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와 무정부주의》추천사3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주체로 나설 때 새 사회를 향한 전진이 시작된다

– 김수억(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반세기가 지난 2020년 대한민국은 근로기준법이 준수되고 있는가? 노동자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존엄하고 평등한 삶을 누리고 있는가!

코로나19로 촉발된 전 세계적 경제 공황 속에서 한국은 IMF 이후 최대의 해고 대란, 실업 대란을 겪고 있다. 160만 명이 넘는 일시 휴직자, 사상 최고치의 실업률과 실업급여 신청 등 노조에 가입조차 못 한 대다수 미조직, 중소 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악’ 소리도 못 내고 길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해고되고 유일한 생계 대책인 실업 급여는 2,700만 취업자 중 절반도 적용이 되지 않는다. 5인 미만 사업장, 특수 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생명줄마저 빼앗아 갔다. 한 해 2,4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고 있다. 하루 7명이 밥 벌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다. 산재 사망에 대해 책임이 있는 기업들은 처벌받지 않으며, 평균 벌금 450만 원으로 면죄부를 받는다.

50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현대판 노예 제도 비정규직 1,100만 양산이다. 열사가 외친 근로기준법 준수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처벌받지 않으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는 적용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이 한창일 때, 창원의 20대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었다.

 

❝박근혜만 물러나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까요?❞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권이 촛불 정권임을 자임하며 상식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불법을 저지른 재벌들은 청와대에 초대되어 만찬을 즐겼다. 비정규직은 자회사라는 이름만 바뀐 채 여전히 비정규직이고, 최저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사드가 배치되고, 박근혜 정권도 하지 못한 노동 개악이 자행되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해고되거나 일하다가 죽거나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차별받고 노조로 단결해 투쟁할 권리조차 빼앗긴 채 가난과 고통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다른 세계를 바란다. 해고되지 않고, 일하다가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그러나 박근혜를 몰아내고 촛불 정권을 자임한 민주당이 들어서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자본가 계급과 자본가 정당들이 정치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우리의 현실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2020년 우리는 해고와 생계로 인한 고통, 죽음의 ‘킬링필드’가 되어버린 일터에서 온몸으로 확인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한국 사회에서 변혁은 노동자 계급이 변혁적 정치 전망을 가지고, 자본가 정권과의 계급 투쟁에서 승리할 때만이 가능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속과 해고를 각오하고 노조를 만들지만 15년, 20년을 싸워도 차별과 죽음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자본주의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엎고 새로이 건설할 대안 사회에 대해 스스로 전망을 찾고 그 변혁의 주체로 나설 때만이 새로운 사회를 향한 전진이 시작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분단 현실이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 있다. 분단된 현실을 빌미로 정치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 반공·반북주의가 함께 뿌리박혀 있고, 미제국주의의 첨병이자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주한 미군이 존재한다.

노동자-민중이 다른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계급 문제와 함께 민족 문제, 분단과 통일, 미제국주의 문제가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고, 평화협정 체결을 방해하는 한미동맹을 해체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한국 사회 변혁을 위해서는 계급 모순과 함께 민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넘어서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한 정치 전망을 모색하고, 학습하고, 토론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17년을 비정규직 투쟁을 하면서도 이러한 정치적 전망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데에는 너무도 부족했음을 통감한다. 늦었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다른 세상을 쟁취할 수 없다.

이 책은 자본주의 체제 변혁을 위해 싸워 온 역사적 과정에서 맑스주의를 자처한 무정부주의에 대해,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그 연장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사회주의 변혁 운동의 주요 쟁점들을 소개하고, 올바른 입장은 무엇인지 현실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고민의 방향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계급 모순과 함께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분단 모순에 있어 노동운동 내에서조차 팽배한 반북주의가 반공주의를 심화시키고 어떻게 자본가 계급과 정권에 이바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지 50주기가 되는 날 출간되는 이 책이 전태일 정신으로 무장하는 노동자들의 사상적·과학적 무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해고를 금지하고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평등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많이 읽혀서 다른 세상, 변혁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적 전망 모색의 자양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맑스주의와 무정부주의》구입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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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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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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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강령적 문서《한국사회와 변혁의 길》도 같은 인터넷 출판사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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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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