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주민에게 끝까지 사과 한 마디 없는 문재인

_ 은영지(사드저지 평화활동가)

 

*5월10일(화) 작년에 이어 110번째 사드병참기지 불법공사와 육상통행로 저지 평화행동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화려한 권좌에서 내려온 날이었다. 청와대에서 마지막으로 퇴근하면서 인근 주민과 열혈 지지자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5년간 불편을 드려 미안하다고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소성리 주민들에게 5년 내내 국가폭력을 가해 주민들 가슴에 피멍 들게 하면서 사과 한마디 안 해놓고 청와대 인근 주민에게만 미안하다고 하면 끝인가? 그 뻔뻔스러움에 말문이 막혔다.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끝까지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문재인 정권이었다.

오늘은 얄궂게도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날이다. 소성리 주민과 지킴이들은 누가 권력자가 된던 상관 없이 새벽 찬이슬 맞으며 차가운 길위에 앉았다. 110번째 미군을 위한 길닦기 작전에 미쳐있는 군경에 늘 그렇듯이 “평화”를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맞섰다.

원불교 평화기도회로 새벽을 여는 강현욱 교무는 정산 종사의 말씀을 골자로 한 세계평화와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 마음이 맑아지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누군가에게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세상에서 누군가가 옛날처럼 대장 노릇하기는 점점 쉽지 않은 시대가 될 거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앞에서는 대표 정도 되는 사람 또한 세계주의로 가야 된다는 게 정산 종사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어쨌든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는 날인데 윤석열이 자신의 가족, 자신의 동료 검사들과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됐으니 조금이라도 사람들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오늘 이 법문을 준비해 봤습니다.

제가 어젯밤 꿈을 꿨는데 눈이 쌓인 날 저 멀리 진밭교 위에서 미군 차량이 내려오는 거예요. 얘가 미끄러져서 내 차량이 전복 됐네. 미군 차량들이 여기를 다니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고 있으니 그런 꿈을 꿨나 봐요. 평창에서 10년 동안 매년 같은 장소에서 미군이 훈련을 하면서 개인 땅에 있는 전신주를 갖다 박았나 봐요. 그럼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미군이 단 한 건도 처벌받지 않았어요. 피해를 본 그 분이 철원 사람이라서 미군 부대에 뭐라고 얘기도 못하고 언론사 기자와 인터뷰 할때 처벌과 변상, 그런 얘기도 못하더라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 정도만 표현했는데 기사 제목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라고 써 있더라고요. 자신의 땅에서 내 자산과 생명이 위협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 마음 안에는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을 겁니다. 그 분이 그 일을 계속 당하고 나서 왜 주위에 한 번도 이야기 안 했겠습니까. 처음에 신고도 했지만 경찰이 안 들어주니까 군청에 이야기 했을 것이고 주위 사람들한테 하소연이라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참으라는 말을 듣고 말리니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거잖아요. 10년 동안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자신의 집이 차에 치임을 당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그런 얘기들을 저는 소성리에 6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많이 들어왔습니다.

‘나라가 하는 일을 어떻게 막냐’라는 거죠. 그렇게 오래 있어봤자 나라가 하는 일 못 막는다. 나라가 하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아직 우리 저 철원에 있는 저 분처럼 옛날에 노비가 주인한테 두드려 맞고 어디다 하소연하지 못하는 것처럼 아직 2017년에 대한민국 국민이 주한미군에 그 침탈을 당하고 나서 한 마디 못하는 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난 6년간 이 자리에서 저항하여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고 이 육로 통행을 우리가 거부함으로써 통행이 되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들어 간 힘 아닙니까? 그것이 바로 ‘주인 정신’이라고 생각하고 그 마음이 우리 개인이 아니라 이 소성리의 평화, 그리고 이 땅의 평화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고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 전쟁의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외쳐왔기 때문에 지난 6년간 우리들의 힘이 오늘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이 오늘 취임을 하고 내일부터 혹은 다음 주부터 혹은 지방선거 이후부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박진 외교부 후보자가 외교 정책의 제1순위로서 이 사드 기지 정상 운영을 이야기했지만 우리들의 제1순위는 ‘이 땅에 평화를 만드는’ 겁니다. 그 무엇도 1순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네 )
소성리의 평화가 한반도의 평화이고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라고 하는 그 마음, 그것을 위한 한 걸음이 우리의 1순위입니다. 우리는 이 1순위를 위해서 오늘도, 다음 주도, 그 이후에도 변함 없이 이 자리에서 앉아 있을 겁니다.”

모두들 힘찬 박수를 쳤고 이어 백창욱 목사가 개신교 평화기도회를 드렸다.

“변함없이 만물을 운행하시고 사람의 일상사를 주관하신다는 하나님!!
그 변함 없으심이, 그래서 이렇게 소성리에서 우리가 매일매일 미제에 부역하는 권력에 시달림 받는 것도 변함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까? 문재인 정권 5년이 지나서 이제 윤석열 정권 첫날에도 우리는 변함없는 수난의 일상을 맡고 있습니다.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 우리 소성리 사람들도 이제는 숨 편히 쉬고 살게 하면 안 됩니까? 언제까지 우리가 이 모욕과 수모를 고통을 견뎌야 합니까? 이제는 그만 하게 해 주십시오. 이제는 소성리에서 사드가 나가고 우리도 다시 일상의 평화를 누리게 해 주십시오. 간절히 간절히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제가 소성리에서 이렇게 개신교 기도회를 하면서 설교한 게 딱 5년 전입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권 출범하는 날 처음 말씀을 하기 시작했어요. 요한복음 20장 1절
안식후 첫날 새벽 미명에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올라갔더니 돌이 굴려져 있더라 제가 그 말씀에 영감을 받았거든요.

하여튼 그때부터 5년 내내 했으면 이게 끝나야 하는데 또 이렇게 윤석열 정권 첫날에도 변함없이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여기서 전해야 하니까 참 착잡합니다. (ㅠㅠ)
저도 교회에서는 폼생폼사 하면서 아주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기승전결, 하고 싶어요, 이 사람들아!! (경찰들을 향해 외쳤다.) 그렇게 하고 싶어요. 제가 매우 논리적인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경찰들은 저렇게 끊임없이 간섭하고 심지어 우리가 예배 중에도 들어와서 훼방놓는 게 만성이 됐어요. 당신들이 하는 행위가 하나님의 심판 때 다 기록되고 있는 것으로 똑똑히 알고 계세요.

이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죠. 어저께 청와대에서 퇴근하면서 열혈 지지자들 수천 명이 몰려와 환송을 했다는 기사 보셨죠? 저는 그걸 보면서 너무너무 화가 났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근처에 사는 주민들, 청운동 부암동 거기 주민들이 5년 내내 대통령 경호 때문에 생활에 제약을 받고 집회와 시위, 소음 때문에 불편을 겪었는데도 잘 이렇게 참아줘서 감사하다, 이런 인사말을 하더라고요.

아! 제가 늘 그걸 보면서 ‘소성리는 왜 그랬어요?’
이 말이 자동으로 나와요. 이게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죽도록 충성한 이병헌을 보스가 죽이려고 하니까 이병헌이 마지막에 이판 사판으로 총 들고 보스에게 딱 대면해서 하는 말이거든요.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당신에게 죽도록 충성을 한 나한테 왜 그랬어요?’ 하면서 총으로 쏴 죽이죠. 정말 우리가 다 그 심정 아닙니까?
‘말해봐요 우리한테 왜 그랬어요?’ ”

목사님은 다시 한 번 소성리 주민의 억울한 심정을 이병헌의 대사로 되새긴다.

“제가 sns 영상을 하나 봤는데 메디치 미디어라고 있더라고요.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이 선전하는 도구예요. 거기서 문정인 외교안보 보좌관이 노가리 까는 걸 봤어요. 알죠? 말을 번드르르하게 잘하는 걸 우리가 ‘노가리깐다’고 하잖아요.

사회자가 ‘문재인 정부 외교가 실패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묻자 문정인이 뭐라고 답을 하냐면 ‘문재인 정권 동안에 전쟁이 났습니까? 아니면 중국이 사드 배치 때문에 2017년 경제 보복한 게 있습니까? 남북이 군사 충돌을 했습니까? 주한미군이 빠졌습니까?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폐기됐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미국한테 방위비를 더 냈나요?’

이렇게 반문을 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잘했다, 그런 논조인 거죠.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서 우리의 국익을 포기한다는 것, 말하자면 미국의 정책이 다 옳은 것은 아니거든요. 참된 동맹은 당신 정책 잘못됐다 지적하고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자고 얘기하는 거 그게 참된 동맹이다.
그래서 건설적 동맹관계로 가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야~ 자화자찬도 참 잘한다. 정말 아전인수다. 그래 미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서 우리의 국익을 포기해서는 안 되죠. 미국의 정책이 다 옳은 게 아니니까. 참된 동맹은 당신 정책 잘못됐다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자고 얘기하는 거 백번 옳죠. 그런데 왜 사드를 여기다 다 갖다놨냐 말이야, 이 새끼야!!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잖아요.

말은 본대로 진짜 잘해요. 이미지 정치인답게 그 외교안보나 거기 참모들도 말은 참 번지르르하게 잘하는데, 그런데 사드는 왜 여기다 박았냔 말이야. 참된 동맹은 당신 정책 잘못했다고 말하는 거라며? 새로운 대안을 만들자고 얘기하는 거라며? 이 새끼 정말 말만 많아 가지고…

내친 김에 욕 좀 더 할게요.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실 때 장례식장에서 갔는데 마침 지근 거리에 문정인이 있어요. 제가 2시간 정도 거기 앉아 있었죠.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혼자 말하더라고요. 저 사람도 말이 많구나 그걸 느꼈는데 정말 말도 많고 번드르르한 말을 하더라고요. 대통령이라는 지도자에게 제일 중요한 덕목은 국민의 안전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거다. 전쟁을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한 지도자의 책무다, 참 옳은 말이죠.
그런데 왜 사드를 여기다 박았냐고, 전쟁을 예방하는 게 가장 큰 책무라고 하면서 이렇게 앞 다르고 뒤 다른 말들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하더라고요.

문 정권이 끝났기 때문에 정리 차원에서 말하고 싶은데요. 문 정권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있어요.
그중에서 대표적인 사람이 정세현입니다.
그 사람이 평통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을 마지막 공직으로 했죠. 평통자문회의 의장은 대통령이거든요. 평통자문회의 책임자인 수석 부의장 이 사람이 한 번은 우리 목회자 모임에 강사로 왔어요.

강연 끝나고 제가 소성리 질문을 했는데 저는 ㅅ 얘기만 나와도 소성리가 떠오르는데 이 사람은 그걸 못 알아듣더라고요. 여러분 저 김성곤 씨 압니까? 국회 사무총장했던 그 사람이 2017년에 여기 와서 강연을 했어요. 기억나세요? 그런데 ‘이 사드가 우리한테 불필요한 전쟁무기다.’ 이런 말을 절대 안 하더라고요. 딱 부러지는 게 듣고 싶은 얘기는 그런 얘기인데 그런 얘기를 아예 안 하더라고요. 계속 말을 흘리고 돌리고 다른 말만 하고 그러더라고요. 결국 자기 정권 논리로 가더라고요

국립외교원장인 김준형 씨 아세요? 이 사람이 정권 초에 뉴스 공장 이런 데 나와 가지고 대의 관계를 쌈박하게 말을 잘하더라고요 이 사람 괜찮은 사람이네, 참신하다, 제가 관심을 갖고 봤는데 우리 그 사드 침공으로 일어난 뒤에 이 사람이 사드에서 어떤 입장인가 관심 가지고 봤는데 절대로 소성리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사드 얘기는 해도 그래서 소성리가 싸움 때문에 얼마나 고통받고 이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우리한테 해로운 무기체계인지 이런 정확한 진실을 말 안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있다가 외교원장으로 가는 거예요.

정세현씨를 김어준이가 맨날 한반도의 현인이라고 치켜세워 주거든요. 계속 정권 맞춰주는 얘기를 하니까 평통수석 부의장으로 가는 거고 문정인 같은 사람 이렇게 그럴 듯한 노가리 잘 까니까 외교 안보로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고… 공통점이 뭐냐 하면 이 사람들 다 하나같이 소성리에서 사드 때문에 우리가 당하는 고통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어요. 이 사람들은 소위 자주파예요. 한미 관계에서 자주파 안보세력입니다.
이 말이 어디서 나왔냐면 김종대 씨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었잖아요.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 라는 책을 썼어요, 무자게 두꺼운 책인데 제가 이거 다 읽었거든요. 제가 쓸데없이 학구파예요. (다들 폭소를 터트렸다.)

거기서 이 사람이 줄기차게 얘기하는 게 뭐냐 하면 청와대든 우리나라 어디든 두 파가 있다는 거예요. 한미동맹파가 있고 자주 외교파가 있다는 거예요. 지금 자주외교파가 소수라서 고군분투한다는데 내가 보기엔 다 도긴개긴이에요. 문정인 씨가 대표적인데 하나 같이 민중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직 정권 논리로만 노가리를 깐다 이거더라고요. (예수 처형시 수난당한 발언 부분은 지면관계상 생략)

여러분 예수가 기적을 일으킨 절대적인 동기는 그 가난한 민중, 병에 걸려서 고통을 겪는 민중들을 구원하는 게 목적이지 누구 눈여기게 하려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이 잡놈의 새끼가, 권력자 놈들은 하나같이 예외 없이 잡놈 새끼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말하냐면 권력자 새끼들은 우리 민중의 고통, 우리가 겪는 수모, 아픔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5년 내내 이렇게 소성리를 짓밟고 아무런 말 한 마디 없고 정책 하나 대책 하나 세우지 않고 그냥 입 싹 닦고 나가는 이런 권력이 잡놈의 새끼 아닙니까? 정말로 가증스러워요. 그런 정치 나도 하겠다. (맞아요) 예~ 그러려고 우리가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는 거고 정치를 하는 거잖아요. 우리가 일꾼을 대신 뽑는 이유가 뭐예요? 우리는 내 본업이 바쁘니까 뽑아준 당신이 우리들의 이런 근본적인 문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라, 그래서 대의민주주의에서 사람을 뽑는 거잖아요.

그런데 5년 내내 이렇게 형광점퍼 풀어가지고 물리력으로 누르기만 하는 거 이거 누가 못해요?
그렇게 동네 주민들 그동안 불편 끼쳐서 죄송합니다. 나의 잘못된 정치, 잘못된 집권, 잘못된 통치로 전국 곳곳에서 신음하는 분들에게도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 말 한 마디만 했어도 내가 이렇게 화가 안 났을 거야.”
“맞습니다. 나쁜 놈들~”

“그것도 문재인의 이미지 정치의 결과물이에요.
아니 불편을 겪는 사람이 청와대 주변 사람만 있습니까? 대통령이 동네 주민 동네 이장이에요?
대통령은 전국을 다 관할하는 사람인데 그러면 전국적인 안목에서 말을 해야지 동네 주민들 불편한 것만 가지고…

박근혜 정권 때도 한미동맹 신주단지에 절절 매고 그렇다고 문재인 정권에서 달라졌습니까? 문정인 씨가 ‘아니 그래서 주한미군이 빠졌습니까?’ 이렇게 반문하거든요. 여러분 주한미군이 그러면 여기 그냥 천년 만년 있어야 합니까? (아니요.ㅠㅠ) 당장 빠져야 하지 않겠어요? 외국 군대가 한 나라를 점령하고 있는 거잖아요. (네)

그런데 ‘주한미군 빠졌습니까? 그래요. 그거 안 뺀 걸 자랑으로 여겨 얘기하는 게 얼마나 바보입니까?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폐기됐습니까?’ 이렇게 물어보거든요. 한미 상호 방위조약이 얼마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돼 있는지 우리가 서로 얘기했잖아요. 이런 걸 폐기해야 되지 않습니까? 폐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걸 자랑이라고 얘기합니까?”

분노어린 발언을 하는 백목사의 입을 막으려는 듯 경찰들이 “야~들어내” 하며 본격적으로 기도회를 방해하기 시작했고 기도회는 중단돼 버렸다.

“경찰 여러분 그래봐야 마름입니다, 마름!!
우리는 마름권력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그런 이 땅에서 제 숨 쉬고 살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권 첫날, 또 이 고단한 시절을 우리가 앞으로 5년 내내 보내야 할지 모르지만 마음 굳게 먹고 함께 걸어갑시다.”
“아멘 평화~”

쉰 목소리로 설교를 마무리하는 목사의 간절한 외침을 토막토막 절박하게 들으며 우리 지킴이들 역시 끌려나오고 들려나왔다. 트럭 위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아서 평화집회를 주도하는 박수규 대변인 발언 역시 감동이었다.

“제가 여기에서 보니까 성자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어머니들 말이죠. 저도 처음에는 분노가 가득 찼었는데 요즘엔 기도하는 심정으로 올라옵니다. 힘든 날이지만 오늘 하루도 우리에게는 선물 같은 하루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 앉아 계신 성자 여러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도 저들은 권력을 가지고 무기 놀음을 하며 소성리와 주민을 짐승의 시간을 만들지만 우리에겐 평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우리 어머니들 정말로 성자처럼 보였습니다. 예수가 진 십자가가 예수가 잘못해서 진 십자가가 아니었듯이 여기 앉은 우리 어머니들은 어머니들이 잘못해서 5년째 이 길바닥에서 저항하고 있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정산 종사님이 태어난 것이 의미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사드 뽑아내고 미군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평화를 되찾을 것입니다. 소성리의 평화가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박대변인의 말에서는 향기가 났다. 들어도 들어도 가슴에 사무치는 감동이 스며들었다.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가 바뀐 오늘, 문재인에 이어 국군 통수권자가 된 윤석열은
국방부 지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우리 안보 상황을 보고받으며 미국 마름 노릇하느라 노동자 민중를 핍박할 것이다. 벌써부터 우리 소성리는 바뀐 대통령의 맛을 톡톡히 보고 있는 가장 슬픈 지역이다.

짓밟힐수록 생명력이 되살아나는 민들레처럼 소성리와 김천 주민들은 앞으로 5년을 가열차게 버틸 것이다. 죽을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다는 결의를 굳건히 하며, 불의한 윤석열 정권의 우울한 아침을 맞았다.

이 기사를 총 140번 보았습니다.

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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