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보며

_ 이범주

 

착취는…문제의 핵심은…생산과정에서 생긴다. 이윤은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창출해 낸 전체가치(노동의 가치) 중에서 노동자의 생계비(노동력의 가치)가 지출되고 남은 부분이다. 이 부분에 해당되는 것이 이윤(다른 말로 잉여가치)인데 자본가가 이거 취하는 것을 일러 ‘착취’라고 한다. 착취는…팔아먹을 거라곤 몸(노동력)밖에 없는 노동자가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장, 회사…등의)생산수단을 배타적으로 소유한 자본가에게 고용되어 일해야 하는 조건에 기인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정치적 무권리,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이것 즉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착취다. 불평등은 착취의 결과이자 현상이다.

정치적 무권리, 경제적 불평등, 소외…등의 제반 문제를 생산과정에서 찾지 않고 분배나 차등적 세금부과…등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기만적이거나 지엽적이다. 근본원인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분배라는 기술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세금을 빈부에 따라 차등 부과함으로써 불평등의 정도를 완화하고 더 나아가 복지국가를 구현하려 한다(하려는 외양을 띤다). 하지만 국가는 원래 계급지배를 영속화하기 위한 기관이므로 이런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는 불황을 맞아 자본가들 전체의 이윤의 몫이 줄어들면 국가가 당장 복지정책을 폐기하고 자본가들에 대한 지원을 늘릴 때 드러난다(한국에서 이 말은 틀렸다. 한국이라는 국가는 없는 자들을 노골적으로 천대하고 있는 자들을 대놓고 지원한다) .

사태가 이러하므로 생산을 중심으로 보아야 각종 사회현상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생산을 중심으로 본다는 말은 한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본다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 노동자들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치인이 서민들의 열악한 삶의 조건 개선에 관심을 가진다면…현실적으로 생산수단을 사회 전체의 공동소유로 하는 혁명적 변화를 추진하지는 못하더라도…가능하면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힘이 자본가들의 힘에 비해 과도하게 약해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어느 한 정치인이 이런 자세를 일관되게 견지한다면 그야말로 가히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정신을 갖고 있다 할만 하겠다.

난 이재명이 노동자들에게 관심 갖는 것 본 적 없다. 다만 그가 한때 소년공으로 고생했던 경험을 자신에게 유리한 서사로 활용하는 건 보았다. 그가…노동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사업장 내에서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된 현실, 파업으로 인해 생긴 회사의 손실을 손해배상으로 물어내야 하는 현실, 유명무실해진 중대재해기업 처벌법…등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노동자들의 편에 서는 것을 본 적 없다.

이재명이 복지를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기존 국가 예산의 일부를 헐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의미에서의 복지다. 그가 말하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은 아마도 이런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그를 보면서 난 자신이 번 돈의 일부를 풀어 자선사업 한답시고 온갖 생색 다 내는 빌게이츠 같은 자들을 생각한다.

자선은…노동자들이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자각하고 거침없이 자기 권리와 궁극적인 정치적 전망을 주장하고 투쟁함으로써 스스로 자존감 높게 일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선은 노동자들이 자선가에게 받는 약간의 혜택에 감읍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처한 부당한 조건을 수긍하며 순하게 살 것을 요구한다. 만약 그걸 거부하고 자신의 권리를 과감하게 주장, 관철하려 한다면 자선가는 자선 베푸는 손 말고 하나 더 있는 손으로 망치를 들어 거부하는 노동자들의 머리를 내려치려 할 것이다.

정치인이 약간의 예산을 풀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는 것이나…거대한 부를 축적한 자들이 약간 돈으로 자선 베푸는 것이나…사람들을 각성된 주체로 일깨우지 않고 그저 긍휼과 연민의 대상…베풂의 대상…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본다는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또한 이재명이 국가보안법 철폐, 세월호와 천안함의 진실, 70년 이상을 거의 식민지적으로 이 나라를 지배해 온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지배…등에 대해…문제제기 하는 것을 본 적 없다. 더 나아가 논란 많은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주체로 주저없이 북을 거론하며 북에 대한 대결의식을 감추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이런 걸 보며 나는 그가 이 나라의 숱한 문제들을 만들어 내고 노동하는 인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회피해 왔거나 그것들에 대해 잘못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혁명을 하라 요구할 것인가. 여기는 분단된 나라의 자본주의 사회다. 그에게 더 이상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지 말라”

이해한다. 그러나 진실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은…본질적인 문제, 생산과 노동을 둘러싼 모순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같은 서민들 대부분은…단 한번도 세상의 주인이 되어 살지 못하고…그들에게 영원히 연민과 긍휼의 대상, 활용과 다스림의 대상, 거칠은 말로 개돼지들이 되어…우리 세대를 이어 자식 세대 그 다음 세대에 가 닿도록…이런 생활 조건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채…한 번 태어난 인생을 피로에 시달리고 어려운 형편을 저주, 원망하면서 살다가 가게 될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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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관련된 성남 대장지구 잡음이 시끄럽게 들린다. 그가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이재명…심난하겄다. 나 같으면 하라고 해도 안 할…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어야 하고,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마음으로 충만한 사람이라야 할 수 있는 공복의 일을…이 나라에선 한 번 됐다 하면 총 맞아 죽거나 자살하거나 쫓겨나 감옥 가는 최종적 비극을 단 한 사람도 비껴가지 못한 그 형극의 길을…그는 왜 자청해서 가려 했던 것일까…물론 그에 대한 그의 아름다운 말 여러 번 듣기는 했다만…여기는 말의 무게가 한없이 가벼운 곳…

나…비록 힘없고 가난하지만 문득 그가 안 돼 보이며 그의 예후가 궁금해진다. 애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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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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