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사랑방정식(2021년 1월 3일)

 

[오늘의 사진] 글, 사진(점좀빼, 사진활동가)

LG의 사랑방정식(2021년 1월 3일)

“출근선전전을 중단하면 밥을 넣어주겠다!”
사람의 생명을 두고 거래할 수 있음이 어쩌면 그들에겐 합리적이고 계급적인 조치였을까. 지금은 다행히 밥은 넣을 수 있게 됐다지만 한파만큼이나 아찔한 상상력이다.

홍익대 지하 주차장 구석, 청소노동자 휴게실 환풍구는 매연을 뿜어낸다. 또 연세대 청소노동자는 관리자에게 정기적 상납을 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은 어용노조의 감시를 늘 받는다. 서울시립미술관 청소노동자는 화장실 청소도구함에 들어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한다.

다 지난 이야기들 같지만, 곳곳에서 마주치는 청소노동자의 발걸음을 추적하면 쉽게 발견하게 된다. LG 청소노동자들 또한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들이 요구한 건 ‘고용승계’였고. 생사여탈권을 쥔 LG는 ‘해고’로 화답했다.

쿵쾅거리는 심장과 곧 힘이 풀릴 것 같은 다리. 그래도 빗자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투쟁을 외치는 LG 청소노동자 파업이 벌써 83일 차다. 용역깡패의 조롱, 협박과 폭력, 경찰의 방조는 LG의 자본의 이 세상의 민낯이고 청소노동자의 외침은 ‘인간선언’이다.

1995년 시작한 ‘사랑해요 LG’란 광고 캠페인과 웃으며 윙크하는 로고가 한 번 더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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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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