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전환점을 맞은 정권퇴진 투쟁이 나아갈 길을 제안한다

민주노총 단위노조대표자 차원의 공식 정권퇴진 결의대회는 이 투쟁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이미 촛불행동에서는 정권퇴진을 넘어 정권타도 투쟁 기치를 내걸고 투쟁해 왔고, 진보적 종교단체와 교수들, 민주동문회, 사월혁명회, 일부 지역에서 진보원로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퇴진투쟁을 결의했지만 그동안 정권심판 요구를 내걸고 투쟁해 왔던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퇴진투쟁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정권퇴진 정치투쟁에 돌입한 것은 이 투쟁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계급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저력이 여러 가지 정치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정권과 자본의 탄압과 고초를 겪으며 단련되고, 투쟁 경험이 풍부하고 선진적인 의식으로 무장한 120만 대군의 노동자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정권에서도 정권의 반노동 행보에 맞서 퇴진투쟁을 내세웠지만, 탄핵이라는 제도권 질서에 갇히긴 했지만 박근혜 퇴진 이후 이 투쟁은 근본적으로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제 정권퇴진 투쟁은 정치선전 차원을 넘어 실제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이 되었다.
정권의 노조말살 공세가 가장 가혹하게 자행되고 그 탄압의 절정에서 양회동 열사를 잃어버린 건설노조는 5월 16일, 17일 양일간 선도적인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 이어 금속노조도 5월 31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고 민주노총 7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제 정권퇴진 투쟁은 민주노총을 위시로 한 노동자계급이 중심에 서서 끌어가게 되었다.
심판투쟁은 정권의 공세에 저항하는 방어적인 의미와 총선에서의 심판을 염두에 둔 다분히 의회주의적인 투쟁이다. 반면 퇴진투쟁은 방어적 투쟁의 성격도 담겨 있고, 총선투쟁 대비를 배제할 수 없으나 실제 정권을 권력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사활을 건 정치투쟁이다.
정권퇴진 요구가 윤석열 정권 1년을 맞아 노동자계급과 각계각층 요구로 전면화 되었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것은 이 정권이 박근혜 정권보다도 더 가혹하게 파시스트적으로 무장하여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일 전쟁동맹을 숭배하고 대북 적대시에 이어 대중, 대러, 대이란 적대시로 총체적 파탄에 이르면서 퇴진투쟁을 자초하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윤석열 정권퇴진 투쟁은 박근혜 정권퇴진 투쟁 보다 더 격렬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두 차례의 민중총궐기가 있었으나 당시 촛불대중들은 비폭력을 외치고 조직된 깃발에 대해 일정 정도 불신을 보여줬던 것에 반해 지금은 오히려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의 퇴진투쟁을 더 간절하게 요구하고 염원하고 있다.
윤석열 일당은 박근혜 퇴진에 이어 다시 권력을 잃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더 완강하고 격렬하게 정권을 사수하기 위해 한층 더한 폭압을 자행할 것이다. 실제로 양회동 열사의 분사 항거 이후에도 여전히 건설노조에 대한 폭압적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12일 새벽 6시에는 경찰이 건설노조 대전충청세종전기지부 지부장과 사무국장 자택 및 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을 자행함으로써 이 정권을 타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는 자명한 명제를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윤석열 정권 퇴진은 미제국주의의 반북 반중 반러 ‘가치동맹’의 패배와 올해 어떠한 형태로든 그 양상이 결정될 러-우전에서의 패배 가능성, 미국의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전쟁기도와 패권전략의 중대한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에 더 완강하게 윤석열 정권을 지켜내려 할 것이다.

 

정권퇴진은 광범위한 통일전선으로 가능하다

 

정권퇴진 투쟁은 또한 윤석열 파시스트 일당을 끌어내리고 권력을 재편하는 투쟁이고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퇴진 투쟁은 통일전선적 관점에 철저하게 입각해야 한다. 전쟁이든 투쟁이든 아군을 최대한 확보하고 적들을 최대한 고립시키며 아군과 적군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간층들을 최대한 아군 쪽으로 당기거나 또는 무력화 하는 것이 전략전술의 기본이다.
통일전선은 일정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문하고 지금 우리의 당면한 절박한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남김없이 이 투쟁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투쟁의 요구, 내용을 주도하고 이 투쟁이 이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정치의식이 진보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일전선의 중심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 내부의 단결이 통일전선의 확고한 기초이다, 그리고 전농을 중심으로 한 농민들, 노점상, 철거민, 여성단체, 청년 단위, 진보적 지식인, 진보적 종교단체 등 다양한 기층 민중들과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노동자 단결을 먼저 세우고 나중에 통일전선으로 나아갈 것인지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노동자 계급 내부의 단결과 광범위한 투쟁세력의 결집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현재로선 이 투쟁을 지도하고 이 투쟁을 전망을 제시할 전투정당이 없기에 통일전선의 주체, 중심은 민주노총을 위시로 한 선진적인 기층 노동자 민중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투쟁의 중심은 기층 노동자 민중이 될 것이지만, 민주당도 이 투쟁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때에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면서도 부르주아 야당에 대해서까지 위협적인 공세를 가하지는 않았으나 이제는 민주당의 존립조차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부르주아 체제를 떠받치는 부패하고 반민중적인 양당체제의 일부이고 그 기회주의적 성격의 본질에 따라 투쟁 양상을 저울질하다가 뒤늦게 동참하고 이 투쟁이 기존 정치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기 보다는 그 틀을 지키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유도하고, 문재인이 그렇듯 이 투쟁의 정치적 성과를 독점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정권퇴진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세력의 결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민주당의 투쟁 동참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은 국내외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들 중에는 계급적 성격상 중간계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세력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통일과 평화, 민주주의를 열망하지만 다른 정치적 대안이 없어서, 민주당이 싫지만 국민의힘을 막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들을 광범위하게 정권퇴진 투쟁에 끌어들여야 한다.
정권퇴진 통일전선을 하는데 순수 계급적 입장을 내세우면서 광범위한 통일전선을 계급협조라고 부정하는 흐름이 있었다. 이러한 일각의 흐름이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일정 정도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당에 대해 불신을 갖고 배척하는 것은 그다지 높은 정치의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광범위한 반윤석열 통일전선을 구축하고 이 투쟁의 요구와 내용을 주도하고 정권퇴진 투쟁으로 이 사회를 대폭 변화시키고 근본개조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훨씬 더 고도의, 보다 높고 세련된 정치의식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윤석열 투쟁에 동참한 대중들 중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민주당의 근본한계와 이 투쟁에 임하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고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보다 진보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
통일전선은 무조건적 단결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성을 가지고 기회주의 세력에 대한 폭로와 규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단 이것도 정권퇴진 투쟁을 강화한다는 목표에 부합하는 선에서 해야 한다.

 

승리의 길

 

윤석열 파시스트 세력을 끌어내리는 것이 관건이지만 이 투쟁이 미완의 승리가 되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는 진보정치세력들의 공고한 단결을 구축하고 이 투쟁 속에서 검증, 혁신, 개조, 재편되면서 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양당 체제에 파열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중심의 진보대연합당 건설은 기존 진보정당 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변화와 개조를 바라는 모든 진보세력들의 참여로 성사되어야 한다. 민중의 단결열망과 양당 부르주아 정치에 환멸, 불신을 가지는 대중들의 정치적 갈망에 복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권퇴진에 참여하는 광범위한 대중들이 진보세력의 확고한 지지자, 투쟁과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정권퇴진 투쟁과 진보연합당 건설이 진보진영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사회 진보진영의 분열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며칠 만에 단결을 달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진보세력이라면 누구라도, 그 사상의 차이가 아무리 크더라도 민중의 단결열망을 외면하지 않고 철저하게 부응해야 한다. 민중의 기존 정치세력들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윤석열 퇴진 투쟁의 계기는 윤석열이 대북선제타격론, 대북주적론을 내세우고 미일동맹을 숭상하며 친미 친일행보를 일삼으면서,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약속, 대중, 대러 적대발언을 일삼으며 전쟁위기를 조장하고 경제적위기를 촉진시킨 점에도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 일각에서 부각시키고 있고, 심지어 진보대연합당 건설에서도 정치적 차이라고 부각시키고 있는 반북, 반북핵 양비론, 중국, 러시아제국주의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나토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친미 서방 제국주의 꼭두각시인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지지, 지원하는 입장, 양비론적 입장은 결국 서방 제국주의의 이해에 복무하는 입장이며 윤석열정권 퇴진 투쟁과 부합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정권퇴진을 결의한 민주노총은 그 결의 수준에 맞게 결의를 다지고 조직을 하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정권퇴진 투쟁을 하며 정치총파업을 성사시키기 위한 독자적인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민주노총 산하 전 조직을 총파업 투쟁 조직화와 정권퇴진 투쟁체로 전환시켜야 한다. 모든 사업장 앞에서 출퇴근 투쟁, 중식집회 등을 통해 퇴진투쟁에 전체 노동자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사업장별, 지역별로 정권퇴진 선봉대를 꾸려야 한다. 더불어 한국노총과도 공동으로 투쟁하며 한국노총이 정권퇴진 투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권퇴진을 염원하는 대중들과 거리에서 만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정권퇴진 투쟁은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지역별 퇴진 거점을 마련하고, 퇴진집회를 개최해야 한다. 가두에서 형식적인 거리행진이 아니라 정권퇴진 전민항쟁을 염두에 두면서 투쟁 수위를 더 높여 가면서 윤석열 용산 집무실 앞으로, 또는 광화문의 미대사관 쪽으로 진출하는 위력적인 가두투쟁을 해야 한다. 특히 민주노총과 전선조직들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명분이나 이해관계 따지지 말고 촛불행동이 주최하는 정권퇴진 투쟁을 공동개최해야 한다. 조합원들, 노동자들이 저마다 깃발을 들고 주말 퇴진집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야 한다.
고등학생, 대학생 청년들은 각 학교마다 퇴진선언서를 발표하고 대학별 대자보 부착, 퇴진 서명, 집회 참석 조직 등 퇴진사업을 확산시켜야 한다.
진보정당과 단체들은 2024년 총선체제 대비가 우선이 아니라 윤석열 타도 비상체제로 전환하여 이 비상한 시국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
이 정권퇴진 투쟁이 과거 촛불투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투쟁 주도성 발휘, 진보적 요구의 전면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퇴진투쟁의 요구와 구호가 노동시간 연장반대와 대폭단축,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임금삭감 반대 실질 생활임금 쟁취,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개정, 파산기업 국유화와 무상체제 확대 등 요구와 함께 청년실업, 빈곤반대, 긴축반대, 조중동 종편 등 극우 언론사 폐지와 언론개혁, 학살역사 진상규명, 미일한 전쟁동맹 와해와 평화협정 및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철폐와 남과 북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 등 우리사회를 변화시키고 근본 개조하는 계기가 되는 요구와 결합하여 용광로처럼 들끓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권퇴진이 이러한 민중적 민족적 민주적 요구를 실현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2023년은 정치적 격변의 해이다. 윤석열을 타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타도 당한다. 반북 적대와 전쟁위기 고조, 중·러와의 충돌과 대립 격화, 경제적 파탄과 복지 파괴와 빈곤과 생존권의 파괴로 노동자 민중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격변의 해에 우리가 승리한다면 이 격변이 이 사회의 근본 변화와 개조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투쟁방침과 전망에 입각한다면, 굴복하지 않고 완강하게 투쟁한다면 이 투쟁은 종국에는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이다. 윤석열은 고립되어 있고, 윤석열에 반대하는 흐름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확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노동자 민중의 어떠한 요구와 열망도 충족시킬 수 없다. 윤석열은 검찰권력과 국정원 같은 파쇼권력의 음험한 정보전, 정치책략으로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고 있지만 권력의 도덕적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
세련된 프로파간다로 중간계급들을 장악하는 파시즘과 달리 오직 탄압과 적대만 일삼고 민중의 원성만 사는 파시스트가 오래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윤석열은 여전히 강성하지만 그 강성함은 머지않아 정점을 찍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 윤석열의 폭압성은 절대적인 권력의 물리력에 기초하고 있고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지만, 노동자 민중의 정권퇴진 투쟁에 따라 완만하게 또는 급격하게 이완, 약화되면서 권력 내부의 분열과 대립이 격화되게 될 것이다.
윤석열과 미국은 멸망해갈 공동운명체이다. 윤석열의 배후에 있는 미국도 여전히 강성하기는 하지만 내리막길을 향해 가고 있고 조중러의 단결과 반미세력, 비동맹 중립세력들이 늘어나며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도 미국의 패배로 돌아갈 공산이 거의 확실시 되고 북핵무력의 완성으로 미본토가 핵무기로 위협당하고 있고 북의 자력갱생의 승리로 경제적 제재가 실패하면서 반북적대와 말살정책도 한계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사의 염원을 안고 이 영광스럽고 벅찬 투쟁의 승리를 위해 힘차게 나아가자. 노/정/협

* 대표사진 출처: 민주노총 [노동과 세계]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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