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개를 쳐드는 부패, 타락, 변절자들의 망령을 분쇄하자
하나의 망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전현직 간부’라는 망령이. 한국 노동조합 운동 내부 ‘전현직 간부’ 참칭자들은 또다시 자주적, 전투적인 노동자 계급 운동을 분열, 포섭, 사냥하려고 총결집하고 있다. ‘전현직간부’는 더 이상 전직, 현직 노동조합 간부라는 통상적 의미가 아니다. ‘전현직 간부’는 이제 대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출몰하는 부르주아 정치세력들의 친위 노동부대이자 관제 노동부대, 전 현직 출세분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전현직 간부’는 이제 반노동 관료집단이라는 하나의 세력으로 공인되었다.
지난 6월 20일 출범한 ‘전현직 간부’ 모임의 명칭은 ‘국민과 함께하는 백만노동 추진위원회’다. 이 ‘백만노동 추진위’ 결성식에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백만노동 추진위’는 이재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노동계’ 내 친위부대인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인사들 중에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전현직 간부, 활동가들은 단 한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여기 ‘전현직 간부’들은 어김없이 계급타협적인 사회적 대화 요구를 내걸고 있다. 이들은 모두 노동운동의 자주성을 자본과 권력에게 넘겨주고 노동운동을 분열시켰던 반동적인 인물들이다. ‘노동계’ 내 가장 부패하고 타락한 변절자들이 대표적으로 이 모임에 명단을 내걸고 있다.
특히 백만노동 추진위 상임추진위원장에 선임된 강승규는 지난 2005년 10월 7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부터 ‘조합정책에 잘 협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8천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당해 구속된 전력이 있는 자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는 총사퇴했다.
강승규는 이수호 집행부 당시 노동악법을 도입하려는 반노동자적인 노사정위원회에 두 차례나 일방적인 복귀 시도를 함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해고자들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극렬한 반발을 샀다. 강승규는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하게도, 대의원대회 연단을 점거하면서까지 이수호 집행부의 노사정위원회 복귀 시도를 저지하는 한 조합원을 이단옆차기로 고꾸라뜨리는 화려한 무술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백만노동 추진위 사무총장에 선임된 현대자동차 노조 간부 출신인 이영희는 2012년 통합진보당 내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자이다. 당시 통합진보당 내 이른바 ‘비당권파’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 및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는데, 도리어 의혹 제기자들인 참여계(국민참여당) 오옥만과 이영희가 구속되는 것으로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 되었다. 이들은 ‘당권파’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비례대표 앞순위 후보들을 탈락시키고 후순위에 있었던 자신들이 국회의원이 되고자 이러한 의혹제기에 앞장섰던 것이다. 통합진보당 자체가 “전태일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결합”이라는 불순한 모토로 열사를 모독하며 만들어진 의회주의 3자 야합이었는데, 이영희는 유시민계라고 일컬어지는 참여계의 일원으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조중동 등의 매카시즘 공세를 등에 업고 통합진보당 내부를 분열시켰던 악랄한 기회주의 출세분자였다.
일하는 사람들의 땀의 가치는 누구에 의해 짓밟혔는가?
‘백만 노동 추진위’는 이날 “일하는 사람들의 땀의 가치가 소중한 나라,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지 않는 나라, 청년이 미래에 도전하고 꿈 꿀 수 있는 나라, 공정과 공존이 가능한 나라, 위기를 극복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는 나라. 바로 국민이 원하는 대한민국이다.”(“백만 동지여! 다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일어서자!”)라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이 말하는 ‘백만 동지’는 민주노총 백만 조합원이다. 민주노총이 백만 조합원으로 제1 노총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본과 권력에 맞서 단식과 해고, 구속, 점거, 파업을 하며 헌신적으로 투쟁해 왔던 간부, 활동가, 조합원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부패, 타락, 변절자들은 자신들의 출세욕을 위해 민주노총을 또다시 정권과 자본의 노예로 전락시키려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민주노총 ‘전현직간부’들이 ‘노동존중’을 내걸었던 문재인지지 선언에 나섰다. 당시 민주노총은 “노동운동 경력을 팔고, 그 영향력을 빌어 보수야당에 들어간 사례는 기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보수야당과 손잡으며 부끄러움 대신 이처럼 당당한 적이 있었나 싶다. 무너져도 너무 무너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민주노조를 버리고 양지를 찾고 싶으면 부끄러운 마음안고 가라”, 2017년 2월 7일)는 성명을 발표하여 이들 변절자들을 신랄하게 비난하였다. 이들은 심지어 민주노총 선거에도 후보를 내어 민주노총을 송두리째 문재인 정권의 손아귀에 갖다 바치려 시도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당시 ‘노동존중’을 내걸었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지난 30년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실패했다”, “조합원 다수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맹목적 정당건설을 지양하고, 2017년 대선에는 당선가능한 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해 노동기반 복지국가 실현의 기반을 확립하자”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와 함께 문재인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 확대’, ‘노동가치와 고용의 정상화’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부의 산업육성 및 일자리 정책’을 5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다음 대선이 운운되는 시점에서 정권의 ‘노동존중’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구호,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확대 등 장밋빛 구호들은 어디로 갔는가? 문재인 정권의 ‘노동존중’은 노동자를 현혹하여 포섭시켜 놓고 노동자를 통제, 말살하려는 기만적 구호로 전락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땀의 가치는 바로 당신들이 지지하는 이재명이 소속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에 의해 짓밟혔다. 일하다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 기업살인법 제정을 요구했지만 국회 과반 이상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은 누더기 법률제정으로 기업살인을 존속시키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 하청화를 통해 기업살인을 부추기고 있다. 만성적 청년실업, 내 집 마련 꿈을 박탈하는 주택가 폭등으로 청년들의 삶과 미래를 짓밟고 있다. 공정의 논리는 계급불평등을 은폐하고 있다. 공존은 남북관계만 보더라도 파괴되었다.
사회구성원들과 가정의 안정적 지속 역시 빈곤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파렴치한 자들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자본의 권력이고 이재명 역시 인물만 교체될뿐 다시 부르주아 체제의 틀 속에서 필연적으로 노동자 민중을 기만할 것이 분명할진데, 반노동자적 본성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부르주아 권력 교체기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전현직 간부’라는 부패한 관료집단 망령들은 노동운동 경력을 팔아 자주성과 전투성, 민주성을 생명으로 하는 노동운동 내에 침투한 부르주아 정객들의 오열들이다. 노회한 부르주아 정객들에게 노동자들은 항상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섭과 회유, 통제, 분열, 조롱의 대상이었다.
부르주아 정객들은 대선 때만 되면 새로움으로 가장하고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지지대오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현직 간부’들을 내세워 ‘노동존중’, ‘억강부약’, ‘대동세상’…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유혹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사회의 근본적인 역사적, 구조적 모순을 청산할 사상, 의지, 정책, 세력이 없기 때문에 매번 노동자 민중을 기만했고, 앞으로도 필연적으로 그럴 것이다.
노동자들은 그들의 뒤를 따라갈 때마다 그들 등에서 자본의 낡은 문양을 발견하고서는 불손한 큰 웃음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그러나 제국주의 간섭 하의 부르주아 양당 지배체제를 분쇄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전현직 간부’라는 망령 집단들은 끝없이 준동할 것이며, 노동자들은 두 번, 세 번 속고 또 속으면서도 부르주아 정객들을 뒤를 어쩔 수 없이 뒤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적 혁명 사상으로 무장하고 반자본, 반제국주의 기치를 내건 자주적이고 전투적 대중정당을 건설해야 한다. 우리 운동의 분열상을 종식시켜 운동적 단결을 공고히 하고 이를 기초로 전 민중적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 통일단결된 당적 지도하에 국가보안법 철폐와 미군철수, 노동3권 쟁취와 무상복지 체제, 민족자결로 남과 북의 민족적 화해와 단결, 통일을 전술적 및 전략적 목표로 내걸고 투쟁해야 한다. 역사적, 구조적 모순을 청산하고 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해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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