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부 대학 집단교섭 사례로 본 최저임금 투쟁의 과제

_ 최저임금 투쟁은 비정규직철폐의 핵심 투쟁이자 전체 사회를 변화시키는 투쟁이다!

 

김윤수(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

 

* 이 글은 지난 11월 19일 <최저임금 투쟁, 다시 길을 열자> 공동토론회에 제출한 발제문입니다.

 

1. 대학 집단교섭 투쟁과 최저임금 투쟁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당시 서경지부)는 2011년 고려대, 고대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 및 대학재단 사업장의 집단교섭을 시작하였고 2022년 현재 13개 대학 및 대학재단 유관 사업장(빌딩, 병원)으로 확대되어 12년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11년 이전까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당해연도 최저임금에 맞춰져 있었고 개별 사업장 투쟁으로는 최저임금의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2011년 첫 집단교섭 시작과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의 30일이 넘는 파업투쟁, 각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었던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문제가 사회 여론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처음으로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쟁취하였습니다.

집단교섭 임금과 최저임금 비교, 단위(원) *

(집단교섭 임금 요구 및 합의는 당해, 다음해 최저임금 모두가 고려되었음)

연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최저임금 4,320 4,580

(+260)

4,860

(+280)

5,210

(+350)

5,580

(+370)

6,030

(+450)

집단교섭 4,600 5,100

(+500)

5,700

(+600)

6,200

(+500)

6,550

(+350)

6,950

(+400)

격차 +280 +520 +840 +990 +970 +920
연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최저임금 6,470

(+440)

7,530

(+1060)

8,350

(+820)

8,590

(+240)

8,720

(+130)

9,160

(+440)

집단교섭 7,780

(+830)

8,450

(+670)

9,000

(+550)

9,260

(+260)

9,390

(+130)

9,790

(+400)

격차 +1,310 +920 +650 +670 +670 +630

집단교섭의 힘으로 2013년까지 3년간 집단교섭 임금 인상금액은 점차 올라갔으나 2014년 대학들의 대대적인 담합과 반격에 부딪히면서, 2014년 인상금액은 예년보다 떨어졌고 2015년과 2016년은 최저임금 인상액에도 못 미쳤습니다.

이 시기에 최저임금 1만 원 운동이 본격화되었고 집단교섭 투쟁의 슬로건을 생활임금 1만원 쟁취로 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집단교섭 투쟁의 최우선 투쟁으로 최저임금 투쟁에 집중하였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결실로 2017년 최저임금 1만원이 대통령의 공약으로 발표되었고 실제 2018년 최저임금은 역대 최고치로 인상되었습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열망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최저임금 노동자로 대표되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적 압력 속에 대학들은 임금인상을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2017년 집단교섭 임금인상액은 역대 최고치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1만원이 가시화되면서 최저임금 투쟁 전선은 소실되었고 현장에서의 최저임금 적용은 온전히 단위 사업장 투쟁 혹은 개개인 노동자의 몫으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2017년 대학들은 어쩔 수 없이 최고치 인상을 합의할 수밖에 없었으나 곧바로 구조조정 시도를 본격화하였습니다. 대부분 대학이 정년퇴직자 미충원, 경비 무인화, 반일제 노동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집단교섭 임금인상 투쟁이 구조조정 저지 투쟁으로 치환되면서 수세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고 투쟁 동력이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단 1년 만에 최저임금과의 격차는 2016년 수준으로 원상 복귀되었습니다. 대학들은 올라간 임금을 구조조정을 통해 충당하는 방식을 지속해서 시도하였습니다. 결국, 2019년에 이르러서는 집단교섭과 최저임금의 격차는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2. 최저임금 투쟁의 향후 과제

 

최저임금 전선이 무너지고, 각 사업장에 적용하는 문제는 개별적인 투쟁으로 파편화되어버렸습니다. 구조조정으로 노동강도는 강해지고, 산입범위 개악까지 이루어지면서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난 수년간의 최저임금 투쟁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는 게 없는 투쟁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지금도 최저임금은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 필요성과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최저임금 투쟁을 자신의 투쟁으로 여기고 함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이제 다시 만들어질 최저임금 투쟁은 전과는 달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최저임금 투쟁의 장을 세종시(최저임금 위원회)로 국한하지 말고 용산(정부)와 여의도(국회)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최저임금 결정은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실상 정부 정책 및 결정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또한, 투쟁의 성과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위원회가 아닌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악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저임금 위원회만을 대상으로 하는 투쟁 방식은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 최저임금법에 맞춘 요구뿐 아니라 임금체계로서의 최저임금 요구가 필요합니다. 한해씩 정해지는 임금으로 대학 청소노동자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투쟁의 열망을 품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투쟁도 지쳐가기만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투쟁의 주체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하는 상대적 고임금과 임금 시스템을 갖춘 대학 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투쟁에 별반 관심이 없습니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이 올라도 정규직 임금은 동결입니다.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예를 들어 최소 금액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하는 호봉제 요구 등과 같은 임금체계로서의 최저임금 요구를 설정하고 사업장 내의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최저임금 요구가 고민되어야 합니다.

셋째 최저임금 요구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요구도 함께 필요합니다. 산입범위 확대 개악으로 현장투쟁을 통해 따낸 성과(식대, 상여금 쟁취)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최저임금 투쟁의 결과가 오히려 과거 단위 사업장에서 투쟁한 성과를 잠식해버린 것입니다. 최저임금 투쟁을 앞장서서 한 노동자들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가장 적게 보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산입범위 확대 저지 및 원상복구, 업종·지역별 차등임금 등의 최저임금의 제도적, 법적 요구와 개악 저지 투쟁도 함께 되어야 합니다. 투쟁 주체가 유지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넷째, 최저임금 인상 요구안을 만들고 요구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제반 요구를 다양한 각도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2018년, 19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을 하면서 대학들은 재정 악화를 빌미로 정년퇴직자 미충원, 경비 무인화, 노동시간 단축 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0년간 등록금동결로 재정악화(하지만 수백억씩 쌓여있는 적립금은 풀지 않는) 대학들을 상대로 단위 사업장 투쟁만으로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지급 여력이 되지 않는 곳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급 여력을 마련하도록 하는 요구 등(지원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곳은 반대로 지급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정부 공인 판단 근거 마련)이 필요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두를 망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가 함께 지속적인 최저임금 투쟁을 하여야 합니다. 심의 기간에 할 수 있는 투쟁 방식은 너무나 한정적이며, 최저임금 결정 이후에 최저임금 투쟁은 소실되고 다시 정부에 모든 것을 맡겨 둘 수밖에 없습니다. 투쟁 대상의 변화와 확대, 투쟁 주체의 확대, 체계로서의 임금 요구안 마련,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각도의 제도, 대안 요구와 후속 투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최저임금 투쟁을 위한 상설 투쟁기구가 필요합니다.

 

3. 마무리 하며

 

최저임금 투쟁은 말 그대로 비정규직철폐 투쟁입니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가 저임금만 있는 것도 아니고 최저임금 투쟁이 비정규직철폐를 위한 유일한 경로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존재 핵심이 비용(이윤)의 문제이기 때문에 즉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는 현실에서 최저임금 투쟁은 비정규직철폐의 핵심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투쟁은 여타 다른 투쟁 요구보다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임금에 대한 문제이자, 그 성과는 특정 노동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즉각 체감되는 투쟁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최저임금 투쟁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또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투쟁입니다. 오늘의 토론회가 다시 한 번 아니 새로운 최저임금 투쟁과 전선을 만드는 첫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노/정/협

이 기사를 총 51번 보았습니다.

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