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변절자 철새들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됐다

아직 박근혜가 퇴진된 것도 아닌데 벌써 조기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선거철을 맞아 다시 변절 철새들이 공개적으로 문재인 지지선언을 하며 힘찬 날개짓을 시작하고 있다. 변절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 나라 울산에서 먼저 날아 올랐다. 이번 변절 철새들 대다수는 과거 영남노동운동연구소를 중심으로 울산과 영남권에 포진돼 있던 이른바 범중앙파 계열이 다수다. 그러나 딱히 어느 계열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고 폭이 넓다. 이경훈은 대표적인 현대차 노사협조주의자로 구 통합진보당 계열이었고 노옥희는 구 진보신당 계열이었으며 윤해모는 민투위 출신 전직 현대차 지부장이다.

이들 변절 철새들의 모토는 정권교체다.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광풍이 몰아칠때 위원장이었던 김광식은 변절의 변을 이렇게 얘기한다.

“이번만큼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자”고 강조했다. 김 준비위원장은 “98년 IMF 때 많은 조합원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감옥에서 1년 반 있으면서 억울하고 분해서 몸무게가 70킬로그램에서 58킬로그램으로 줄어들 정도로 절망감과 분노가 컸고, 그때 아픔이 아직도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다.(이종호 기자, “정권 교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울산노동포럼 ‘모두’ 출범, 울산저널, 2017-01-25)

1998년 현대자동차에 정리해고가 닥칠 때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와 정리해고의 위장된 형태인 희망퇴직 공세가 자행되고 급기야 식당 여성 노동자들 144명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당시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이끌었던 김광식 위원장이 가진 절망감과 분노, 트라우마 이상으로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우선 정리해고 당하고 희망퇴직으로 쫓겨나야 했던 노동자들도 고통과 분노,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이다. 밥주걱 부대라고 이 투쟁에 가장 앞장섰다가 정리해고 당한 식당 여성 노동자들의 고통과 분노, 배신감은 훨씬 더 했을 것이다. 그 감정들은 현대차 자본에 대한 것이기도 했고 정리해고를 수용한 현대차 노조 김광식집행부에 대한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당시 김광식 집행부가 정리해고를 수용(전체 277명)하자 공장을 지키던 조합원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김광식 위원장이 옥상 위 망루에 죽을 각오로 올려 놓았다던 관을 불살랐다. 조합원들은 이 투쟁에 가장 앞장섰던 식당 여성 노동자들을 해고하느니 차라리 나를 해고하라고 절규했다.

물론 권력과 거대자본과 격돌에서 단위노조 혼자만의 힘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그러나 합의는 투쟁 동력이 소진한 것 때문도 아니었다. 36일 간의 투쟁 동안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면 오히려 파업대오가 늘어나기도 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노동자들 수만 명이 폭우를 맞으며 결사적 각오로 집회를 하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여기서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평가하려는 것도 아니고 당시 집행부의 과오를 타박하거나 반대로 고독한 지도부로서의 인간적 고뇌를 공감하려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당시 1998년 정리해고 공세가 김대중 정권 하에서 자행됐다는 것이다. 당시 노무현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울산에 내려와 최소화라는 명분으로 정리해고 합의를 중재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하에서 노사정위에서 정리해고 근로자파견제가 합의되고 입법화 됐다.

정권교체, 반드시 돼야 한다. 좋다. 그런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권교체인가?

민주당 권력은 정리해고를 자행하고 파견제를 입법화하여 비정규직을 확산시킨 반노동자 정부였다.

정리해고의 고통과 울분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김광식이 대체 무슨 명분으로 정권교체라는 이름으로 그들 밑으로 기어들어가려 하는가?

금속연맹위원장 출신인 문성현은 변절 철새로서의 변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노조를 만들어서 민주노총도 만들어봤고, 민주노동당까지 만들어봤지만 지금 남은 게 뭔가? 이대로 억울해서 눈을 못 감겠다”며 “이번에 기필코 제대로 된 사람으로 정권교체해서, 그 사람을 대통령 만들어서 30년 한을 풀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그 사람에게 요구하지 말고 우리 뜻을 모아서 우리가 하자, 노동부장관이 됐건, 청와대 수석이 됐건,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이 됐건 우리에게 맡겨라, 필요하다면 경제부처와 치열한 권력투쟁을 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노동에 관한 한 우리가 하자”고 강조했다.(같은 기사)

노조도 해봤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도 시도해 봤는데 남는 게 없고 이대로는 억울해서 눈을 못감겠으니 노동부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이나 일자리위원장이든  자리 하나 달라는 노골적인 감투 요구 아닌가?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두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도 권력을 잡았을 때 노동자의 적이었다. 그 권력에 들어가서 입신양명하려는 세력들을 단호하게 척결해야 한다.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자주성을 생명처럼 지켜내야 한다.

자본가 권력에 들어가서, 이들과의 협조로 운동의 현재와 미래를 팔아먹는 변절자를 단죄하고 변혁적 목표를 분명히 세워내자.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다. 다시 시작하자.

2017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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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성명] 변절자 철새들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됐다”의 1개의 생각

  • 2017년 2월 6일 8:57 오전
    Permalink

    한국사회는 실은 전향과 변절 그리고 배신과 배반 또한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전향과 변절은 사상, 주의를 전제로 A 조류에서 B 조류로 환승하는 것이고 배신과 배반은 한 편에서 이탈한 후 다른 어디에도 곁눈질하지 않고 꿋꿋이 걸어가는 것인데 공지영의 소설제목에서나 있을 정도로 한 편을 이탈한 사람들 거의 모두가 무쏘(코뿔쏘이자 생각도 하기 싫은 *용의 자동차 명)의 뿔 처럼 혼자서 또는 앞만 보고 가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협잡과 사기만 넘치는 형국입니다. 즉 한 편을 이탈했으면서도 상황을 봐서 다시 돌아오는 것을 포함해 곁눈질은 기본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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