재인 정권이 진보적 정책추진에 의지가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인식으로는 문재인 정권의 본질적 성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에 따라 통치자가 바뀌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헛된 기대와 환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자성, 반민중성은 민주당이라는 정치세력이 가지는 근본한계로부터 오는 필연적인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을 외쳤다. 그런데 적폐는 이 사회의 구조적, 역사적 모순을 말한다. 이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로 노동자와 자본가가 대립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이 사회는 미제가 점령군으로 등장한 이래 정치, 군사, 경제, 문화, 종교, 교육, 의식 등 전 영역에 압도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 사회는 분단사회로 친미반공주의 사회다. 이것이 이 사회의 역사적 모순이다. 구조적 모순과 역사적 모순은 중첩되어 있다.
불평등, 양극화는 자본지배의 결과이다. 노동자 삶이 악화된 것은 착취가 심화된 결과이며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자본주의 실업문제가 악화된 때문이다. 자영업자 파산이 늘어난 것은 해고되고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들이 자영업으로 뛰어들어 을들의 경쟁이 격화된 결과이며, 그 배후에는 골목상권까지 침투해 자영업자들을 파산으로 내모는 최고의 갑인 재벌들이 있다.
문재인 정권은 민주당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구조적, 역사적 모순을 해결할 의지도, 정책도, 전망도 없었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은 그 구조적, 역사적 모순에 깊게 뿌리를 내린 채 그 모순들을 해결하겠노라는 자기모순적 행태를 지속했다. 문재인 정권은 노동존중을 외치면서도 노동악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재벌의 착취와 지배를 옹호했다. 문재인 정권은 국정원, 사법기구, 관료기구를 그대로 둔 채 권력구조 혁신을 외쳤다. 문재인 정권은 조중동, 종편 등을 그대로 나둔 채 언론개혁을 외쳤다. 문재인 정권은 미국 눈치를 보며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미국의 요구에 의해 남북관계를 파탄 냈다. 문재인 정권은 정전협정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외국 군대를 그대로 둔 채, 종전선언을 제안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어도 주한미군은 그대로 주둔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평화를 입에 담으면서도 한미(일)전쟁 동맹을 확고하게 숭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재인 정권의 일련의 기만적 말 뒤집기, 우리 삶의 고통이 가중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현상들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 내내 벌어진 일들이었다. 그로 인해 박근혜 정권 때의 민중총궐기를 5년 만에 다시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5년 만에 민중총궐기를 한다는 것은 정권 임기가 다 끝나는 5년만에야 민중총궐기에 나서게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전국적인 반격들이 5년 만에야 열리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 반민중적 폭정들이 거리낌 없이 자행되었던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배신감, 이럴 줄 몰랐다는 한탄은 처음부터 이 정권의 본질을 인식 못해 제대로 저항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고 나서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정책을 지속하는 데에도 적폐청산을 이유로 이 정권과 정권의 실정을 옹호하며 권력 바깥에 있는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만을 규탄하는 것은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노동자의 자주적, 변혁적 정치세력화 전망을 민주당의 날개 밑으로 밀어 넣어 오늘날 다시 민주당 대선주자에게 기대를 품게 하는 정치적 후퇴상을 초래했다.
양당지배 체제는 바로 자본의 착취와 억압을 영속화하는 정치적 담합구도를 의미한다. 이 양당지배 체제 하에서는 누가되든 불평등, 양극화가 계속된다. 국민 민주 양당지배는 해방 이후부터 이 땅에 이식된 통치체제이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실은 반공 친미체제로 분단을 영속화 하고 있다. 양당지배 체제는 선거로 세상이 변화할 것이라는 선거 환상론을 유포하고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노예화를 지속시킨다. 이 양당체제를 깨고 정치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노예화와 지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진보 진영의 분열은 한국사회의 양당체제가 유지되게 하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당체제에 맞서 진보진영이 총단결해야 한다는 대의를 가지고 민중경선 후보단일화가 진행돼 왔으나 결국 무산됐다. 무정형의 여론투표로 국민경선을 고집하는 정의당한테 민중경선 무산의 일차적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 진보진영의 분열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것이었다. 이 진보진영 분열의 역사적 뿌리를 살펴보지 않고 공통의 정치적 단결의 요구가 무엇인지 논의하지 않은 채, 정치적 전망을 통일시키려는 노력 없이 당장의 민중경선 성사 방식에만 몰두해 왔기 때문에 민중경선과 후보단일화가 실패한 측면도 크다.
새로운 정치적 대안이 되어야 하는 진보정치 세력들이 분열한 데에는 국가보안법을 내세운 정치적 탄압도 있다. 국가보안법은 대중들 사이에서 현실 사회주의가 폭압적인 독재권력이라고 인식하게 함으로써 자본주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적 대안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진보정치 세력들 내부에서도 현실 사회주의에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적대시하게 만들었다. 사회주의를 말하는 급진주의자들도 정작 수억, 수십억 인류의 피눈물로 쌓아올린 인류의 진보사, 반제민족해방 투쟁사, 지금도 제국주의 포위 속에서도 사회주의 건설과 번영을 위해 분투하는 현실 사회주의를 부정함으로써 대중들 사이에 뿌리박힌 반북반공주의는 더 심화되고 있다.
뒤늦게 열리지만 5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민중총궐기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전면적인 반격을 개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이 제2의 박근혜, 제2의 문재인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정치적 각성의 결과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크다. 5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민중총궐기를 통해 노동자 민중의 기본권, 생존권을 옹호하고 정치적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 아울러 한국사회 모순을 통찰하고 정치적 분열과 지체원인을 인식하여 해방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노/정/협
이 기사를 총 272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