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의식’을 날카롭게 하자!

6월 13일 파쇼권력의 개들인 검찰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한테 8년을 구형했다.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

한상균 위원장이 최후진술에서도 말한 것처럼, 파쇼 권력은 “민주노총을 정확히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파쇼 지배 체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보는 저들의 ‘주적의식’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8년이라는 장기 구형을 했던 것이다.

한상균 위원장은 이날 “후퇴해버린 민주주의와 빼앗긴 노동자의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면서 구속된지 반년이 됐습니다.”라는 말로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우리 역시 후퇴한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뼈저린 각성을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권이 임기 말에 접어들었고, 내후년이면 박근혜가 권력에서 내려올 것이기 때문에 정권 퇴진 투쟁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안이한 생각이다. 이와 반대로 현실의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성격은 정점에 서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협치’, 공동의 지배체제를 구축하겠노라며 자신들의 반노동자적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부르주아 야당은 ‘협치’의 제1차적 과제로 노동자들에게 대량해고를 의미하는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구조조정에 의해, 기업살인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번 <노동자정치신문>에서는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청년 노동자의 죽음, 남양주 지하철 공사 참사, 여수산단, 조선소 노동자들의 일련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러한 죽음은 명백히 인재, 즉 기업살인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화로 인해, 안전시설을 절감하기 위해, 안전인원을 줄이기 위한 자본의 탐욕처럼 ‘부작위에 의한 살인’인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이 처참한 노동자들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파견법을 확대하고 규제완화를 지속하고 기업활동의 자유를 부여해 기업살인을 부추기고 있다.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자본지배가 낳은 끔찍한 노동자 살해다. 따라서 자본지배체제가 종식되지 않으면 이 행렬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휘몰아치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규모로 정리해고 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물량팀으로 대표되는 기간제, 일용직 노동자들로부터 사내하청 노동자들, 사무직 여성 노동자, 일반직 등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로부터 시작해서 희망퇴직으로 정규직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공세를 가중하고 있다. 또한 정리해고를 빌미로 임금과 단협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을 비롯한 건설, 금융권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조조정 공세는 격화되고 있는 공황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정권과 자본의 공세 앞에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노동운동 내에 깊숙하게 침투되어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결국 자본의 경쟁력을 위해 파업과 투쟁을 자제하고, 기업 살리기를 명분으로 노동자를 죽이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는 자본의 깃발이 아니라 노동자 해방의 깃발을 들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소중한 기고 글이 여느 때보다도 많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지부 조직차장 김도균 동지는 건설노조에 집중되고 있는 정권의 공안탄압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노조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열악한 노동을 감내하며 일해온 건설 노동자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한 저들의 두려움에 가득 찬 반응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철이 때려야 단단해지듯이, 노동조합은 모진 탄압 속에서 이 땅의 200만 건설노동자들 속으로 더욱 깊숙이 뿌리박을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인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해 보육 노동자인 김영숙 동지와 고등학교 1학년인 김다은 학생이 기고해주셨다. 김영숙 동지는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계급적 관점이 필요한데, ‘사표 쓰고 싶은 날엔 종이 한 장 꺼내 사표손익계산서’를 써보고 ‘여유롭게 웃는 자기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분노를 삭이고 영리하게 처신하라며 ‘노예근성’으로 살아남으라”는 언론을 비판하고 있다. 이는 곧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개인 필살기로 살기를 권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다은 학생은 글에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성 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현재 많은 회사나 기업에서도 여성이 임신하여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출산하고 며칠 지나서 퇴직할 것을 종용하거나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을 받기도 한다. 여성을 우선 퇴직시키기 위해 분리하거나 여성 노동자에게 임신출산을 이유로 해고 압력을 행사라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워킹맘에 관련된 대사가 나온다. 워킹맘은 언제나 집에서 아이에게도 죄인이라며 회사동료에게 아이를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해준다.”

전교조 강원지부 원주 횡성중등지회 지회장 맹순도 동지가 건설노조와 마찬가지로 정권의 집중탄압을 당하면서도 위축되지 않고 투쟁하고 계시는 전교조 동지들의 투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전교조 동지들은 정권의 몰아치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여유롭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박근혜 정권 하에서 해직 교사들이 교단으로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전교조는 이 탄압을 뚫고나갈 뿐만 아니라 “교원노조법이 아닌 노동법에 의해 온전하게 권리를 보장받는 노동조합으로 우뚝 서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보험노조 현장회 동지들은 “공공운수 노동자들의 전망 만들기”를 주제로 열린 공공부문 활동가 토론회에 참석하여 정권의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등 공세에 맞서는 투쟁 전술을 제안하고 있다.

즉, “공공운수노조의 투쟁에는, 철도, 건강보험을 비롯하여 연금‧가스‧병원‧궤도 노조 등 파급력 큰 사업장 노동조합들이 그 실질적인 주력을 형성해야 한다. 파업의 파급력 있는 사업장들이 실제로 멈출 의지가 있고, 멈추는 시간이 공개되고, 실제로 멈추기 위한 사전작업들이 착착 진행된다면 정부도, 언론도, 정치권도 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지만, 말로는 총파업을 내세우지만 주축 사업장들의 실제 행동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부는 물론 언론도 대중도 이를 주목하지 않을 것이며 고립된 투쟁 속에 모두 각개 격파를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많은 글들이 이번 호 신문에 실려 있다. 동지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민주노총을 정확히 적으로 규정”하는 자본과 권력의 ‘주적의식’은 계급 적대선이 어디에 있는지 날카롭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저들의 주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자 민중 역시 누가 우리의 주적인지, 누가 우리의 아군인지 정확하게 적대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투철한 계급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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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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