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4> 원칙을 지키며 과학과 진실을 추구하는 태도와 싸움을 진심으로 지지 성원한다
– 김관묵(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교수)
2018년 10월 말 <전국노동자정치협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에서 “선조위 내인설은 사고원인 호도를 위해 세월호의 복원력(GoM)을 조작하였다”라는 나의 글을 실어주었다. 이 글에서 다룬 무게 중심, 자유 유동수 효과 등과 같은 쟁점들은 세월호의 올바른 사고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져보아야 하는 사안들이었으나, 일반인들이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당시에 세월호 진상 규명을 한다고 하며 연간 약 150억의 국가 지원을 받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라는 조직에는 우리나라의 최고 지성인인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위원장부터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참위 민변 변호사들은 세월호의 복원력 수치인 GoM값이나 자유 유동수 효과 등을 따지려고 하질 않았다. 이해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사참위가 세월호 사고 원인 조사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어이없는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 지성인이라는 민변 변호사들이 너무 어렵다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나의 글을 놀랍게도 노동자정치신문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실어주었으며 많은 노동자인 독자들이 읽어주었다.
이 사회의 지도층이며 지성인이라는 변호사들은 세월호의 사고 원인을 따짐에 있어 복원력이니 무게 중심이니 하는 물적 요인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정치적이고 법적인 이해타산만을 하는 반면, 노동자정치신문에서는 세월호의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그러한 물적 요인들이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나의 글을 실어주었음이 분명하다. 나는 이를 통해 이 땅의 노동자들이 훨씬 더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며, 체험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노동자정치신문 편집위원장으로부터 추천사 부탁을 받았을 때 맑스와 트로츠키 그리고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해 완전 문외한인 내가 선뜻 응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인식 때문이었다.
나는 《맑스주의와 무정부주의》를 두어 차례 읽기를 반복하면서 갈수록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이는 그 글의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원칙 때문이다. 그 원칙은 바로 “소련은 맑스주의에 충실할 때 전진했고 수정주의로 후퇴할 때 실패했다”라는 문장에 잘 나타난다. 이 글에서는 자본주의의 독재적 권력을 비판하면서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트로츠키적 무정부주의 혹은 무정부주의적 사회주의에 특별히 날선 칼을 들이댄다. 이 글에 의하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많은 진보 단체들이 트로츠키주의처럼 원칙을 저버린 무정부주의 혹은 무정부주의적 사회주의의 성격을 가지면서 결과적으로 보수 단체와 같은 주장들을 하기 때문에 더욱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진보라고 하며 보수나 다름없는 구호를 내세울 때 그 폐해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평소에 ‘북한’의 국토 변화와 과학 기술 조사를 통해 ‘북 바로 알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특히 제3편 ‘한반도(조선반도) 분단과 통일’이라는 주제하에 펼쳐진 후반부 글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북은 헐벗고 굶주리는 거지 국가이자, 남한을 적화할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리, 늑대의 모습을 한 폭압 세습 정권일 뿐이었다. 이에 반하는 말을 입 밖에 냈다가는 아차 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이 망가지는 수가 있었다.
이 글은 우리나라의 주요 진보 단체들조차 북에 대한 잘못된 비난에 앞장서는 현실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사회진보연대나 노동자 연대 등이 북의 핵 무력과 경제 건설의 병진 노력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두 마리 토끼 잡기라고 하거나 북의 핵 개발이 반민중적이라며 북에 대한 환상-맹목을 버리자는 구호를 내세움으로써 조선일보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반공·반북주의에 빠져버리며 타락했다고 개탄한다. 그 글은 “종북은 없다. 북한에 대한 맹목적 태도도 없다. 오직 역사적 인식과 과학적 태도와 진실 추구가 있을 뿐이다”라고 결론짓는다.
이 글에서는 과학적 사고와 분석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맑스주의의 혁명적 사상이 사라지고 현실에 대한 과학적 이해 대신에 사변적이고 현학적 주장이 자리 잡고 있다.❞
❝과학적 인식과 총체적 인식이 무너지고 혁명적 운동이 붕괴된 자리를 기존 체제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을 가진 음모론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자주적·역사적 인식의 기초이자 바탕은 바로 과학적 인식이다.❞
❝과학적·역사적 인식과 혁명적 실천만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국면을 주도해나갈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 강조하는 과학적 태도와 진실 추구는 맑스주의, 소련의 해체, 현존하는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해석에서 모두 초지일관한다. 확고한 원칙을 지키며 과학과 진실을 실천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이 글의 힘이다. 이것은 간고한 싸움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글의 태도와 싸움을 진심으로 지지 성원하며, 나 같은 사회과학 문맹도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이번 저술을 많은 분이 읽어주길 바란다. 또한 이 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 주요 진보 단체들은 필요하다면 반론으로 답하여 사회과학 및 사회의 변증법적 발전에 기여하게 되길 기대한다. 노/정/협
《맑스주의와 무정부주의》구입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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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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