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 그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또 앞으로는…

3차 민중총궐기(12.19) ∼ 4차 민중총궐기(02.27) “그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거대한 참사들”이라는 4차 민중총궐기 웹자보가 인상적이었다. 이 웹자보에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굴욕 합의, 2016년 1월 22일 노동개악 양대지침 발표 강행, 2월 7일 한-미 사드배치 공식협의 발표, 2월 10일 개성공단 전면 폐쇄, 2월 12일 세월호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 전원 사퇴, 2월 21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100일 등 파쇼 권력과 자본, 한미일 제국주의 동맹에 의한 노동자민중에 대한 일련의 공격들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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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웹자보는 2월 21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100일 이후부터 2월 27일 민중총궐기 일정 사이에 벌어진 ‘테러방지법’ 제정을 둘러싼 거대한 소용돌이를 담고 있지 못하다. 이 웹자보가 발표되고 나서 며칠 사이에 이런 엄청난 폭풍 같은 일이 벌어졌다.

고작 그 며칠 사이, 2월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현 시기를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선포하고, ‘테러방지법을 국회에 직권 상정하는 폭거를 저질렀던 것이다.

우리는 <공황과 전쟁의 시대, 테러방지를 빙자한 파쇼 국가테러를 저지하자>라는 글에서 “테러방지법은 모종의 테러방지가 아니라 바로 국가가 인민에 대한 억압과 폭력의 도구로써의 자신의 본래의 기능을 훨씬 더 체계적이고 강력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직후인 11월 24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는 “이번에야말로 배후에서 불법을 조종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해서 불법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할 것”이라며 테러방지법 제정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처럼 권력과 자본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 박근혜에게는 테러다. 민중의 저항을 막는 것이 저들에게는 테러를 방지하는 것이다. 국가는 테러 방지의 주체가 아니라 테러의 거점이자 요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저들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같은 노동자 민중의 계급투쟁을 방지하고 자본의 국가를 천년만년, 대대손손 유지, 강화하기 위해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노동자정치신문]에서 지난 몇 달 간에 일어난 사건과 투쟁들을 분석, 폭로, 소개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박근혜 정권의 성격, 파쇼성을 둘러싼 쟁점 분석, 역사 교과서 국정화라는 형식을 빌은 역사왜곡 시도의 본질 폭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변경 완화 양대 지침 분석 글, 북의 핵시험과 위성 발사 뒤 몰역사적인 양비론을 구사하는 정치세력들에 대한 비판 글 등을 담고 있다.

국제 기사로는 ‘팔레스타인 분노의 날’에 보내는 국제 연대사를 싣고 있다. 그리고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미국 대선 예비 선거전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현상을 분석하는 미국의 맑스-레닌주의 당들의 글을 번역해서 실었다.

샌더스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 수식을 살짝 바꾸면 ‘사회민주주의자’로 샌더스의 정치노선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샌더스의 정치노선은 바로 미국 제국주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자본주의 내에서 자본주의의 불평등과 모순을 해결하겠다는 사회민주주의 노선이다. 그러나 샌더스의 정치노선이 분명하게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샌더스 열풍’은 지난 2011년 월가 투쟁처럼 자본주의, 미국 양당정치에 대한 대중적인 분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점에서 샌더스 현상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근 사드 배치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는 원주에서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 사무국장 동지가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대한 기고를 했다. 이 기고 글에서는 이 투쟁은 단지 원주지역에 사드를 배치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투쟁이 아니라 사드 배치와 전쟁을 반대하기 위한 투쟁의 일환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단테님께서 “공익을 무너뜨린 부정의 핵심은 중앙선관위다!!”라는 글을 기고했다. 원죄라는 말이 있다. 박근혜의 원죄는 총체적 부정선거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댓글 공작뿐만 아니라, 중앙선관위의 개표부정 문제까지 권력의 부정한 탄생을 고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서 모든 권력의 핵심이 창출된다!!”는 주장처럼, 수개표가 이루어지지 않고 부정선거를 막지 못한다면 이번 총선에서도, 다음 대선에서도 민중들의 정치적 의지가 권력자 의도대로 조작될 수 있는 것이다.

방글라데시 출신 정치 난민인 나즈물 동지가 한국어로 귀중한 기고 글을 보내주셨다.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테러방지법으로 이슬람권 출신 난민에 대한 정치적 편견이 조장되고 있다. 추방 위협 속에서도 이주노동자와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해 투쟁하는 나즈물 동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그새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또 무슨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그러나 그새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창졸(倉卒) 간에 벌어진 일들만은 아닌 것처럼, 앞으로 올해 벌어질 일들도 “그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거대한 참사들”의 연장선 속에서, 또 그 일들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속에서 새로운 질과 내용을 가지고 벌어질 것이다. “그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거대한 참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일들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성 속에서, 상호 관련 속에서 벌어졌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4.13 총선이라는 변수와 더불어, 2016년 한 해도 격변의 한 해가 될 것이다. 2016년은 바로 권력 재편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공황과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당장 3월부터 전쟁 위기가 훨씬 더 고조될 것이다. 진상규명과 학살자 처벌을 위한 세월호 2주년 투쟁도 끈질기게 다시 일어날 것이다. 양대 지침과 노동법 개악 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 폭풍도 일어날 것이다. 자본과 권력은 이 대외 전쟁과 노동자 민중에 대한 대내 전쟁이라는 두 전쟁을 수행할 것이다.

그새 벌어진 일들이 주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파쇼 권력에 의해 일어난 일들이었다면, 2016년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노동자 민중이 주도하는 투쟁에 의해서 일어날 격변이어야 한다. 2016년 힘차게 투쟁해보자! 과학적 정세인식과 전망이 격화될 계급투쟁에 힘을 불어넣을 것이고, 전진의 나침판이 될 것이다.

[노동자정치신문] 114호(통합 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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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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