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북한을 얼마나 알까요? 아니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 북한의 모습을 ‘흥미롭게’ 느껴볼 수 있는 영화와 다큐멘터리 다섯 편

천병위

지난 4월 15일 선거가 끝난 후, 제 눈에 매우 관심이 가는 두 분이 보였습니다. 바로 탈북자 출신인 태구민(구 태영호), 지성호 당선자였습니다. 이 분들의 배경과 탈북 스토리는 (이분들과 이분들 측근의 증언에 따르면) 매우 스펙터클 합니다. 정말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에요. 그만큼 이 분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대한민국에 오신 겁니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새로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거듭거듭 밝히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너무 과잉 충성이었나요? 이 두 분이 21대 국회 의정활동을 하기도 전에 사고를 칩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보고 요단강을 건너갔다고 했으니 말에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편의상 ‘북한’이라고 쓰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썰을 풀었죠. 결국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요. 솔직히 전 이 때 김정은 위원장 사망설 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김정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서 나온 다채로운 배경 이야기들이었어요. 북한 지도부 내부에 권력다툼이 심하다, 또 그와 관련해서 아무개(경호원이라나 뭐라나)를 사형했다 등등… 그런 얘기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그 얘기 쏙 들어갔죠?

그러고 보면 북한은 정말 신기한 나라에요. 대한민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북한에 대해 알려진 사실에 의하면 북한의 유명인사들은 부활을 종종해요. 수용소에 끌려갔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되었다, 포르노 비디오 판매에 연루되어서 처형되었다…등등…그랬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외부활동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단 말에요. 혹시 예수님들인가요? 그렇죠, 네 그렇습니다. 예수가 아닌 이상 그 유명인사들은 부활했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이 북한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아니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합니다. 제대로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방해물들이 많으니까요. 그중 단연 최고의 방해물은 국가보안법이고요. 우리가 북한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고, 우리가 북한에 대한 그 어떤 무언가를 자유롭게 접하며, 우리는 그것들을 토대로 내가 본 대로 느낀 대로 얘기를 할 수 있어야 북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텐데, 국가보안법은 말 그대로 북한에 대해 어떤 규정(主敵)을 내려놓은 상태니까요. 만약 그것(主敵이란 규정)에 위배되거나 아니 조금이라도 안 맞다(혹은 안 어울린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면 우리는 큰 대가를 치룰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그렇다고 마냥 국가보안법만 탓하며(물론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은 계속 해야죠!!) 북한에 대한 궁금중을 이대로 묻히기에는 좀 아쉽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현실(역사적인 상황 포함!)을 보여주면서 그것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실은 우리 대한민국만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우리처럼 북한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 다만 그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아니 훨씬 많이!) 자유롭게 북한을 왕래할 수 있습니다.(그들은 국가보안법 적용대상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외국의 문화예술인들은 북한을 소재로 꽤 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습니다. 아,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중엔 대한민국 사람이 만든 작품도 있네요.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 북한의 모습을 ‘흥미롭게’ 느껴볼 수 있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지금부터 소개하는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정식, 합법적으로 개봉하거나, 대한민국의 유수의 영화제에 출품되어 상영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제가 왜 자꾸 이렇게 정식으로, 합법적으로…라는 말을 덧붙일까요? 그것 참…ㅎㅎㅎ

1.  ≪우리학교(Our School, 2006)≫

이 작품은 대한민국 작품입니다. 혹가이도에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해방직후 재일 조선인 1세들(식민지 조선시절에 일본에 끌려가거나 일본에 있던 조선사람들)은 일본 땅에다 조선학교(우리학교)를 만듭니다. 일본 우익들의 협박, 그리고 일본정부의 차별에도 그들은 그곳에서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조선 사람은 조선학교에 다녀야한다”는 원칙 아니 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작품의 연출자인 김명준 감독은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 학생들과 무려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며 이 다큐멘터리를 완성합니다. 그런데요, 이 작품을 만약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나 아니 제 개인적인 생각엔 지금 제작했다면 김명준 감독은 국가보안법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김명준 감독이 동고동락한 공간인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在日本朝鮮人總聯合會) 줄여서 조총련 계열 학교거든요. 네, 북한과 가까운 학교란 말이죠.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심지어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작비 일부를 지원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제작, 개봉되었던 2002년~2006년 시절에도 (세상을 바꾸는) 운동, 표현의 자유 등이 많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는데, 그래도 그때는 이 정도 작품이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네~~~ 여기까지!!

이 작품에서 우리는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에 다니는 교원들과 학생들을 통해서 해방 이후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목도하게 됩니다. 해방이후 대한민국과 북한은 일본에 남아있던 조선 사람들에 대해서 각각 매우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한 쪽은 재일조선인들에 대해서 이들이 차별을 당하건 말건 거의 개입을 하지 않았고, 다른 한 쪽은 재일조선인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자, 어디가 어떤 행동을 한 것일까요?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러서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들과 학생들은 일본 내에서 대한민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접하지만 그들 나름대로(그들의 교육 그리고 그들이 겪은 역사를 근거로) 그 두 나라에 대한 판단을 합니다. 이 지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물론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일상도 정말 재밌고 감동적입니다. 왜냐면, 이 작품의 연출자인 김명준 감독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촬영하고 편집을 했으니까요.

2. ≪박치기(パッチギ!, We Shall Overcome Someday, 2004)

일본인 감독과 재일동포 제작자가 만든 일본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혁명의 기운이 물들던 1968년의 교토가 배경입니다. 교토에 있는 조선고(역시 조총련 계열입니다.)와 히가시고 학생들은 사이가 안 좋습니다. 매일매일 패싸움을 합니다. 아니, 북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패싸움 얘기부터 나오네요. 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인데요, 민족문제(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까지!)를 청소년 성장영화에 녹여내서 이들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걸겠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작품 내용으로 돌아오면요, 이렇게 조선고와 히가시고 학생들의 사이가 안 좋은 가운데 히가시고 학생인 코우스케(시오야 슌)는 선생님의 명령으로 조선고에 친선축구 시합을 제안하러 갑니다. 그곳에서 코우스케는 운명의 플룻 소녀 경자(사와지리 에리카)를 만나게 됩니다. (경자는 예쁩니다. 진짜 경자 역을 맡은 사와지리 에리카는 너무너무 예쁩니다. 그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하지만 코우스케는 일본사람이고, 경자는 일본사람들이 싫어하는 조선인, 거기다가 더 싫어하는 친북성향의 조선인(총련계 조선학교를 다니니까요.)입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로미오와 줄리엣 스타일이라고요. 원수지간의 사랑 이야기가 가장 재밌고 짜릿한 법입니다. 아무리 원수지간이어도 사랑은 막을 수 없는 법이거든요.^^ 코우스케는 경자의 환심을 얻기 위해서 조선어도 공부하고, 경자가 사는 조선인 마을에도 가서 재일조선인들과 어울립니다. 역시 사랑의 힘이란 위대합니다. 이 영화는 이렇게 청소년 성장 멜로영화입니다만, 이 멜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곳의 조선학교 학생, 그리고 재일조선인들이 사는 모습을 통해서 역시 대한민국과 북한의 미묘한 역사적 사실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오는 ‘임진강’이란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죠.

3. ≪어떤 나라(A State Of Mind, 2004)

우리는 뉴스에 나오는 북한 관련 자료화면 중에 그들의 매스게임을 보면서 놀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저거 연습하려고 얼마나 개고생을 했을까…라는 감정을 갖습니다. 아마 이게 일반적 일거에요. 이 작품은 대니얼 고든이란 영국 사람이 북한에 직접 가서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여중생 13살 현순이와 11살 송연이를 졸졸 따라다니며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현순이와 송연이는 장군님(김정일 위원장)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매일매일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맹훈련을 합니다. 대니얼 고든은 현순이와 송연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학교에선 뭘 배우고, 쉬는 날엔 어딜 놀러 가는지, 밥은 뭘 먹는지, 그리고 현순이와 송연이의 가족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등등…말 그대로 일상이에요.

더 흥미로운 건, 고난의 행군시절에 대한 얘기를 북한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힘든 시기를 보냈는지 조금이나마 미뤄 짐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이 작품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우선 현순이와 송연이의 모습은 우리 대한민국 그 나이또래의 소녀들의 모습과 비슷하니까요. ㅋㅋㅋ 아 그리고요, 이 작품 나오기 전에 대니얼 고든은 ≪천리마 축구단(The Game Of Their Lives, 2002)≫이란 작품을 만들었거든요.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북한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가요, 대니얼 고든이 이 작품 ≪어떤 나라(A State Of Mind, 2004)≫를 제작할 때는 북한 측에서 상당한 협조를 했다고 합니다.

4.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Aim High in Creation!, 2013)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북한에서 방영되는 영상들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대한민국 방송에서도 자료화면으로 나오고요, 유튜브나 인터넷 짤로도 북한의 드라마나 영상클립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는 어색하더라고요. 어찌 보면 낯뜨거운 느낌도 들고, 우습기도 하고요. 단순히 저들의 말이 우리들이 쓰는 말과 억양이나 단어 사용이 달라서가 아닙니다. 북한의 영화, 드라마 표현방식 자체가 우리와 많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습니까? 북한의 표현방식, 즉 사회주의 문화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해서 말에요. 이것을 실천해나가는 북한영화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Aim High in Creation!, 2013)≫입니다.

이 작품은 호주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작품의 연출자인 안나 브로이노스키는 자신이 사는 시드니에 다국적기업의 가스채굴 사업이 시작되자, 환경파괴로 인한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다국적기업의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기로 합니다. 그리고 고민합니다. 이런 고발영화는 안 만들어봤는데,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 안나는 결심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선동영화를 만들어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에 가서 배우겠다고요. 그래서 안나는 북한에 가서 그곳의 영화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단편영화 ≪정원사(Gardener)≫를 완성합니다.

이 작품은 단편영화 ≪정원사(Gardener)≫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런데요, 이 작품이 대한민국에서 개봉했을 때 제가 좀 놀랬던 점이 뭐냐면…안나 브로이노스키와 북한의 영화인들이 사회주의 문화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북한의 주체사상에 녹여내며, 선전선동영화를 만들 때 참고하는 아니 따르는 영화교본이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 쓴 ≪영화예술론≫이거든요.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는 이 ≪영화예술론≫의 내용도 소개합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이 쓴 ≪영화예술론≫이 대한민국에선 금서(禁書)라는 게 좀 아이러니죠.^^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정서가 있어요. 그건 연출자 안나 브로이노스키가 북한의 사회주의 문화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공감하거나 반대하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의 영화인들을 존중한다는 거에요. 이 작품을 보면 왜 북한의 영화인이 저런 방식, 내용의 영화를 만드는지 또 북한의 문화예술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안나 브로이노스키는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습니다. 안나 브로이노스키도 북한의 영화인들도 처음 협업을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어색하고, 썰렁하기도 하고, 웃길 때도 있습니다만, 느껴집니다. 연출자 안나 브로이노스키, 그리고 북한 영화인들도 서로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5.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Comrade Kim Goes Flying, 2012

북한의 영화인들 얘기도 나왔으니, 이제 북한영화 한 편 봅시다.^^ 아, 지레 겁먹지 마세요.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에 정식으로 초청되어 상영된 영화입니다.(심지어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는 이 영화의 연출자와 주인공을 초청하려고 했지만 무산되었죠.)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는 북한, 벨기에, 영국의 합작영화입니다. 아마 북한영화 중 가장 많이 해외에서 상영된 영화일 거에요. 그만큼 유명한 북한영화에요.

이 영화는 여성 탄광노동자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이야~~ 역시 북한스럽죠.^^) 탄광노동자인 김영미(한정심 분)는 평양교예단의 공중 곡예사를 꿈꾸는 젊은이입니다. 그리고 평양의 건설현장에서 일을 할 기회가 생겨 평양에 가서 평양교예단의 오디션을 보지만, 보기 좋게 떨어지고 그런 도중에 평양교예단의 간판스타 박장필(박충국 분)을 만나서 말 그대로 개망신을 당합니다. 박장필은 콧대 높은 평양교예단의 에이스니까요. 하지만 이 에이스에게도 고민이 있는 법이죠. 자신의 파트너인 리수연이 나이가 들어 기량이 하락하자 은퇴를 선언합니다. 당장 박장필에게는 파트너가 필요하게 된 것이죠. 여기서부터 이 영화는 공중 곡예사를 꿈꾸는 탄광 노동자 김영미의 꿈을 항한 도전(노동계급의 도전!)과 성취(노동계급의 성취!),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들, 그리고 영미를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박장필과의 순진한 러브스토리까지….

한마디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형식을 빌린 북한의 체제선전영화입니다. 대중문화는 당대의 현실을 담아내는 법입니다. 북한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려면 역시 북한의 영화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영화들과는 다르게 매우 파격적입니다.(물론 우리 기준엔 부족할 거에요^^) 정통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다, 또 공중곡예라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CG와 특수효과도 보여주는 것도 기존의 북한영화에선 보기 힘든 것이죠. 북한 영화가 그들의 원칙인 사회주의 문화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녹여낸 주체사상)을 고수해가며 영화 형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제 마무리 합니다. 우리는 좀 더 제대로 북한을 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이 제약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요. 왜냐면 우리의 여러 가지 당면한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북한을 제대로 알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국가보안법 폐지요? 그건 당연한 거니까, 계속 열심히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투쟁합시다. 그럼 뭐가 좋을까요? 북한을 아주 빤타스틱하게 묘사하는 사람들, 매체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건 낯 뜨거워요. 일단 우리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합시다. 어찌 보면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것은 바로 존중입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북한의 모습에 대해 이해, 납득이 안 가더라도, 그 모습도 북한의 모습이라는 것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어도 이 답답한 상황을 돌파할 일말의 가능성이 생길 여지가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을까 싶네요.

덧글: 제가 추천한 이 다섯 개 작품만 보시면 그래도 북한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한 대한민국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 보다 더 진실에 가깝고, 더 열린 마음으로 북한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여기서부터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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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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