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을 반대하는 것과 판문점 회동을 환영하는 것은 서로 배치되는가?

2019년 7월 1일

운동진영에서는 정파를 막론하고 트럼프 방한 반대투쟁을 외쳤다. 트럼프가 제국주의 미국의 수장이고 전쟁무기를 강매하고 북에 대한 경제봉쇄를 유지하며 싱가포르 선언과 배치되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반대하는 등 갖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트럼프 방한을 이유로 문재인 정권은 청와대 앞 공무원해고자들, 전교조, 현대중공업, 이석기 석방 텐트를 강제철거하는 만행을 저지르기조차 했다. 제국주의자를 영접하기 위해 자국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짓밟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트윗으로 판문점에서 조미정상 회동을 제안하고 북이 이를 수용하면서 상황이 일변했다. 주지하듯, 일각에서는 전화통화만 할 것이다, 짧은 만남만 할 것이다,라고 예측했으나 1시간여의 단독회담을 통해 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이라고 할 정도의 회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회동에서는 조만간 실제의 3차 조미정상회담까지 예고하며 이를 위한 톱다운 방식의 실무회담까지 개최하기로 했다.

상황이 일변하자 트럼프 방한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던 측에서 판문점 회동을 가장 열정적으로 환영하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됐다. 이러한 태도변화에 대해 어리둥절해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도 생겼다.

이 상호모순적 태도는 성립이 가능한가? 성립가능하다. 모순적이기 때문에 또 성립이 가능하다. 이번 판문점 회동은 하노이 선언의 파탄 국면을 일거에 하노이 선언 이전으로 돌려놓는 전환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세변화는 미국식 셈법, 즉 날강도 식의 북의 일방적 비핵화를 북이 거부하며, 앞으로는 경제제재 보다 더 어려운 불가침 협정을 중심으로 조미간 만남을 할 것이며, 그것도 올해 말까지로 최후통첩을 하고 잇달은 러중 정상회담으로 미국을 고립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노이 선언의 파탄에서 보듯 미국의 딥스테이트, 즉 군산복합체나 네오콘 등은 조미정상회담을 사사건건 방해하려 했다. 조미간 평화협정과 국교정상화는 전쟁을 먹고 사는 자신들의 이해와 정치적, 군사적 헤게모니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들은 반대로 딜레마가 있다. 천문학적 재정적자와 북의 핵무력 완성으로 본토가 위협받고 핵독점이 약화되어 또 자신들이 우려하는 미제의 패권이 약화될 것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회동은 미국으로서는 그 딜레마의 한 축인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측면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동이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종전선언과 불가침 협정으로 이어지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노이 선언의 파탄의 원인에서 보듯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힘과 힘의 대립상황은 항상 가변적이거나 변화무쌍하다. 그럼에도 이번 정세변화는 여러가지 변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과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개입해 들어가야 한다. 이 변화의 계기를 실질적 변화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트럼프 방한을 반대했던 그 요구를 실현시키는 길이다.

모순은 모순의 해결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한반대와 판문점 회동 환영은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것이다. 일관되게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정세에 개입하고 정세를 변화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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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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